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재범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8어시스트보다 많은 11스틸을 기록했다. 역대 기록을 살펴보면 질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6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원정 경기에서 65-71로 졌다. 이날 이겼다면 공동 7위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오히려 패배를 당해 13승 20패를 기록하며 9위에 머물렀다.
아쉬울 수 밖에 없는 경기다. 1쿼터를 21-18로 앞섰음에도 2쿼터에만 12-22로 열세에 놓여 결국 6점 차로 고개를 숙였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대에게 패한 가스공사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더 힘든 길을 걸어야 한다.
출전한 11명이 모두 득점을 올렸지만, 이대성만 21득점했을 뿐 두 자리 득점을 작성한 선수가 없었던 게 뼈아팠다.
외국선수 두 명이 8점 밖에 올리지 못하면 이기기 힘들다. 더구나 리바운드도 29-42로 13개나 적었다.
경기기록지를 들여다보면 특이한 게 눈에 들어온다. 스틸이 어시스트보다 더 많다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이날 8어시스트와 11스틸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포함해 이번 시즌 팀당 평균 어시스트와 스틸은 각각 17.3개와 6.5개다. 대부분 경기는 어시스트가 스틸보다 10개 가량 많은데 가스공사는 오히려 스틸이 어시스트보다 3개 더 많았다.
이에 반해 DB는 19어시스트와 10스틸을 기록했다.
추가로 들여다봐야 하는 기록은 속공이다. DB는 10개, 가스공사는 4개의 속공으로 득점했다. 속공 득점은 20점과 7점이었다.
스틸은 가스공사가 11개로 DB의 10개보다 많은데 속공은 오히려 절반도 되지 않는다.
속공은 수비 리바운드나 스틸 이후 많이 나온다. 또한 이렇게 속공이 이어질 때 어시스트를 동반한다.
그렇지만, 가스공사는 11개의 스틸 이후 속공을 기록한 건 딱 1번이다. 그것도 우동현의 자유투로 1득점했다. 이에 반해 DB는 스틸 이후 속공 4개를 성공했고, 이중 어시스트 동반 속공은 3개였다.
가스공사는 매 경기마다 패스를 주고 달리면 더 빠른 공격이 가능한데 혼자 드리블을 치고 넘어가다 상대가 수비 진영을 갖추는 시간을 벌어준다.
가스공사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가스공사를 상대하는 팀들도 쓸데없는 드리블이 길다고 평가한다. 이걸 줄이지 않으면 가스공사는 9위에서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중립경기 없이 홈과 원정 경기가 정착하고, 스틸도 스틸답게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는 2001~2002시즌 이후 11스틸과 어시스트가 10개 이하였던 경우는 18번 있었고, 이 경기에서 승률은 11.1%(2승 16패)에 불과하다. 가스공사와 DB 경기 포함한 승률이다.
2011~2012시즌 이후에는 11팀이 모두 승리와 인연이 없다.
같은 기간 스틸이 어시스트보다 많았던 경우 승률은 34.5%(48승 91패)다. 스틸이 어시스트보다 많으면 승률이 낮지만, 스틸이 딱 11스틸일 때 유독 승률이 더 떨어진다.
가스공사도 이런 이상한 징크스 같은 기록 속에 패배를 맛봤다.
#사진_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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