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청주/서호민 기자] “시험 기간이라 대회가 끝나면 다들 또 공부하러 가야 한다. 많이 힘들지만, 농구를 할 수 있다면 모든 괜찮다.”
한국교원대생들로 구성된 ‘박고생임형욱’이 27일 충북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제18회 직지배 전국 중, 고, 대 3대3 농구대회(이하 직지배)’ 대학부에 출전했다.
청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청주는 물론 대전, 천안 등 충청도에 거주하는 대학생 청년들이 대거 참가했다. 이들 중 박고생임형욱은 교사를 꿈꾸는 현역 교대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맏형 박형욱은 교사 임용시험을 하루 앞둔 취준생이다. 한국교원대 졸업을 앞둔 그는 취업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농구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박형욱은 “임용시험이 한 달 남았는데 후배들과 졸업 전 마지막으로 추억 쌓을 겸 직지배에 출전하게 됐다. 학교가 청주라서 직지배에 매년 참가하고 있다. 또, 비수도권 대회 중에서는 가장 권위 있는 대회 아닌가”라며 직지배에 출전한 이유를 전했다.
이재원, 강민성, 이성민은 현재 한국교원대 3학년에 재학 중이며, 선배 박형욱과 직지배에 출전해 또 하나의 추억을 쌓고 있다.
이재원은 “(박)형욱이 형이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졸업 전 선, 후배들이 출전하는 마지막 농구대회가 될 것 같다. 졸업 전에 이렇게 농구로 또 한번 추억을 쌓아서 좋았고 최근에 교생 실습으로 바쁜데 직지배를 통해 교생 실습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된 것 같다”며 대회 출전 소감을 전했다.
3x3 대회 특성상, 직지배에도 기상천외한 팀명을 가진 다수 참가 했다. 박고생임형욱이라는 팀명의 의미를 묻자 “원래는 ‘임용고시준비생 박형욱’을 줄여서 임고생박형욱이라고 지었는데 너무 식상해보였다. MZ 세대 아닌가(웃음). MZ 세대 밈을 따라 앞글자를 바꿔서 팀명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록 목표로 했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박고생임혁욱의 열정은 여느 강팀 못지 않았다. 그들은 10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끝내기 2점슛을 터트리며 8강에 진출했다.
끝내기 2점슛을 터트린 박형욱은 “연장에 가도 질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원래 할 줄 아는게 외곽슛 밖에 없다. 주 특기를 잘 살린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2007년 시작된 직지배는 청주시농구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의 전국대회다. 청주의 자랑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직지’를 대회명 앞에 붙일 만큼 시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고, 충청 지역 학생들이 가장 나오고 싶어 하는 '워너비 대회'이기도 하다.
이성민은 “문화재 이름을 딴 농구대회가 아마 전국에서 직지배가 유일할 거다. 직지배에 출전하면 청주 시민이라는 소속감과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재원도 “오로지 학생들 만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직지배의 가장 큰 메리트다. 동 나이대 대학생들과 농구로 추억을 쌓고 시합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치열한 삶 속에서도 농구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았던 박고생임형욱. 박형욱은 “시험 기간이라 대회가 끝나면 다들 또 공부하러 가야 한다. 많이 힘들지만, 농구를 할 수 있다면 모든 괜찮다”며 남다른 사랑을 보였다.
#사진_서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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