[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전국체전을 끝으로 고교농구 시즌이 끝났다. 그리고 프로농구가 돌아왔다.
고교농구와 프로농구의 경계에 선 이들이 있다. 얼리드래프트를 신청한 고교 선수들이다. 송도고 이찬영도 그중 하나다. 빼어난 득점력으로 팀을 전국대회 4강에 올렸다. U18 대표팀에 선발됐고, 대표팀에서 프로 형들과 연습경기를 하며 "좀 빨리, 계속 부딪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찬영 또 40점 폭발’
지난 7월 28일 본지의 기사 타이틀이다. 전남 영광에서 열린 제79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이찬영은 두 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인천 라이벌 제물포고, 조직적인 수비가 돋보이는 전주고를 상대로 평균 42득점 15리바운드 4.5어시스트 2.5스틸을 기록하며 팀을 연승을 이끌었다.
송도고 최호 코치는 “현대 농구 트렌드에 맞는 긴 슛 거리를 가지고 있다. 좋은 운동 능력과 BQ도 장점”이라고 제자를 소개한다. 이찬영도 "긴 슛 거리가 장점이다. 패스 센스도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프로 관계자들의 평가도 다르지 않다. A 구단 관계자는 "스팟업 슈터로서 능력은 있는 것 같다. 먼 거리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슛을 던진다"라고 했다. B 구단 관계자는 "드리블, 볼핸들링이나 슛, 패스 등 공격적인 면에서의 재능은 준수하다. 체격 조건도 좋다"고 평가했다.
이찬영은 “드리블은 큰 장점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는 통했지만, 프로에서는 자세가 높고 느려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 없는 움직임과 슈팅 타이밍도 과제다.
이찬영은 "프로에서 슈터라고 불리는 선수들은 움직임이 더 간결했다. 슛을 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였다"고 했다. 한마디로 "움직임 자체가 달랐다"는 것이다.
이찬영은 대학과 많은 연습경기를 했다. 송도고에는 대학 감독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래서 찾는 팀이 많았다. 대학교 형들과 경기를 하면서 이찬영은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런데 프로는 또 달랐다. 피지컬과 기술 모두 대학교 형들과 달랐다. 프로에서 빨리 부딪치며 성장하고 싶었다.
가장 큰 과제는 수비다. A 구단 관계자는 "프로에서 뛰기 위해 수비력은 분명 개선이 필요하다"고 못을 박았다. B 구단 관계자도 "수비할 때 적극성이 떨어지는 게 아쉽다. 장점도, 단점도 분명하다. 트라이아웃에서 다부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찬영도 이런 평가를 알고 있다. 활동량과 집중력, 팀 수비에 대한 이해와 요령 등 과제가 많다. 체력의 문제도 있다. 이찬영은 "체력이 떨어지면 (공격과 수비에서 집중력이) 확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며 프로에 대비해 "체력을 위주로 운동하고 있다"고 전한다. 트라이아웃에서는 "열정과 수비, 공 없는 움직임 같은 것들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어린 선수일수록 과제도 많다. 본인의 과제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이찬영은 본인의 과제를 잘 알고 있었다. “부족함을 알고 계속 더 성장하게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 생각”했고, 조기 프로 진출을 선택했다.
이찬영은 원주에서 농구를 시작했다. 원주에 고등학교가 없어 인천으로 왔다. 송도고 역사상 처음으로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다. 작년과 올해, 그 이유를 증명했다.
이제 증명의 무대를 KBL로 옮긴다. 프로는 냉정하다. 경쟁의 치열함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지 질문에 “이거 말고는 솔직히 할 게 없다. 그러니 어떻게든 해야 한다”라고 이찬영은 답했다.
이찬영은 단점을 계속 보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기왕이면 훈련이 많으 팀에 가고 싶다고 했다. 문성곤의 수비와 전성현의 3점 슛을 닮고 싶은 이찬영의 현재 키워드는 ‘성장’이다.
<보너스 원샷>
인터뷰가 끝나고 이찬영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제가 잘못된 길로 갈 때마다 바른 길로 잡아주시고,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계속 옆에서 잡아주셨어요. 제가 좀 안 했던 부분들도 놓지 않고 끝까지 말씀해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호 송도고 코치는 "(이)찬영이가 알면서 안 하는 것보다 모라서 안 하는 게 많다"고 얘기한다. 하나를 알려주면 둘, 셋까지 응용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그러나 지도한 것은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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