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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 칼럼] 만년 꼴찌 조선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조원규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5-11-29 08: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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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김보배(원주 DB프로미)가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202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루키 중 가장 빠른 출전입니다.

모든 엘리트 농구선수의 목표는 KBL 무대에서 뛰는 것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400여 명의 선수 중 60여 명이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합니다. 그중 20여 명이 프로에 입성합니다.

단골 초대 손님이 있고, 오랜 기간 초대받지 못한 이들도 있습니다. 조선대는 후자에 속합니다. 2018년 4라운드에 지명된 이상민이 마지막입니다. 2020년과 2021년은 드래프트 신청자도 없었습니다.

조선대는 2016년 10위가 대학리그 역대 최고 성적입니다. 대학리그에서 마지막 승리는 2018년 6월입니다. 패배가 익숙합니다. 승패보다 점수 차가 관심입니다.

▲ 10위, 대학리그 역대 최고 성적

그래도 매년 신입생이 들어옵니다. 어떤 마음으로 조선대의 문을 두드리는 걸까요?

강양현 조선대 감독은 "의욕이 아예 없는 선수들도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조선대 진학 자체가 농구 인생의 실패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습니다. 내년 주장을 맡을 이영웅은 씩씩합니다. 내년에는 반드시 승리하고, 프로에 진출하겠다고 당당히 얘기합니다.

  

 

2학년 구본준은 올해 대학리그 3점 슛 성공 1위입니다. 2위 김도연, 백승엽보다 13개 더 많이 넣었습니다. 정규리그가 14경기인 경기당 1개 가까이 더 넣었습니다.

1학년 하재형은 12개 대학 선수 중 출전 시간이 가장 많았습니다. 건국대 수호신 프레디보다 많았습니다. 턴오버도 많았지만, 13.8득점 5.9어시스트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습니다.

두 선수는 천안쌍용고 동문입니다. 천안쌍용고는 작년 왕중왕전 예선에서 최강 용산고와 접전을 펼쳤습니다. 올해는 연맹회장기 8강에 올랐습니다.

강팀으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호락호락하지도 않습니다. 특히 박상오 코치 부임 후 팀이 단단해졌다는 평가입니다.

▲ 많이 기쁘고, 설레요

천안쌍용고 3학년 이재형과 김혜성이 조선대로부터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재형은 “많이 기쁘다”고 했습니다. 김혜성은 “설렌다”고 했습니다.

두 선수는 봉서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주장이 구본준입니다. 구본준은 친절한 선배였습니다. 고등학교까지 같이 농구를 했습니다. 그래서 구본준과의 새로운 만남이 더 반갑고 기대됩니다.

두 선수의 내년 시즌 목표는 팀이 승리하는 것입니다.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선배들의 목표는 더 큽니다. 구본준은 4승을 얘기했습니다. 하재형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목표는 조금씩 다르지만, 완전히 같은 것도 있습니다. 선수로서의 장점을 묻자 네 선수 모두 "파이팅이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파이팅은 박상오 코치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경기 시작도 하기 전에 주눅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강양현 감독도 쌍용 선후배의 파이팅을 기대합니다. 패배 의식만 걷어내도 조선대의 성적과 경기력이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이영웅도 파이팅이 넘칩니다. 피지컬이 좋고 슈팅에 자신감이 있습니다. 리더십도 있습니다. 시야가 넓은 석민준과 슛이 좋은 김윤호는 올해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가장 큰 약점은 신장입니다. 그것에 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몽골의 장신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습니다. 수비와 리바운드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 몽골 유학생으로 높이 보강 계획

“꼴찌 주자의 위대성.
나는 그런 표정은 생전 처음 보는 것처럼 느꼈다. 여태껏 그렇게 정직하게 고통스러운 얼굴을, 그렇게 정직하게 고독한 얼굴을 본 적이 없다.
가슴이 뭉클하더니 심하게 두근거렸다. 그는 이십 등 삼십 등을 초월해서 위대해 보였다.”


박완서 작가는 우연히 본 마라톤에서 꼴찌로 달리는 선수에게 열렬한 박수와 환성을 보냈습니다. 그것을 본 다른 사람들도 박수에 동참했습니다.

그것을 세계적인 스타 박신자를 응원하는 것보다 “더 감동스러운 것이었고 더 육친애적인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무서운 고통, 고독과 싸우는 것에 대한 갈채입니다.



조선대 선수들은 ‘패자부활전’을 치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하는 목표가 조선대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패자’였다는 과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부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부활의 열쇠는 열정, 패기, 자신감 같은 것들로 만들어집니다. 그 결과가 더디게 나타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승리보다 더 큰 감동이 됩니다.

지방 고등학교, 지방 대학교 농구부의 존재 이유를 성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존재 자체가 한국 농구의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의 1승은 더 큰 희망이 됩니다. 과정은 역사가 됩니다. 파이팅 넘치는 천안의 아들들을 품은 조선대가 희망의 역사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사진_점프볼 DB

조원규-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이 글은 www.kabass.info에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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