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용인/서호민 기자] “첫번째 3점슛은 막힌 혈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원래 포효를 잘 안하는 편인데 너무 기뻐 포효했다.”
동국대는 25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선승관에서 열린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 원정 경기에서 경희대를 71-62로 물리쳤다.
귀중한 승리였다. 동국대로선 플레이오프 홈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4위 쟁탈을 위해서는 이날 경기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다. 중요도가 높은 경기인만큼 예상대로 초반부터 막판까지 접전 양상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4쿼터 초반, 경희대에 리드를 내주기도 한 동국대는 다시 역전에 성공, 원정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승부처에서 2학년 한재혁의 3점슛 2방이 차이를 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쿼터에만 3점슛 2개 포함 8점을 쓸어담은 한재혁은 10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승리 후 만난 한재혁은 “경기가 경기인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거라 예상했는데 예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박스아웃을 잘하고 실책을 줄이자고 감독, 코치님께서 강조하셨다. 고비마다 실책이 나온 건 흠이었지만 그래도 리드를 잘 지키고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처절했던 접전 승부, 경희대를 무너뜨리고 또 4위로 도약하는 데 결정타를 날렸던 막판 3점슛 2방은 단연코 이날 경기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한재혁은 “경기 전 연습했을 때는 슛감이 좋았는데 전반전에 슛이 들어가지 않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며 “첫번째 3점슛은 막힌 혈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원래 포효를 잘 안하는 편인데 너무 기뻐 포효했다. 첫 슛을 넣은 이후로 자신감을 되찾았고 두번째 슛은 공이 손에서 떠난 순간 딱 들어갈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저학년답지 않은 침착함, 그리고 클러치 상황에서의 안정적인 마무리는 한재혁의 강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클러치 상황에서 자유투 역시 침착하게 모두 성공했다. 자유투를 100%(2/2) 확률로 성공시킨 것에 대해서는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한재혁은 “어제 야간에 1학년 권민과 체육관에서 개인 연습을 하다가 자유투 훈련을 했다. (권)민이가 형 승부처에서 자유투 안 쏠거 같은데 왜 연습하냐?고 장난으로 농담을 던졌다. 그래서 내가 ‘혹시 아냐, 내가 승부처에서 쏘게 될지’라고 반문했다. 결과적으로 오늘 승부처에서 자유투 기회가 찾아왔고 어제 연습했던 게 도움이 됐다. 민이도 경기 끝나고 형 말대로 됐다고 하더라”라고 웃었다.
양정고를 졸업한 한재혁은 2학년이 된 올해 동국대의 주축 가드로 성장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며 그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슈팅 기복도 많았고 가드로서 역할도 부족했다. 공격적인 장점은 가져가되, 빅맨들을 잘 활용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해 아쉽다. 예선 때 부족했던 점을 더 생각하면서 플레이 해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동국대는 이날 승리로 4위 경쟁 팀 경희대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홈에서 명지대와 남은 한경기마저 승리를 거둔다면 자력으로 4위를 확보하게 된다.
한재혁은 “명지대와 한 경기가 남았는데 홈이기도 하고 경희대 전처럼 하나로 뭉쳐 싸운다면 명지대 원팀 맞서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한재혁은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동국대 앞선을 이끌어야 하는 주축이다. 슈팅이란 확실한 무기를 지니고 있는 만큼 경기운영, 시야 등을 보완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재혁은 “육각형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KBL을 보면 가드마다 각자 장기들이 있다. 허훈 선수와 이정현 선수는 공격력이 뛰어나고 한호빈 선수는 패스 능력이 뛰어나다. 다 닮고 싶은 건 욕심이겠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한호빈 선수의 2대2 플레이를 닮고 싶다. 외국선수와 앨리웁 하는 거나 롤링 하는 선수에게 바운드 패스 찔러주는 게 일품이다. 또 수비적인 부분에서 손질이 약한데 이재도 선수의 패스 길 자르는 것과 스틸 능력을 닮고 싶다. 이런 각팀 주축 가드들의 장점을 조금씩, 조금씩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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