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마이애미의 성급했던 영입이 발목을 잡고 있다.
마이애미 히트는 30일(한국시간) 현재 8승 8패로 동부 컨퍼런스 6위에 위치했다. 성적은 나쁘지 않다. 시즌 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순위다.
이번 시즌 마이애미는 에이스로 새롭게 떠오른 선수가 있다. 바로 타일러 히로다. 어느덧 NBA 6년차 시즌을 맞이한 히로는 자신의 커리어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 23.6점 5.1어시스트 5.4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41%로 올스타급 선수로 성장했다.
문제는 기존 에이스였던 지미 버틀러와 뱀 아데바요다. 버틀러는 이번 시즌 부상과 부진을 동시에 겪고 있고, 노쇠화의 기미도 보이는 상황이다. 아데바요는 파리 올림픽의 여파인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모습이다. 그런데도 두 선수는 수비에서 기여가 확실하고, 이미 수년간 검증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걱정이 덜하다.
더 큰 문제는 바로 테리 로지어다. 지난 시즌 샬럿 호네츠에서 활약했던 로지어는 시즌 중반에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다. 당시 마이애미는 카일 라우리의 심각한 부진으로 포인트가드 포지션의 고민이 있었고, 라우리와 로지어를 트레이드하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트레이드 당시만 하더라도 로지어는 샬럿에서 자신의 커리어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트레이드 전까지 샬럿에서 평균 23.2점 6.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마이애미도 이런 로지어에 기대하는 바가 컸다.
하지만 마이애미로 이적한 로지어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일단 가장 큰 장점이었던 득점력이 사라졌다. 로지어는 '보급형 카이리 어빙'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드리블 기술과 슈팅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마이애미에서는 드리블 기술은 좋았으나, 슛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슛이 들어가지 않는 로지어는 득점을 뽑을 수 없었다.
로지어는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니다. 철저히 공격력 하나를 보고 기용하는 선수다. 그런 로지어가 공격력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도 시즌 중반에 새로운 팀으로 이적했고, 주축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자는 여론이 다수였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로지어의 경기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심각해졌다. 골밑 돌파 후 레이업 슛 실패는 로지어의 공식과 같았고, 3점슛 감도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거기에 어시스트 능력도 별로였다.
차라리 마이애미를 떠나기 전에 심각한 노쇠화를 보이며 부진했던 라우리가 그립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만큼 로지어의 현재 활약상은 심각하다.
냉정히 마이애미의 전력은 플레이오프 진출이 애매한 정도다. 현재 동부 컨퍼런스 대부분 팀이 부진하고 있기 때문에 동부 컨퍼런스 6위에 있는 것이다. 만약 로지어의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마이애미는 순위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에릭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궁여지책을 내놨다. 로지어를 벤치에서 출전하는 식스맨 역할을 맡긴 것이다. 벤치로 내려간 첫 경기에서 활약은 좋았으나, 두 번째 경기에서 곧바로 아쉬운 활약을 펼쳤다.
스포엘스트라 감독은 현존 NBA 최고의 명장으로 꼽힌다. 스포엘스트라 감독마저 로지어 활용법을 찾지 못한다면, 로지어는 앞으로 우승권 팀에서 활약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스포엘스트라 감독이 로지어 활용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