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은 30일 청주 신흥고 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중고농구 주말리그 청주신흥고과의 경기에서 15점 16리바운드 16어시스트 10스틸로 쿼드러플더블을 기록하며 팀 승리(94-72)를 이끌었다.
쿼드러플더블은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 5가지 항목 중 4가지에서 두 자리를 기록하는 것이다. 트리플더블보다 훨씬 작성하기 힘든 기록으로, 한국농구 역사상 쿼드러플더블을 달성한 것은 중앙대 시절 오세근(37, SK)이 최초다.
오세근은 2010년 9월 16일 상명대를 상대로 14점 18리바운드 13어시스트 10블록을 기록하며 한국농구 최초의 쿼드러플더블을 달성했다.
오세근이 가장 먼저 작성한 뒤 조석호, 최강민, 김주하, 성수연, 양인예가 차례로 맛봤다. 이재형이 한국농구 역사상 일곱 번째 대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2021년부터는 매년 1명씩, 남녀 종별을 가리지 않고 나오고 있다.
중고농구로 범위를 좁히면 다섯 번째 기록 달성이다.
이재형은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경기 끝나고 기록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게 되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쿼드러플더블을 했다니 기쁘고 좋은 기록을 만들어준 동료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이재형은 득점이면 득점, 어시스트면 어시스트, 스틸이면 스틸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 가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그는 지난 3월 26일 제49회 협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 영광대회에서도 (14점 9리바운드 13어시스트 10스틸) 리바운드 한 개가 모자라 아깝게 쿼드러플더블을 놓친 바 있다. 당시 이재형은 경기 후 "언젠가는 꼭 쿼드리플더블을 달성하겠다"라고 말하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이재형의 바람은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쿼드러플더블을 완성한 마지막 스틸도 극적이었다. 종료 1분 30초 전, 빠른 손질로 상대 선수의 돌파를 저지, 마침내 쿼드러플더블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그는 “지난 번에 리바운드 1개가 부족해 아쉽게 기록 달성에 실패했는데 이번에 비로소 기록을 달성해 기쁘다”며 경기 막판 스틸에 성공한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 스틸에는 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스틸보다는 리바운드 채우는 게 더 힘들거라 봤는데 오늘은 스틸이 가장 뒤늦게 달성됐다. 마지막 스틸은 운이 좋았다”고 웃었다.
이재형은 신장이 172cm로 가드 중에서도 최단신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는 작은 신장에 구애받지 않고 매 경기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기록지를 꽉 채우고 있다. 천안쌍용고 박상오 코치는 “172cm 단신 가드가 이런 기록을 달성했다는 자체가 정말 놀랍고 대단하다. 올해 패스에 눈을 뜨면서 기량이 부쩍 늘었다. 제가 가드 출신도 아닌데 그야말로 혼자서 노력해서 이뤄낸 결과다. 이런 선수들이 앞으로 더 빛을 봤으면 좋겠다. 감동이다”라고 칭찬했다.
천안쌍용고는 이날 이재형을 앞세워 조 2위로 왕중왕전 진출을 결정지었다. 쿼드러플더블을 달성한 이재형은 앞으로도 많은 관심 속에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롤모델에 대한 질문에 “이재도(소노) 선수를 좋아한다. 앞선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미드레인지 게임 하는 걸 닮고 싶다. 앞으로도 팀에 무조건 도움이 되고 꼭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_점프볼DB(박호빈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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