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인제/홍성한 기자] 인제를 찾은 대한민국농구협회 정재용 부회장. 변화의 바람을 이끄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8일부터 강원도 인제군 일대에서 114개 유소년 농구팀이 참가한 전국 최대 규모의 유소년 농구대회인 '하늘내린인제 2024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의 주최,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 지난 3월 대한민국농구협회 신임 상근부회장으로 취임한 정 부회장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정 부회장은 5월 전남 강진군에서 열린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7월 전남 영광에서 개최됐던 제79회 전국남녀종별농구선수권대회 등의 현장을 찾아 농구 관계자들과 많은 소통을 나눈 바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현재 선수 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엘리트와 클럽의 경계를 없애고자 노력 중이다. 2023년 경기도 가평에서 열렸던 '2023 전국유소년 우수팀 초청 통합 농구대회'가 그 일환 중 하나였다. 축구와 같은 선진형 스포츠클럽 제도를 농구에도 접목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엘리트 선수 저변의 한계를 생활체육과의 통합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모든 단계의 뿌리는 초등부. 뿌리부터 그 시작을 알려야 한다. 정 부회장이 인제를 찾은 이유다. 영광에서 엘리트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면, 인제에서는 클럽 지도자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해서였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왔다. 엘리트와 클럽의 통합은 계속 시도했었지만, 수많은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지금 상태로는 이제 정말 힘들다. 초등학교 농구가 큰 위기다. 엘리트 학교들은 선수 수급이 안 된다. 몇몇 팀들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왔다. 이런 문제들의 해법을 찾아보고자 계속해서 현장을 찾았다."
이어 "많은 지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현실적인 문제를 들어야 했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인 이들은 초등학교 엘리트 지도자들이었다. 역시 선수 수급이 문제였다. 단일 학교 내에서만 뽑을 수 있게 돼 있지 않나. 또한 엘리트팀들은 전학 징계로 인해 선수들의 이동도 자유롭지 못하다. 반대로 클럽팀들은 여러 학교에서 문제없이 수급할 수 있다 보니 선수 수집의 불균형이 너무 큰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선수를 준비하는 엘리트 농구와 그렇지 않은 클럽 농구의 실력 차이가 이제는 허물어졌다는 것이었다.
"클럽팀이 엘리트팀을 이기면 놀라운 일이라는 분위기로 언론에 부각이 많이 된다. 그런데 이제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클럽팀에 더 많은 선수가 수급되기 때문에 훈련도 잘되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 클럽팀의 실력은 이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이 점에 대해서 초등학교 엘리트 지도자들의 부담이 크다. 클럽팀에 졌다고 망신을 받으니 힘들어한다"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더불어 "이런 인식에 대한 개선이 하나도 안 된 상태에서 무작정 통합만 하자고 하니 당연히 엘리트 지도자들은 쉽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동안 충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막상 이야기를 해보니 달랐다. 농구 발전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현장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소통을 통해 엘리트팀과 클럽팀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있는 대한민국농구협회. 통합을 위한 첫 시작 점도 계획 중이다. 오는 12월, 또 한 번의 유소년 통합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12월에 한 번 엘리트팀과 클럽팀이 함께하는 제대로 된 통합대회를 한번 실험적으로 열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한국초등농구연맹의 의지도 확실하다. 엘리트와 생활체육(클럽)이 성공적으로 통합을 이룬다면 이는 아주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리고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큰 과제를 하나 끝내는 것이다. 10년 묵은 과제…"라며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정 부회장의 바람이자 확고한 목표였다.
#사진_점프볼 DB(박호빈 인터넷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