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와 울산 현대모비스 간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가 열렸다. 접전 끝에 현대모비스가 97-94의 승리를 거뒀다.
양 팀 선수들이 각기 모여 있을 때 회식 후드티를 입은 누군가가 현대모비스 선수단을 향해 걸어갔다. SK의 허일영이었다.
현대모비스 선수단 쪽으로 다가간 허일영은 장재석을 향해 언성을 높였고 현대모비스의 김현민, 함지훈 등이 앞을 막아섰다. SK 선수들도 허일영을 말리면서 실랑이는 일단락됐다.
허일영이 화가 난 것은 안영준의 부상 장면 때문이었다. SK는 2쿼터 경기 도중 안영준이 무릎부상을 당했다. 현대모비스 장재석이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코트에 넘어졌는데 뒤에 서 있던 안영준이 장재석에게 밀리며 무릎이 꺾인 것이다. 안영준은 그 자리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했고 벤치로 들어가 다시 코트에 복귀하지 못했다.
허일영은 지난 12월 7일 현대모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안영준과 비슷하게 다쳤다. 김준일이 넘어지는 과정에서 허일영의 오른쪽 무릎이 꺾였고 병원 검진에서 내측 무릎인대가 손상되어 8주 간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안영준이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서 부상을 당하자 경기 후 장재석에게 다가간 것이다.
경기 후 만난 허일영은 “영상으로 보면 (장)재석이가 넘어지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심판 파울을 얻어내려고 하지 않아도 될 동작을 습관처럼 하니까 그러지 않는가. 내가 다칠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준일이가 넘어지지 않아도 될 상황인데 넘어져서 이런 부상을 당했는데 공교롭게 똑같은 팀에 똑같은 상황에서 부상이 나오니까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장재석 입장에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큰 체격으로 플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평소에도 균형을 잃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허일영은 “신체 접촉이 많고 점프도 많은 농구 종목 특성상 부상이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동작을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안영준은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SK의 주치의인 김진수 세종스포츠정형외과의원 원장은 “내일(19일) MRI 검사를 해봐야 자세한 상태를 알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내측인대 손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