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하치무라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LA 레이커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피닉스 선즈와의 경기에서 123-116으로 승리했다.
레이커스에 여러모로 뜻깊은 승리였다. 레이커스는 경기 초반 피닉스의 3점슛 폭격으로 한때 22점 차이까지 뒤처졌으나, 후반에 르브론 제임스, 앤서니 데이비스, 오스틴 리브스 등의 활약으로 대역전승에 성공했다. 이 승리로 레이커스는 개막 후 2연승을 질주하며,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연승을 달리고 있는 만큼, 칭찬해야 할 사람이 많다. 훌륭한 공격 전술을 보여주고 있는 JJ 레딕 신임 감독이나, 꾸준한 활약으로 팀을 이끄는 원투펀치인 제임스와 데이비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리브스 등 모든 구성원이 제 몫을 해내고 있는 레이커스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180도 달라진 선수가 있다. 바로 일본 국적의 포워드 루이 하치무라다. 하치무라는 2022-2023시즌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워싱턴 위저즈에서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됐다. 2019 NBA 드래프트 전체 9순위로 NBA 무대에 입단한 하치무라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같았다.
바로 공격에는 능하지만, 수비에는 약하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공격도 포스트업이나 미드레인지 슛 등 옛날 스타일의 선수고, 현대 농구의 추세인 3점슛에는 약점을 보였다. 또 신체 조건을 훌륭하지만, 수비력이 떨어졌다. 이런 이유가 워싱턴이 하치무라를 포기한 이유였다.
레이커스로 이적해서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공격에서 번뜩이는 장면이 있었고, 득점 부분에서 확실히 제임스의 부담을 줄여줬으나, 아쉬운 수비력으로 제임스와 데이비스의 체력 부담을 가중했다. 그렇다고 공격에서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도 아니었기 때문에 활용 가치가 낮았다. 문제는 레이커스는 포워드 포지션의 뎁스가 얇은 팀이었고 하치무라는 많은 출전 시간을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2023-2024시즌이 끝나고 하치무라를 향한 트레이드 루머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치무라를 선뜻 영입하겠다고 나선 구단이 없었다. 하치무라는 2025-2026시즌까지 연간 1800만 달러 가량의 연봉을 받는 고액 연봉자다. 다른 팀들은 하치무라에 그 정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2024-2025시즌, 하치무라가 달라졌다. 약점이던 수비가 장점으로 바뀐 것이다. 하치무라는 23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개막 경기에서 놀라운 수비력을 보였다.
NBA에서도 강한 편인 미네소타의 포워드진을 상대로 엄청난 수비력을 뽐낸 것이다. 마침내 하치무라가 자신의 훌륭한 신체 조건을 수비에서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또 부지런히 손질을 통해 상대 공격을 방해했다. 이런 모습은 2023-2024시즌의 하치무라에게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하치무라의 수비에 미네소타의 포워드진인 줄리어스 랜들과 나즈 리드가 모두 부진했다.
피닉스와의 경기에서도 하치무라는 케빈 듀란트를 수비하는 중책을 맡았다. 전반에는 듀란트 제어에 완벽히 실패했으나, 후반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득점을 허용해도 듀란트를 끝없이 괴롭히며 체력을 소모한 것이 주효했다.
27일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에서도 하치무라의 활약은 빛났다. 하치무라는 새크라멘토의 주축 포워드인 키건 머레이를 상대했고, 머레이와 대결에서 매치업의 우위를 보였다. 머레이는 수비에서는 제임스를 수비했으나, 공격에서 하치무라에 막히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수비에서 환골탈태했으나,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치무라는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18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피닉스와의 경기에서는 14점 7리바운드, 새크라멘토와의 경기에서는 18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현재 활약상이면 하치무라는 명실상부한 공수겸장 포워드다.
이대로면 레이커스의 포워드 고민이 끝난다. 레이커스는 이번 오프시즌에 포워드 영입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대표적인 타겟이 바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제레미 그랜트였다. 하치무라가 현재 기량을 유지한다면, 레이커스는 그랜트 영입에 목숨을 걸 필요가 사라진다.
과연 하치무라가 현재 활약상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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