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천/정병민 인터넷기자] 준비하는 서정현(25, 199.7cm)에게도 기회가 찾아올까.
부산 KCC는 6일 이천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3-2024 KBL D리그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 96-87로 승리했다.
KCC는 지난 12월 21일, 현대모비스와의 D리그 첫 번째 맞대결에서 76-87로 패한 바 있다. 당시 KCC는 수적 우위를 좀처럼 살리지 못했고 6인 로테이션을 가동한 현대모비스에 단 한차례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무기력하게 경기를 내줬다.
무엇보다 김현민을 제어하지 못한 부분이 KCC의 발목을 잡았었다. 김현민은 40분 풀타임을 출전하면서 39점 13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4블록슛을 기록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두 번째 맞대결, 이번만큼은 달랐다. 김현민과 경기 내내 매치업을 이룬 서정현이 그의 움직임을 완벽에 가깝게 봉쇄했다.
물론 약속된 수비에서 사소한 실수가 나오며 벤치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서정현은 온 전력을 다해 김현민을 막으며 승리에 이바지했다. 수비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서정현은 공격에서도 출중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전반에 앞선 자원들과의 2대2 플레이는 KCC의 주 공격 옵션으로 작용했다. 페인트존에서도 여유를 앞세운 부드러운 풋워크로 현대모비스 골밑을 직접 공략하기도 했다.
이날 서정현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출전 시간인 34분 29초를 소화하며 16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작성했다.
경기 후 서정현은 “지난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수비와 압박이 많이 부족했다. 이번엔 팀원들과 절치부심해 이겨보자고 했고 열심히 한 부분이 좋은 결과까지 이어져 기분 좋다”며 행복해했다.
전술했듯, KCC는 전반 동안 가드와 빅맨의 2대2 플레이, 여기서 파생되는 공격 옵션으로 득점을 창출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러한 효율적인 플레이의 횟수는 줄어들었다. 서정현도 공격에서 아쉬움과 턴오버가 연속해 흘러나왔다.
이에 서정현은 “앞선 선수들이 슛 능력도 뛰어나서 최대한 살려주려고 힘썼다. 내 찬스가 왔을 때 자신 있게 하려고 했다”며 아쉬움보다는 장점을 설명했다.
첫 번째 맞대결에서 39점으로 맹활약한 김현민을 18점으로 묶은 것도 승리 요인 중 하나.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는 김현민이지만, D리그에서 김현민의 위치를 넘볼 수 있는 빅맨은 그렇게 많지 않다.
김현민을 상대한 서정현은 “(김)현민이 형을 막아야 승산이 생긴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직전 경기보다 괜찮게 막은 것 같다(웃음). 지난 맞대결을 돌려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되짚기도 했다. 힘도 너무 좋으시고, 플레이에서 연륜이 묻어 나오신다. 힘들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서정현은 고려대 시절부터 슛 터치가 좋은 빅맨으로 이름을 날렸다. 미드-레인지 점퍼도 정확하고 슛 거리도 괜찮지만 시간에 다급하게 쫓기지 않는 이상, 3점슛 시도가 거의 없다. 대학 4년 동안 3점슛 시도가 총 5개밖에 되지 않는다. 프로에 와서도 4번 밖에 던지지 않았다.
장신 선수가 많이 포진되어 있는 KCC에서는 특히나 스페이싱과 3점슛이 필수이기도 하다.
서정현은 “최근 농구 트렌드가 빅맨도 3점슛을 던져야 한다. 하지만 팀 내에선 워낙 슛 던질 선수가 많다. 연습은 꾸준히 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내가 플레이해 줘야 한다. 기회가 되면 간간이 던질 것이다(웃음)”라며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최근 KCC에선 연일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D리그 선수들이 하나 둘 기회를 받고 있다. 비록 경기에 나서지는 못한다 한들, 선수들은 원정 경기 동행도 선수 생활이나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날 서정현과 함께 맹활약한 여준형도 최준용의 부상 이탈로 근래 들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서정현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팀 훈련에 임하고 있으며 대기하고 있을까.
이에 서정현은 “사실 D리그 선수들이 기회 받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놓아버리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잘 준비하면 혹시나 정규리그에서 뛸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물론 나서도 플레이가 안 좋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을 1%라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준비할 것이다”며 스스로 의지를 다졌다.
#사진_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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