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고 가드 이병엽 |
제61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이하 춘계)가 경복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MVP 윤현성이 결승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동계 훈련에서 올해 고등학교 최고 빅맨은 윤현성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경기력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송도고와 준결승전 후반부터 명성에 맞는 모습이 나왔고, 30득점 13리바운드로 결승전을 지배했다.
주장 이근준은 19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득점을 제외한 모든 기록이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결승에서도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이었다.
최강 경복고에는 또 한 명의 빛나는 조연이 있다. 8강전부터 결승까지 유일하게 풀타임을 소화한 가드 이병엽이다. 임성인 경복고 코치는 “모든 선수가 잘했지만, 특히 이병엽이 백코트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며 고마워했다.
이병엽의 백코트 파트너는 2학년 이학현, 1학년 윤지훈이다. 두 선수 모두 경험이 적다. 윤지훈은 ‘2024 KBL 유망선수 해외연수 프로젝트’ 참가로 동계 훈련을 같이 못했다. 그래도 경복고 백코트는 강했다. 파트너에 따라 역할을 달리한 이병엽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학현과 뛸 때는 리딩에 더 신경을 씁니다. 윤지훈은 리딩이 되는 선수라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합니다.” 이병엽의 말이다. 경기중에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쉬울 리 없다. 고등학교 선수는 더 그렇다. 그런데 이병엽을 그것을 훌륭히 소화했다.
결승에서 이학현은 24분, 윤지훈은 20분을 뛰었다. 이병엽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코트 밸런스를 맞췄다. 지난해 발목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로 동계 훈련에 참가했다. 다행히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백코트의 경쟁력을 높였다.
이병엽의 장점은 패스다. 그리고 수비다. 중3 때 팀의 연맹회장기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 어시스트상, 수비상을 수상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슈팅 능력도 있다. 춘계 결선에서 평균 2.8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공수 밸런스가 잘 잡힌 선수다.
▲ 결승에서 3점 슛을 넣고 포효하는 이병엽 |
과제는 리딩이라고 얘기한다. 약속된 패턴에서는 좁은 공간에서도 좋은 패스가 나온다. 다만 “아직도 코트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는 아니”라고 한다. 임 코치는 “작년까지 형들을 보조하는 위치에 있던 것”도 이유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는 이병엽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병엽의 목표는 “올해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고, 18세 대표팀에 선발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팀에 꼭 필요가 선수가 되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프로에서도 팀이 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다.
경복고 농구부에는 주인공이 없다. 빛나는 조연만 많다. 올해 경복고가 작년과 달라진 점이다. 춘계에서 보여준 경복고의 모습이 시즌 내내 이어진다면 전관왕 목표가 허황되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