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새크라멘토의 스타 영입이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겟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115-10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새크라멘토는 4연패를 탈출했다.
새크라멘토 입장에서 값진 승리였다. 4연패를 끊어냈고, 3쿼터 종료 시점에 81-86으로 뒤지던 경기를 4쿼터 34-18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로 역전승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날 경기가 아니었다. 새크라멘토는 현재 9승 10패로 서부 컨퍼런스 11위에 위치했다. 냉정히 시즌 전 기대치보다 훨씬 못한 성적이다.
새크라멘토는 지난 오프시즌 야심 차게 FA 영입에 성공했다. 바로 더마 드로잔을 영입한 것이다. 새크라멘토는 전통적으로 스타 선수들에게 선호되지 않는 구단이었다. 스몰마켓 팀이고, 연고지 자체의 매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승권 팀이었던 적도 없었다. 그런 새크라멘토가 정말 오랜만에 대어 영입에 성공한 것이다.
이미 디애런 팍스, 도만타스 사보니스라는 확실한 원투펀치를 보유했고, 여기에 키건 머레이라는 수준급 포워드 자원으로 서부 컨퍼런스의 다크호스로 자리 잡았던 새크라멘토였기 때문에 드로잔 영입에 기대하는 바가 컸다. 팍스, 드로잔, 사보니스라는 빅3를 구축하며 우승 후보로 기대치를 올렸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새크라멘토의 드로잔 영입은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역효과라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재밌게도 드로잔 자체의 활약은 훌륭하다. 드로잔은 이번 시즌 평균 22.6점 4.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문제는 에이스 팍스와 드로잔의 궁합이다. 드로잔이 영입되도, 새크라멘토의 에이스는 당연히 팍스다. 이런 팍스가 드로잔과 공격에서 궁합이 좋지 않은 것이다.
팍스는 주로 지공 상황에서 미드레인지와 빅맨과의 픽앤롤 게임이 주무기인 선수다. 하지만 드로잔도 마찬가지다. 드로잔은 NBA에서 가장 미드레인지 슛을 많이 던지는 선수 중 한명이고, 3점슛이 약하다. 팍스도 미드레인지 슛과 골밑 슛보다 3점슛이 약하다. 즉, 공격에서 장점이 완벽히 겹친다.
더 큰 문제는 수비다. 팍스는 좋은 수비수가 아니고, 드로잔은 NBA 최악의 수비수 중 하나다. 공격에서 시너지가 없다면, 수비에서는 안 좋은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 드로잔과 팍스의 수비를 커버하기 위해 키온 엘리스와 머레이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머레이는 이 여파로 이번 시즌, 공격에서 부진하고 있다. 심지어 사보니스도 수비에 장점이 있는 빅맨이 아니다.
팍스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경기는 16일 미네소타전과 17일 유타 재즈와의 경기였다. 16일 경기에서 팍스는 60점, 17일 경기에서 팍스는 49점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날 두 경기에서 드로잔은 부상으로 결장했다. 팍스와 드로잔의 궁합이 좋지 않다는 점은 이미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새크라멘토는 드로잔 영입을 위해 해리슨 반즈를 트레이드로 내보냈다. 반즈는 드로잔 정도의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아니지만, 대신 3&D 유형으로 궂은일을 담당했던 선수다. 반즈의 이탈로 머레이가 반즈의 역할을 맡게 됐고, 이는 머레이의 득점 감소와 수비에서 부담을 가중하는 효과를 낳았다.
즉, 드로잔 영입은 새크라멘토의 체급을 높였으나, 팀 조합이나 팀워크 부분에서 마이너스 효과를 만들었다. 이는 성적과 경기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새크라멘토의 드로잔 영입 이유는 플레이오프에서 활약 때문이었다. 플레이오프는 수비가 빡빡해지고, 스타들의 개인 공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팍스를 제외하면 마땅한 공격 무기가 없던 새크라멘토가 드로잔 영입을 결정한 이유였다.
물론 시즌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드로잔이 빠르게 새크라멘토에 녹아들어야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