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원 코치가 이끄는 인천연학초는 22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아이에스동서 제23회 협회장배 전국초등농구대회 여자 초등부 4강전에서 온양동신초에게 25-36으로 패했다. 초반부터 끌려갔던 인천연학초는 4쿼터 집중력을 발휘해 추격전을 개시했지만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약체로 분류됐던 인천연학초가 4강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천연학초는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단 6명 만의 선수들로 이번 대회를 시작했다. 심지어 6명 중 3명이 이제 갓 농구에 입문한 선수들이었기에 이번 대회는 성적보다는 팀웍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인천연학초가 이룬 성과는 적다고 할 수 없다. 백미는 성남수정초와의 8강전이었다. 이변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승후보 성남수정초의 우위가 점쳐졌으나, 인천연학초는 팀워크와 끈적끈적한 수비를 바탕으로 대등한 승부를 펼쳤고, 주위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고 파란을 일으켰다. 성남수정초를 상대로 1점 차 신승을 거두며 준결승 티켓을 손에 넣은 인천연학초는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 대회 이후 7년 만에 4강 무대를 밟았다.
4강 진출을 지휘한 오지원 코치는 “성남수정초와 경기에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 체력이 떨어진 게 아쉽다. 확실히 온양동신초 선수들의 구력과 노련함이 돋보였다”라며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사실 핑계일수도 있겠지만 소년체전 평가전 일주일 전부터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는 등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래서 훈련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다음 달 소년체전이 열리기 때문에 소년체전을 대비해 경기 감각만 쌓자는 각오로 김천에 왔다”며 “운 좋게 예선을통과했고 그 이후로 마음을 내려놓아서 그런지 오히려 단합이 잘 됐다. 수비 조직력이 잘 이뤄졌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싸워줬다”라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 인구 감소 등의 문제로 많은 여자 초등 엘리트 팀이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인천연학초 역시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오지원 코치는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며 선수를 수급하고 있다고.
오 코치는 “인천에서도 저희 학교가 외진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 않다. 여러 학교에 전단지를 뿌리며 선수 수급을 위해 나름대로 힘쓰고 있지만 전학 문제 등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다행스러운 점은 작년에 새로 부임한 교장선생님께서 농구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시고 있다. 교장선생님, 학부모, 지도자 삼위일체가 잘 이뤄져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힘을 내서 농구부를 운영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코치가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농구 선수이기 이전에 남들이 받아들이는 사람, 됨됨이가 갖춰진 사람'이다.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헝그리 정신,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에게도 ‘절대 쉽게 얻고, 쉽게 버리지 말자, 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아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농구선수이기 이전에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아직 어리지만 우리 아이들도 그런 점을 잘 인지하고 성장해줬으면 한다.” 오지원 코치의 말이다.
이번 대회에서 4강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인천연학초는 학교로 돌아가 내달 열릴 소년체전을 준비한다.
소년체전으로 시선을 돌린 오 코치는 “학교로 돌아가 다시 처음부터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직 구력이 짧은 아이들이 대부분이라 1대1 개인능력, 드리블 등이 부족하다. 1대1 능력이 되어야 패턴도 할 수 있다. 소년체전까지 1대1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려고 한다”라며 보강해야 될 점을 짚었다.
6학년 주축 김선아(166cm,C)도 “분명 잘한 점도 있었지만 1대1 능력, 골밑슛 등에서 부족하한 점이 더 많다는 걸 느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약점들을 잘 보완해 소년체전에서는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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