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부천 하나은행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36.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6개 구단 중 5위에 머물렀다. 당연히 높이 보강을 절실하게 원했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진안을 영입했다. 진안의 합류로 약점이었던 높이는 단숨에 강점으로 바뀌었다. 진안, 양인영, 김정은이 함께 뛴다면 어느 팀과의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됐다.
진안 효과는 시즌 첫 경기부터 바로 드러났다. 하나은행은 2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공식 개막전 청주 KB스타즈와의 맞대결 리바운드 싸움에서 45-27로 우위를 점했다. 김정은이 종아리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진안(23점 19리바운드)과 양인영(20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이 박지수 없는 KB스타즈의 골밑을 완벽하게 지배했다.
그러나 결과는 56-64, 하나은행의 패배였다. 경기 전에는 하나은행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하나은행 전력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좋아진 반면, KB스타즈는 박지수가 빠지면서 경쟁력이 한층 약해졌기 때문. 타이틀스폰서를 맡아 홈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렀기에 동기부여도 확실했다. 충격패라는 단어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가장 큰 원인은 저조한 외곽 득점 지원이다. 진안과 양인영이 합작한 43점을 제외하면 코트를 밟은 나머지 7명이 13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7명 중 득점을 기록한 건 박소희(6점), 정예림(5점), 엄서이(2점) 3명뿐이었다.
아시아쿼터선수 와타베 유리나의 이탈로 어깨가 무거워진 박소희는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이날 33분 10초를 뛰며 6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그쳤다. 포인드가드로 변신을 시도 중이지만 이전에 보여줬던 과감한 플레이가 실종됐고, 야투 8개 중 단 2개밖에 넣지 못했다. 턴오버는 무려 6개를 범했다.
또 다른 주축 멤버 김시온과 정예림의 부진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시온은 3점슛 4개 포함 8개의 야투가 모두 림을 빗나갔다. 정예림 역시 11개의 야투를 시도했으나 단 2개 성공에 그쳤다.
경기 후 하나은행 김도완 감독은 “(박)소희는 이제 시작이다. 좌충우돌 할 수밖에 없다. 팀 사정상 1번(포인트가드)을 봐야 되는데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 소희가 살아야 우리 팀이 산다. (김)시온이 역시 많은 역할을 못해줬고, (정)예림이도 평상시 자기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외곽이 살아야 골밑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농구는 5명이서 함께 뛰는 스포츠다. 진안과 양인영이 골밑에서 활약해도 56점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 하나은행의 승리를 위해서는 박소희, 김시온, 정예림 등 외곽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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