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최창환 기자] 예나 지금이나 감독 자리가 공석인 팀과 관련해선 무성한 소문이 떠돈다. 여러 명의 감독이 하마평에 오르고, 직간접적으로 구인에 나서는 야인들도 있다. 서울 삼성 역시 외부에서 많은 감독이 후보로 오르내렸지만, 내부에서 흔들림 없이 힘을 실어준 이는 김효범(41) 감독이었다. 지도자로 걸어온 길과 가치관, 방향성을 통해 달라진 삼성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기대 속에 지휘봉을 맡겼다. ※ 인터뷰는 5월 16일 진행됐습니다.
축하한다. 감독으로 선임된 소감은?
절대 혼자서 맡고 싶다고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팀은 감독을 도와주는 지원스태프, 선수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코트 안팎에서 지원해주는 사무국까지 모든 게 잘 맞아떨어져서 지난 시즌 막판에 반등할 수 있었다. 5할 승률(5, 6라운드 9승 9패)에 만족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팀에서 이 부분을 좋게 봐주셨다. 선수단과 사무국 사이에서 매니저 역할을 어느 정도 해서 기회를 주신 것 같다. 감사한 마음이다.
시즌이 끝난 후 어떻게 지냈나?
순리대로 될거라 생각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안 되면 안 되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딸 친구 부모님들이 나를 알아보고 감독 되는 거냐고 물어보시기도 했다. 딸과 놀이터에 가면 핸드폰을 아예 안봤다. (여담이지만 핸드폰은 삼성 제품을 쓰고 있었나?) 원래 아이폰을 썼는데 공교롭게 최근 이상이 생겨서 바꿨다. 지금은 갤럭시S24 울트라를 쓴다(웃음). 발표된 후 메시지를 몇백 개 받았다. 그렇게 연락 많이 받긴 처음이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신다는 게 느껴져서 행복했다.
워낙 오랫동안 하위권에 있었던 팀인 만큼 이제는 성적이나 가시적인 성장세를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 이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감도 따를 텐데?
부담은 없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명가라고 불렸던 팀을 재건하는 것에 대한 계획을 하나둘 세우고 있다.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오프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980년대생 최초의 감독이다.
선배 감독님들이 있기 때문에 세대교체라고 할 순 없다. 나도 감독대행으로 평가를 받은 후 이 자리에 왔다. 나이보단 역할을 맡기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감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를 떠나 감독대행 맡았을 때도 쉽지 않은 자리라는 걸 느꼈다. 어리다고 위축되지 말고 잘 견디며 운영해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쉽지 않은 자리라는 걸 느꼈다는 말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내가 구상한 그림, 방향대로 풀리지 않을 때 인내심, 이해력을 더 넓혀야 한다. 조급해도 여유를 찾아야 하는 정반대의 상황이 있었다. 감독대행 때 이와 같은 경험을 한 게 발전하는 데에 도움이 된 것 같다.
김태경 코치가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배경이 궁금하다.
사무국장님이 강하게 추천하셨다. 농구단에 워낙 오래 계셨고, 안목도 있는 분이다. 나도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한 사이인데 유능한 코치라고 말씀드렸다. 사실 나는 김태경 코치에게 미국에 더 있으라고 했다. 얼마 전 남자대학팀 코치, NBA 팀 전력분석 제의도 받았던 인물이다. 괜찮은 팀이 있다면 NBA로 가라고 했었다. 그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코치다.
김보현, 최수현 코치와도 동행을 이어가게 됐는데?
공식적으로 수석코치라는 타이틀이 붙는 건 아니지만, 김보현 코치가 그 역할을 할 것이다. 김보현 코치는 선수단과 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잘했다. 나에게 평정심을 줬고, 주위에서 싫어하는 사람을 1명도 못 봤다. 농구에 대해 모르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팀 미팅은 FM이다. 냉정하게 경청하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중간에 끊는다. 김보현 코치는 준비를 잘하고, 나에게도 냉정한 얘기를 해준다. 내가 경솔해지거나 교만해지지 않게 도와주는 코치다. 뿐만 아니라 아마농구에서도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더 좋은 위치로 갈 수도 있는 코치라고 생각한다. 최수현 코치는 네이트 힉맨(SK, 1994년생)을 제외하면 첫 1990년대생 코치이지 않을까. 조 마줄라 감독(보스턴)의 미팅을 보며 나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수현 코치는 나보다 더 진지하다. 나 못지않게 꼼꼼하고 깔끔하다. FM이자 AI다. 삼성에서 가장 기대되는 지도자란 느낌이 든다. 둘 다 좋아하는 동생들이지만, 팀에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것이다. 좋아한다는 점 때문에 같이 가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더 친한 사람들을 데려왔을 것이다.
지난 시즌에 감독대행으로 32경기를 치렀다. 경험을 통해 깨달은 부분이 있다면?
‘컨트롤할 수 있는 것만 컨트롤해야 한다.’ 항상 이 생각을 스스로에게 주입했다. 컨트롤 안 되는 부분과 싸워봐야 싸움이 안 된다. 예를 들어 기가 막힌 패턴을 만들었다. ‘이거는 막을 수 없다’란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슛이 안 들어갔다. 이 결과를 아쉬워 하면 안 된다. 컨트롤할 수 없는 수많은 예 중 하나다. 외부적인 부분을 보면 FA, 외국선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범위라면 인정해야 한다. 고집 부려봐야 감정만 소모된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가?’라는 고민이 된다면 사무국에 물어본다. 어려울 것 같다는 답을 들으면 포기해야 한다.
차민석, 이원석은 아직 성장세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오 프시즌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나 향후 방향성을 꼽는다면?
(차)민석이는 이제 드래프트에 나오는 4학년과 나이가 같다. 단순해서 좋다. 오히려 생각을 깊게 안 하는 게 장점이 될 수 있다. (이)원석이는 아무래도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5대5 연습할 때 멘탈이 나간 적도 있었다. 드래프트 동기들은 탑이 됐으니 늘 부담을 안고 뛸 것이다. 그 부분이 방금 말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이다. 함께 있던 (이)정현이를 가리키며 “이 형처럼 데뷔하자마자 피는 꽃도 있고, 늦게 피는 꽃도 있어. 너도 나중에 꽃피우게 될 거야. 일찍 피는 사람도, 늦게 피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해”라고 말해줬다. 원석이는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 말이 동기 부여가 된 건지는 모르지만, 이후 발목 다치기 전까지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때 스스로 어떤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력분석 자리는 아직 공석인데?
면접을 보긴 했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는 기본적으로 전력분석이 포함되어있다. BQ, IQ 모두 좋은 사람을 계속 찾고 있는데 서두르진 않을 것이다. 김태경, 최수현 코치뿐만 아니라 나도 전력분석 출신이다. 정 안 되면 나까지 같이하면 된다. 워낙 전력분석하는 걸 좋아한다.
종목을 막론하고 데이터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데이터를 살펴 볼 때 우선적으로 여기거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선수의 컨디션 관리다. 출전시간을 시스템화해야 한다. 같은 32분을 뛰더라도 언제 쉬는 시간을 줄 것인지 계산이 서야 한다. 쿼터 시작 전 휴식시간 2분까지 계산해서 선수의 컨디션을 산출하는 공식도 있다. 훈련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항상 싱싱해야 잘 뛸 수 있고 퍼포먼스도 나온다. 기록적인 측면은 100가지 정도 되지만, 코트 마진(+/-)을 가장 먼저 꼽고 싶다. 이 선수가 코트에 있을 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는지를 본다.
삼성은 지난 시즌 득점(79.1점), 실점(88실점) 모두 최하위였다. 둘 다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우선적으로 공 들여야 할 부분은?
다들 수비, 수비라고 하지 않나. 당연히 수비다. 실점을 최소화해야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득점은 득점력을 지닌 선수가 와야 올릴 수 있지만, 실점은 팀 수비를 통해 낮출 수 있다. 고무적인 건 지난 시즌 5, 6라운드 3점슛 허용률이 1위(30%)였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부분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냉정히 말해 삼성의 취약점은 무엇인가?
크게 말하면 리바운드, 2대2 수비다. 리바운드(38개)는 코번이 있어서 1위였지만, 모순적인 부분도 있었다. 리바운드를 뺏기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내준 것도 많았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불일치하는 부분이다. 투쟁심을 키우는 건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문성곤, 양홍석이 공격 리바운드를 잘 따내는 건 신체 조건에 투쟁심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들과의 매치업이 가능해야 한다. 2대2 수비는 기술도, 신체 조건도 좋아야 한다. 내가 전력을 구상하는 데에 있어 가장 머리가 복잡한 부분이다. 2대2 수비, 드롭 수비를 잘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드롭이 잘 되면 스위치를 비롯해 다양한 수비를 입힐 수 있다. 기본기가 안 갖춰진 상태에서 변칙만 쓰면 변칙 이후 돌아가 곳이 없다. 골밑, 외곽수비 모두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한 번에 둘 다 만드는 건 어렵다. 일단 외곽수비부터 보강한 후 골밑수비를 가르쳐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기대할 수 있는 요소는?
선수들의 태도, 자존감을 기대하고 싶다. 내가 오프시즌에 뚜렷한 방향성을 잡고 잘 전달해서 선수들이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자존감도 높아지면 기세 싸움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오프시즌이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되면 안 된다. 나도 선수 생활을 해봤다. 사람 죽이는 것보단 개인적인 목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팀 내에서는 선수마다 역할이 있고, 거기서 스타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역할에 대한 자신감, 자존감도 생길 것이다. 패배에 부담 갖지 말고 목표를 성취하며 발전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
오프시즌 훈련이나 해외 전지훈련 계획은?
가안을 세웠고 사무국에 보고까지 한 상태다. 수석 트레이너와 얘기한 부분이기도 한데 뛰는 게 체력이 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트랙을 20바퀴 도는 건 육상선수다. 물론 뛰는 걸 안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몸싸움이 중요하다. 5대5 훈련을 통해 체력을 키웠으면 한다. 몸싸움이 내재되고, 거기에 따른 움직임이 습관화되면 체력 소모도 덜할 것이다. 전지훈련지는 일단 일본을 생각 중이다.
선수 구성상 삼성은 어떤 팀 컬러를 만들어야 할까?
강하고 거친 팀, 그러면서 자제력도 강한 팀이 됐으면 한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져야 한다. 표면적인 부분 신경 쓰지 말고 내면이 단단해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개개인의 목표가 중요하다. ‘원팀, 원골’ 같은 팀 목표를 아무리 세워도 개인의 목표 설정이 잘 되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힘을 낼 수 있다. 두 자리 득점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욕심은 아니다. 그런 생각이 있어야 경쟁심도 생기는 것이다. ‘나보다 못하는 선수인데 득점 많이 했네? 따라잡자!’가 되어야 한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선수에겐 가장 중요하다. 개개인과의 미팅에서도 욕심, 선의의 경쟁에 대해 주입할 생각이다.
지난 시즌 작전타임에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을 자주 했던 게 인상적이었다.
쇼였다(웃음). 선수들이 후반만 되면 긴장해서 제 기량을 못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랬다. 욕을 한 적도 한 번 있었다. 준비를 아무리 한다고 해도 상황이라는 건 상대적이기 때문에 안 될 수 있다. 거기서 아까 말했던 여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도 얼마나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것이겠나. 과정을 거치다 보니 나도 속으로 순환을 시켜 감정을 섞지 않고 전달을 하게 됐다. 속으로 욕하지 말자는 마음을 갖고 임했고, 아내 역시 “영어로도 욕은 안 돼”라고 말해줬다(웃음). 선수 시절 3점 차로 지고 있었는데 3점슛을 허용해서 점수 차가 6점이 됐다. 시간은 3분 정도 남았던 걸로 기억한다. ‘와, 씨…’ 이러면서 벤치로 들어오는데 유재학 감독님이 “수비 안 해?”라며 화를 내셨다. 그리고 3점슛 패턴을 그리셨는데 그때 내 실수를 잊었다. 찬스가 만들어질 거란 희망이 보였다. 그런 게 쌓이면 모멘텀이 되는 것이다. 이후 작전타임 때마다 유재학 감독님이 뭘 그려주실지 기대를 하게 됐다.
아무래도 KBL에서 선수, 코치로 겪은 많은 감독들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감독이나 롤모델도 유재학 감독일까?
롤모델이라고 표현하는 건 조금 그렇지만, 내 스승이다. 며칠 전 식사를 함께했는데 잡을 거면 다 잡고, 그게 아니라면 내 색깔대로 가라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잡는 스타일은 아니다.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는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 나는 야생마 같은 본성이 있는데 유재학 감독님은 그 부분을 인정해주셨다. 농구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큰지 지켜보겠다며 혹독하게 훈련을 시키셨다. 열정이 식지 않았기 때문에 경쟁자들을 제치고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유재학 감독님이 무조건적으로 준 자리가 아니었다. “자리는 네가 얻어내야 하는 거야. 대신 기회는 줄게”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3년을 기다려주셨다. 심지어 당시 현대모비스는 우승 팀이었다. 유재학 감독님께 인내심에 대해 배웠다.
농구를 시작한 이후 겪은 모든 지도자를 통틀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G리그(그랜드 래피즈) 코치였을 때 모셨던 도니 틴달 감독님이다. 유재학 감독님이 스승이라면, 도니 감독님은 스승이자 멘토였다. 한 선수에게 작전판을 통해 패턴을 알려줬는데 과격한 표현과 함께 무시를 당한 적이 있었다. 마치 무대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 벙어리처럼 서있는 나를 보며 도니 감독님이 오셨다. 강한 어조로 “슬퍼? 우울해? 네 표정이 우울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그 누구도 네 힘듦에 공감해주지 않아. 위로만 해줄 뿐이야. 나 자신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정신 차려. 일어서야 돼”라고 말씀하셨다. 아직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는 일이다. 이후 똑같은 상황이 일어났을 땐 그 선수를 교체했다. 그리고 오픈찬스가 만들어지는 상황을 보여줬다. 그런 과정을 반복한 게 성장하는 데에 밑그림이 됐다.
FA 이대성, 최현민, 최성모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선수들에게 약속한 부분이 있지만 막연히 책임져준다고 하진 않았다. 그들의 목표를 들었고, 나도 그에 따른 답변을 줬다. 결국 각자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이들을 영입하면 드롭 수비, 외곽 수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1년 만에 KBL 복귀를 결정한 이대성에 대한 비난 여론도 있는데?
아직 공식적으로 계약한 게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삼성 이대성’이 확정되면 우리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대성이를 보호할 것이다. 혹시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에 대응할 준비도 되어있다. 제도를 악용했다는 증거를 내놓는다면 언제든 맞설 것이다. 대성이와 정현이의 공존에 대해서도 충분히 구상했다. 신경전이 없진 않겠지만, 서로 존중하는 사이다. 스페이싱만 잘 활용하면 가능하다. 미카와 감독에게도 대성이에게 볼 핸들러 역할을 맡기겠다고 했다. 우리 팀은 대성이를 니시다 유다이처럼 쓸 거고, 니시다가 2명 있다는 말도 해줬다.
코피 코번과의 재계약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지금은 휴가기간이어서 자메이카에서 신나게 놀고 있다. 곧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 미국에 가면 줌 미팅으로 긴밀하게 대화를 나눠볼 계획인데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농구에 맞는 선수인지 충분히 고민한 후 결정할 것이다.
오랜 암흑기에도 변함없이 성원해주고 있는 삼성 팬들에게 한마디를 남긴다면?
선수 개개인의 팬도 있겠지만, 안 좋은 상황이 계속 일어났는데도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힘을 실어주는 팬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형식적으로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을 꾸준히 주입할 생각이다. 팬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시즌이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 나는 마이클 조던이나 르브론 제임스를 멀리서 좋아했을 뿐 누군가의 팬이 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나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팬이었던 그들이 지금은 지인이 됐다. 진정성을 못 느끼거나 다른 목적이 있는 것처럼 대했다면 나도 그들에게 의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삼성 팬들 역시 우리 선수들에게 진심이다. 많은 점수 차로 졌을 때 선수들에게 어디 아프진 않냐고 물어보실 땐 나도 울컥했다. 삼성 팬들의 팬심에 내가 팬이 됐다. 내가 갖고 있는 팬심으로 진정성을 갖고 더욱 잘 준비하겠다. 그리고 보여주겠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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