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홍성한 기자] "그만큼 이 상황이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행보다. 그런 만큼 모두가 많은 노력하고 있다."
'매직키드' 김태술 해설위원이 24일 고양 소노 신임 감독으로 선임됐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구단의 의지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젊고 유망한 지도자를 찾았다"라는 게 소노의 설명이었다.
그만큼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김태술 감독은 아마추어 때부터 천재 포인트가드로 불렸다. '매직키드'라는 별명 역시 거기서부터였다. 2011-2012시즌 안양 KGC(현 정관장)의 초대 우승을 함께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등 화려한 커리어를 남겼다.
다만, 지도자 경력은 지난 시즌 모교 연세대에서의 1개월이 전부다. 그래서였을까. 27일 점프볼과 전화 통화에서 김태술 감독의 첫마디도 "내가 왜?"였다. 이어 "사실 몰래카메라인 줄 알았다. 그 정도로 경험이 없었지 않나. 내가 생각해도 파격적인 제의였다. 기분이 좋았다는 감정보다는 위축되는 마음이 더 컸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지휘봉을 잡은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다. 짧은 기간이지만, 함께 훈련하고 있는 선수들을 김태술 감독은 어떻게 바라봤을까.
김태술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해주고 있어 고맙다. 연습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 이렇게 느껴준 거에 대해서 감사하다. 그래도 결국은 경기에서 이겨야 하지 않나.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주문을 많이 하진 않았다. 기존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정현이가 빠진 상황에 (이)재도에게 전체적인 리딩을 부탁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하기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이게 프로다. 앞으로 이것보다 더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MZ답게 그냥 받아들이고 우리는 코트에서 할 일을 하면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덧붙였다.
은퇴 후 최근까지 해설을 해오면서 코트 밖에서도 수많은 경기를 지켜봤을 김태술 감독이다. 그렇다면 소노에 새롭게 입히고 싶은 색깔은 어떤 컬러일까.
김태술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 때 빠르고 뺏고 달리는 농구를 좋아했다 보니 방향이 비슷할 것 같다. 소노의 선수 구성이 내가 좋아하는 농구를 할 수 있게 잘 되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스틸도 당장 보면 8.5개로 2위다. 외곽슛 능력이 있는 선수들도 많다. 트랜지션과 함께 좋은 과정을 거쳐 3점슛이 나올 수 있는 방식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정현이 같은 경우는 큰 걱정 안 한다. 내가 말했다. 너랑은 미팅 안 한다고. 나보다 농구를 더 잘해 내가 해줄 말이 없다(웃음). 기술적으로는 완벽하다. 농구는 헷갈리면 안 된다. 다 기존대로 하는데 딱 하나 조언해 줬다. 경기를 운영하는 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슛만 쏠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체력을 아끼고, 컨디션 좋은 선수를 찾을 수 있는지 이야기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선수 생활을 함께한 데 이어 지도자로서도 같이하게 된 박찬희 코치에 대해서는 소통에 높은 점수를 줬다. "워낙 농구를 잘했던 친구고 오랫동안 봐왔다. 나와 마찬가지로 팀을 지휘하는 포지션을 했다.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선수들과 소통이 더 원활할 것 같다"라는 게 김태술 감독의 견해였다.
박찬희 코치 역시 경험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냉정한 시선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김태술 감독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마찬가지로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시선들이 나를 더 공부하게끔 만든다. 기대로 만들고 싶다. 팬분들 역시 많은 걱정으로 가득한 것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만큼 이 상황이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행보다. 그런 만큼 모두가 많은 노력하고 있으니 시간을 가지고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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