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홍성한 기자] "(문)정현이 형이 웬일로 칭찬을 해주던데요?" 문유현(181cm, G)이 웃으며 말했다.
고려대 2학년 문유현은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 윈도우-2 최종 명단에 유일한 대학생으로 이름을 올려 2경기를 치렀다.
문유현은 경쟁으로 가득한 고려대에 입학하자마자 주축으로 자리 잡은 유망주 가드다. 2학년이었던 올 시즌 역시 맹활약을 이어갔다. 건국대와 치렀던 2024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29점 7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몰아치며 고려대 통합우승에 앞장섰고, MVP도 그의 몫이었다.
최종 명단에는 부상으로 하차한 이정현(소노)과 하윤기(KT)를 대신해 뒤늦게 승선했다. 안준호 대표팀 감독은 문유현을 두고 "제2의 양동근으로 성장했으면 한다"라고 바라볼 정도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긴 시간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두 번째 경기였던 강호 호주전에서 번뜩였다. 11분 6초를 소화하며 3점슛 1개 포함 7점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승부가 이미 기운 시점이었음을 감안해도 대학생 2학년에 불과한 선수가 높은 레벨에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 패기로 가능성을 보였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결과였다.
26일 문유현은 점프볼과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응원가도 나오고 코트 안에서 많은 팬들과 가까이 붙어있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벤치에서 형들 하나하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소중했던 시간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앞서 언급한 호주전이 끝나고 안준호 감독은 물론 NBL(호주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일라와라)까지 문유현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깜짝 놀랐다, 이미 프로 레벨에 있는 선수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문유현은 "감독님도 그렇고 (이)현중이 형한테 그런 칭찬을 들으니 굉장히 뿌듯했다. 사실 경기를 뛰기 전부터 코트로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우석이 형과 방을 같이 썼는데, 옆에서 몸 관리부터 루틴 등을 다 따라 했다(웃음). 이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코트에서 자신감 있게 하려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현중과 함께 경기를 준비한 것만으로도 크게 배울 점이 많았을 터.
문유현은 "정말 많은 조언을 건네주셨다. 즐겁고 자신감 있게 해야 한다 등등. 많이 되새겼다. 경기가 다 끝나고도 한마디해 주셨다. 다시 대표팀에서 같이 뛰자고. 현중이 형은 계속 올 가능성이 크니 내가 몇 년 안에 더 성장해서 빨리 와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히 높은 레벨의 무대를 경험하니까 달랐다. 욕심이 생기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웃음). 누구랑 붙어도 안 밀린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유현의 형은 수원 KT에서 뛰는 문정현이다. 활약상을 보고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문)정현이 형이 웬일로 칭찬을 해주던데요?"라고 웃은 문유현은 "자기도 대학생 때는 그렇게 못 해봤다고, 대단했고 수고했다라는 말을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희정 감독님과도 연락했다. 이번 계기를 통해서 더 성장했으면 한다고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농구 하면서 정말 힘든 순간이 많았다. 무시도 당했고, 그만두라는 말을 듣고 울었던 적도 있다. 열심히 하다 보니까 다시 일어서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이렇게 국가대표라는 자리까지 와 뛸 수 있어서 정말 영광스럽고 기뻤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꼭 해드리고 싶다. 또 주장 (이)승현이 형과 (이)종현이 형 등까지 여러 선배의 노력 덕분에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라고 전했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