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필라델피아가 이번 시즌을 포기할 위기에 놓였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웰스 파고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휴스턴 로켓츠와의 경기에서 115-122로 패배했다. 이 패배로 필라델피아는 동부 컨퍼런스 14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이고, 주축 선수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곧바로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보였다. 비슷한 처지였던 밀워키 벅스는 실제로 반등에 성공하며 어느덧 동부 컨퍼런스 5위까지 올라섰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여전히 해결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빅3가 시즌 초반부터 돌아가며 부상을 당했고, 21일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시즌 처음으로 함께 출전했으나, 그 경기에서 폴 조지가 부상을 당하며 곧바로 해체됐다. 여기에 조엘 엠비드까지 최근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조지의 부상은 그리 오랜 기간을 결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엠비드도 역시 조만간 복귀가 예상된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빅3의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은 시즌 내내 최악이다. 특히 조지와 엠비드, 타이리스 맥시 등 슈퍼스타들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 즉, 경기에 나오지도 않는데, 나와서도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치는 것이다.
3명의 슈퍼스타가 띄엄띄엄 경기에 출전하기 때문에 롤플레이어들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다. 당연히 경기력이 좋아지려야 좋을 수가 없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신인 자레드 맥케인의 엄청난 활약과 파리 올림픽의 영웅 구에르손 야부셀레의 활약은 필라델피아 팬들을 위안하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롤플레이어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빅3에 있다.
3승 13패라는 성적은 아무리 시즌 초반이어도 충격이다. 특히 필라델피아는 빅3 중 한둘이 빠져도 이 정도 성적을 기록할 로스터는 아니다. 닉 널스 감독의 지도력이 비판받는 이유다.
상황의 심각함을 느낀 선수들은 베테랑 카일 라우리의 주도하에 19일 마이애미 히트와의 경기 이후 팀미팅을 소집했다. 시즌 초반에 팀미팅을 소집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그 정도로 상황의 심각성을 느낀 선수단이었으나, 팀미팅 이후에도 경기력은 개선되지 않았다.
이대로면 우승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재밌게도 필라델피아의 2025 NBA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은 오클라호마시티에 넘어간 상황이다. 필라델피아가 고의로 패배를 해도 드래프트 지명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이나, 여기에 보호 조항이 있다. 바로 필라델피아의 드래프트 순위가 1순위에서 6순위 사이라면 필라델피아가 드래프트 권리를 행사한다. 즉, 아예 최악으로 떨어져야 필라델피아가 드래프트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다가올 2025 NBA 드래프트는 벌써 역대급 드래프트라는 평이 자자하다. 듀크 대학의 초특급 유망주 쿠퍼 플래그를 중심으로 딜런 하퍼, 에이스 베일리 등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유망주가 나온다. 필라델피아 관점에서 우승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생각을 바꿔 또 하나의 슈퍼스타급 유망주를 얻을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난 오프시즌에 막대한 지출과 트레이드로 탄탄한 선수 로스터를 구성했기 때문에 필라델피아의 우선순위는 당연히 플레이오프 진출일 것이다. 그러려면 최소 30경기 내에서는 반등해야 한다. 과연 필라델피아가 극적인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