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고양/서호민 기자] 홍대부고가 학교 역사상 최초로 KBL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자를 배출했다.
15일 고양소노아레나에서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개최됐다. 총 26명의 선수가 프로 입성에 성공한 가운데 고교농구의 중심 홍대부고가 경사를 맞았다.
드래프트 단상에 가장 먼저 오른 안양 정관장이 홍대부고 졸업을 앞둔 고교생 박정웅(192.7cm,G)을 선발함에 따라 홍대부고는 지난 1954년 농구부 창설 이래 최초의 1순위 라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지난 1998년 첫 드래프트가 시행된 이후 30년 가까이 홍대부고 졸업생이 드래프트 무대서 가장 먼저 뽑힌 적은 없었다. 사실 2순위(임동섭(2012 10월), 박지원(2020), 박무빈(2023))에 오른 적은 많았다. 그러나 1순위의 영광을 가져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역대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등학교는 5명의 경복고(박찬희(2010), 장재석(2012 10월), 문성곤(2015), 이종현(2016), 이원석(2021))이며 용산고가 3회(양동근(2004), 이승현(2014), 허훈(2017))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홍대부고 졸업생으로 지난 2000년부터 24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자리를 지키며 수 많은 제자를 양성한 이무진 코치 역시 기쁨을 감출수가 없었다. 드래프트 직후 현장에서 만난 이무진 코치는 감격에 젖었다.
이무진 코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나 역시 프로화가 된 이후로 홍대부고 출신 드래프트 1순위 지명자가 최초로 배출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그저 한 없이 기쁘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사실 그동안 홍대부고 출신 선수가 1순위가 될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 (박)지원이 때도 그렇고 작년 (박)무빈이 때도 그랬다. 하지만 결과는 늘 아쉬웠다”며 “(박)정웅이가 1순위에 뽑힐 거라는 예상이 많아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정작 정웅이의 이름이 불리니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기쁘더라. 학교 역사에 길이 남을 일 아닌가. 감개무량하고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했다.
얼리엔트리를 선언한 박정웅은 차민석(삼성)에 이어 역대 2번째 고졸 얼리 엔트리 1순위라는 영광을 안게 됐다. 고교무대를 정복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프로로 향한 박정웅이 과연 프로 무대에서도 통할지 많은 농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무진 코치가 바라본 박정웅의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무진 코치는 “(박)정웅이는 직접 가르쳐보지 않으면 모른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도해본 바로는 정말 양파 마냥 까면 깔수록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1년, 1년이 달랐고 학년을 거듭할수록 성장 속도가 정말 빨랐다”며 “약점인 체력적인 부분과 웨이트 등을 보강해야 하지만 이 문제는 프로 시스템을 거치다 보면 해결될 일이다. 그 외에 가지고 있는 재능이 너무나도 많다. 지금까지 성장해온 과정들을 본다면 앞으로 프로라는 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한 가지 걱정스러운 건, 프로는 냉정한 곳이라는 점이다. 기다려주지 않는다. 1순위에 걸맞는 마인드와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제2의 송교창이 아닌 제1의 박정웅이 됐으면 한다”고 제자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했다.
한편, 이무진 코치는 이날 홍대부고 재학생들을 이끌고 현장을 찾았다. 박정웅과 마찬가지로 훗날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재학생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을 터다.
이무진 코치는 “재학생들을 데리고 처음으로 드래프트 현장에 와보는 거다.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고 목표 의식도 생겼을 것”이라며 “나 역시 올해 홍대부고 부임 24년 째인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홍대부고 출신 1순위 선수가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지도자로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게 됐다. 좋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무진 코치는 “오늘 사실 정웅이 뿐만 아니라 (김)태훈이(SK), (박)성재(KT), (박)준형(현대모비스)이 등 프로 입성에 성공한 홍대부고 출신 제자들이 있다. 이 선수들도 각자 나름대로 대학에서 열심히 해서 프로 선수의 꿈을 이뤘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역대 드래프트 1순위 출신고+1998년_현주엽(휘문고)
1999년_조상현(대전고)
2000년_이규섭(대경상고)
2001년_송영진(마산고)
2002년_김주성(동아고)
2003년_김동우(명지고)
2004년_양동근(용산고)
2005년_방성윤(휘문고)
2006년_전정규(광주고)
2007년_김태술(동아고)
2008년_하승진(삼일상고)
2009년_박성진(김해가야고)
2010년_박찬희(경복고)
2011년_오세근(제물포고)
2012년 2월_김시래(명지고)/10월_장재석(경복고)
2013년_김종규(낙생고)
2014년_이승현(용산고)
2015년_문성곤(경복고)
2016년_이종현(경복고)
2017년_허훈(용산고)
2018년_박준영(송도고)
2019년_박정현(삼일상고)
2020년_차민석(제물포고)
2021년_이원석(경복고)
2022년_양준석(무룡고)
2023년_문정현(무룡고)
2024년_박정웅(홍대부고)#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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