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재범 기자] 연세대와 한양대의 8강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에도 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린다. 4쿼터 마지막 두 가지 장면 때문이다.
연세대는 28일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한양대와 8강 플레이오프에서 4쿼터 종료 17.4초 전 6점 열세에 놓였음에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간 끝에 94-85로 이겼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연세대는 4강에 진출했다.
연세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한판 승부였다. 이주영이 4쿼터 막판 66-74로 뒤질 때 연속 3점슛을 터트려 승부를 미궁으로 끌고 갔다.
연세대는 기세를 몰아 74-75로 따라붙었지만, 박성재에게 돌파를, 조민근에게 3점슛을 허용해 74-80으로 뒤졌다. 남은 시간은 17.4초. 사실상 한양대의 승리가 확실한 시점이었다.
이주영이 또 해결사로 나섰다. 12.7초를 남기고 한 번 더 3점슛을 성공했다. 77-80으로 3점 차였다.
관계자들이 많이 언급하는 첫 번째 장면은 이 순간이다. 한양대가 마지막 작전시간을 이 때 불렀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점 우위이며, 두 팀 모두 팀 파울이었다. 한양대는 작전시간을 부른 뒤 자유투가 가장 정확한 선수에게 첫 번째 패스를 받게 만들고, 최대한 시간을 흘려 보내면 이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양대는 작전시간을 부를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연장전으로 가는 빌미를 제공했다.
두 번째는 이어진 한양대의 공격에서 박성재가 실책하는 장면이 이유진의 파울이었다고 지적한다.
연세대는 12.7초를 남기고 이주영의 3점슛 성공 후 전면강압수비를 펼쳤다. 김선우가 연세대 수비 3명 사이에서 박성재에게 패스를 했다. 패스를 받은 박성재가 돌아서며 드리블을 칠 때 이유진과 접촉이 일어나며 볼을 놓쳤고, 이를 잡은 김승우가 3점슛을 시도할 때 김선우가 파울을 했다. 김승우가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해 결국 80-80, 동점이 되었다.
박성재와 이유진의 접촉을 본 농구관계자 7명이 모두 파울이라고 했다. 판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볼을 가진 선수가 접촉으로 인해 볼을 놓쳤기에 파울”이라고 이유까지 들려줬다.
만약 이유진의 파울로 불렸다면 박성재가 팀 파울에 의한 자유투 2개를 얻어 승부는 한양대에게 상당히 유리한 상황으로 바뀐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 관계자는 “해당 심판이 볼에 손이 먼저 닿은 뒤 신체 접촉이 일어나 파울을 불지 않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화두에 오르는 건 그만큼 치열한 승부였기 때문이다.
완벽한 경기 운영과 판정이 나온다면 최상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연세대는 연세대답게 경기 막판 집중력을 발휘해 자신들의 힘으로 4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6점 뒤질 때 5초도 흐르지 않은 시간 안에 던진 이주영의 3점슛이 실패했거나 김승우가 5초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 3개 중 1개라도 실패했다면 연장 승부도, 4강 진출도 없었다.
한양대는 굉장히 아쉬운 장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완벽한 골밑 득점 기회나 자유투를 실패하는 등 손에 들어왔던 4강 진출 티켓을 스스로 놓쳤다고 봐야 한다.
한양대라는 강한 예방 주사를 맞은 연세대는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건국대와 맞대결을 펼친다. 2022년과 2023년에는 8강이었지만, 이번에는 4강이다.
연세대와 건국대의 4강 플레이오프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 중계 영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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