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김천/서호민 기자] 엘리트에서 클럽으로 전환한지 1년이 채 안 됐지만, 광주 방림클럽은 비교적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경상북도 김천에서 열린 아이에스동서 제23회 협화장배 전국초등농구대회가 23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총 40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엘리트와 클럽의 구분이 없는 통합 대회로 개최돼 보다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클럽 팀들 중에서는 7팀이 참가한 가운데 여자 초등부의 광주방림스포츠클럽은 지난 해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전국대회에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박종기 감독은 “클럽으로 전환된 뒤 전국 대회에 처음 참가했는데 준우승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기쁘다. 대회 기간 내내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2021년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 우승팀인 광주 방림초는 3월에 농구부를 폐부하고 취미 중심의 ‘광주방림농구클럽’으로 전환했다. 팀원이 턱없이 부족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잘된 결정이 됐다. 놀랍게도 클럽으로 전환한 뒤 농구부원은 무려 2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박종기 감독은 “클럽으로 전환한지 햇수로 2년 째다. 무엇보다 선수 수급이 잘 이뤄지고 있다. 엘리트 시절에는 전학 문제 때문에 다른 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오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이 문제는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엘리트 팀들도 다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러나 클럽은 학교를 옮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농구부에 가입하는 데 제한이 없다. 현재 23명(협회 등록 선수 8명)의 학생이 우리 클럽에서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클럽에서 취미로 농구를 즐기다 흥미를 느껴 선수로서 꿈을 키우려는 선수들도 생겨나고 있다. 우리 클럽에 이주미(170cm,C) 학생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농구에 더 많은 시간 투자를 하기 위해 원래 다니던 광주남초에서 광주방림초로 전학을 왔다”라고 덧붙였다.
클럽으로 전환된 뒤 훈련 시스템과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이에 대해 묻자 박 감독은 “엘리트 시절보다 오히려 운동량이 더 많아졌다. 매일 기본적으로 4시간 정도 훈련량을 가져간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열정적이다. 토요일, 일요일 등 쉬는 날에도 자발적으로 체육관에 나와 열심히 연습할 정도다”며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엘리트에서 클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셨고 그 뒤로도 계속 적극 서포트해주신다. 평일, 주말 상관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체육관을 쓰게 해주신다”고 했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다. 대회 경험을 빠르게 쌓아나가야 하는 광주방림스포츠클럽이지만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도 각 단체의 규정에 따라 대회 참가가 불가피하게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실제로 현재 광주방림스포츠클럽이 참가할 수 있는 전국 단위 농구대회는 협회장배와 소년체전 뿐이다.
그렇다고 프로 산하 유소년 농구클럽과 사설클럽 등이 참여하는 클럽 대회에도 나갈 수 없는 실정이다. 부원 가운데 일부 학생이 농구협회에 엘리트 선수로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농구협회 주관 대회와는 달리 아직까지 초등농구연맹 주관 대회에는 참가할 수 없다. 현재로선 아이들이 실전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데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협회장배 대회는 우리 같은 클럽 팀들에게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대회다. 초등농구연맹에서 문을 열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변함이 없다. 계속해서 선수들을 육성해 클럽에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선수 수급도 앞으로 더 많이 할 계획”이라며 “아직은 초등학생인만큼 재밌게, 즐겁게 농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승패보다도 좋은 분위기 속에서 농구를 즐겼으면 한다. 아이들에게도 이 부분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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