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청주/조영두 기자] 나윤정(26, 172cm)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우리은행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니윤정은 2017 WKBL 신입선수선발회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아산 우리은행에 지명됐다. 분당경영고 시절 박지수(KB스타즈)와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전성기 우리은행 선배들의 기량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데뷔 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팀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나윤정이 본격적으로 코트를 밟은 건 지난 시즌부터다. 정규리그 27경기 평균 17분 43초 동안 4.2점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에는 더욱 성장한 플레이를 보여줬고, 26경기에서 평균 25분 28초를 뛰며 7.2점 1.7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2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나윤정의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31분 56초 동안 코트를 지키며 13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깜짝 활약을 펼쳤다. 3점슛 6개를 던져 3개를 적중시키는 등 야투 9개 중 5개가 림을 갈랐다. 김단비와 박지현도 힘을 낸 우리은행은 68-62로 승리하며 1차전을 가져갔다.
나윤정이 가장 빛난 건 4쿼터다. 우리은행은 4쿼터 중반 10점차(48-58)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위기의 순간, 나윤정이 등장했다. 그는 외곽포 성공, 추격의 물꼬를 텄다. 우리은행은 박지현과 최이샘의 득점으로 따라붙었고, 나윤정이 속공 레이업을 얹어놓으며 동점(60-60)을 만들었다. 이어 다음 공격에서 역전 3점슛까지 터트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나윤정을 앞세워 분위기를 잡은 우리은행은 KB스타즈의 마지막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나윤정은 4쿼터에만 3점슛 2개와 2점슛 2개로 10점을 몰아치며 영웅이 됐다. 불과 2년 전까지 벤치를 지켰던 선수가 우리은행에 귀중한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사실 (나)윤정이가 잡아준 경기다. 10점 벌어져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윤정이의 득점으로 쫓아갔다. 초반에는 언니들이 해주고, 후반에는 윤정이와 (박)지현이가 잘 이끌어줬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나윤정. 우리은행은 김단비와 박지현이 건재한 가운데 나윤정까지 터져준다면 시리즈를 좀 더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윤정의 손끝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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