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결승 승리 후 포옹하는 이근준과 김성훈 |
이근준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근준은 경복고 주장이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고3 선수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10명의 대학 감독에게 발전 가능성이 큰 고등학교 유망주에 대해 물었다. 9명이 이근준의 이름을 얘기했다. 1명만 “이근준이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우리 학교에 올 선수는 아니”라는 이유로 지목하지 않았다.
이근준의 장점은 3점 슛이다. 슈터 출신의 조성원 전 창원LG 감독은 “완전히 다듬어지진 않았지만, 슛이 괜찮다. 슛 폼은 나무랄 데가 없다. 올라가는 밸런스가 괜찮고 릴리즈도 빠르다. 슛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슛을 아끼고 있다. 송도고와 준결승에서 3쿼터까지 단 3개의 슛만 시도했다. 하나는 풋백이고, 두 개는 속공 상황에서 골밑슛이었다. 4쿼터에 처음으로 3점 슛을 던졌다. 첫 시도가 성공한 후 3개를 더 던졌다. 총 4개를 던져 3개를 성공했다.
이근준은 이 경기에서 15득점 11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필드골 성공률과 3점 슛 성공률은 똑같이 75%다. 높은 효율을 보여줬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기록에서 보듯이 높은 팀 공헌도도 보여줬다.
“우리 팀에 신장이 큰 선수가 있잖아요. 확률 높은 공격 시도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 종료 후 이근준은 본인이 몇 개의 슛을 던졌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첫 3점 슛을 성공한 후 감각이 나쁘지 않아서 몇 개 더 던졌다는 것만 기억했다.
슛을 던지지 않아도 이근준을 막아야 한다. 언제든지 3점 슛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4쿼터에 송도고가 매섭게 추격할 때 이근준이 맥을 끊었다. 시도조차 없었던 이근준의 3점 슛이 연속으로 들어가며 송도고는 추격의 힘을 잃었다.
이근준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비를 더 잘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어제와 오늘, 용산고 장혁준과 송도고 이찬영 등 상대의 가장 강한 창과 매치업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잘하는 선수들을 수비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한다. 팀의 승리와 스스로 발전을 함께 만들고 있다.
▲ 라이벌 용산고와 경기에서 포효하는 이근준 |
임성인 경복고 코치는 이런 이근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으로 우려도 나타냈다. 진학을 위해서 개인의 성적, 경기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8강부터 기록을 경기실적에 반영하는 학교가 많다. 이근준의 기록은 준준결승 12점, 준결승 15점이다.
진학을 고려하면 이근준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 현 체육특기생 입시제도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1차 스탯만으로는 기량이나 공헌도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잆다. 전문가의 정성적인 평가를 결합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임 코치는 “내 공격만 보지 말고 흐름에 맞게 해라. 슛이 안 들어가도, 수비와 리바운드는 기복이 없으니 그것부터 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주장으로서 팀을 위해 플레이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조성원 전 감독은 “슛은 타점을 조금 높이면 될 것 같다. 수비할 때 자세가 높아서 돌파를 쉽게 주는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학에서는 역할이 지금보다 단순해져서 더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도 남겼다.
이근준은 농구를 늦게 시작했다. 코로나 19, 전학 징계, 부상이 이어지면서 제대로 뛴 시즌은 작년이 처음이다. 잠재력이 높다는 의미다.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에서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예상대로 이번 대회 경복고의 전력은 강했다. 윤현성과 김성훈 쌍돛대의 높이는 위력적이다. 윤지원과 윤지훈 형제의 가세로 공수에서 탄탄해지고 선수층도 두터워졌다. 이병엽의 공격 재능도 빛나고 있다.
이근준은 주연보다 조연을 택했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다. 그래서 경복고는 더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