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수원/김혜진 인터넷 기자] 프로 2년차에 접어든 문정현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고 있다.
문정현(194cm, F)은 20일 수원KT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수원 KT와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16득점 3리바운드로 활약했다. 팀도 72-63으로 승리했다.
볼륨과 효율을 모두 챙긴 경기였다. 30분 23초간 뛴 문정현은 3점슛 2개를 넣는 등 67%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16점은 허훈(17점)에 이어 팀 내 득점 2위였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문정현은 “많은 분들이 와 주셨다.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하면서도 “아직 보완할 점도 있는 것 같다. 수비에서 몇 개 미스가 있었는데, 못 했다기 보다는 더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냉정하게 자평하기도 했다.
문정현은 지난해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됐지만, 데뷔 시즌 활약(52경기, 4.7점)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고려대 재학 시절부터 득점과 수비, BQ를 겸비한 ‘다재다능’한 선수로 이름을 날린 문정현이지만, 두꺼운 국내 선수층을 보유한 KT에서 자리를 잡기란 쉽지 않았다.
그 당시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밝힌 문정현은 “지난 시즌 4라운드가 끝나고,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자신 있게 하려 했다. 기죽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마음가짐부터 달리 했다고 전했다. 기술적인 부분의 경우 “웨이트와 슈팅 모두 열심히 했다. 그 때 이후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은 서서히 빛을 보기 시작했다. 비시즌에 절치부심한 문정현은 컵대회에서부터 팀의 주요 옵션으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수비부터 챙기자 득점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비록 팀은 결승에서 DB에 패했지만, 문정현은 파이널에서 양팀 최다 20점을 뽑아내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송영진 감독 역시 문정현을 이번 시즌 키플레이어로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제대로 상승세를 탄 문정현은 이 날 경기에서도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스타팅 5에는 들지 못했지만, 2쿼터에만 11점을 꽂으며 시선을 사로 잡았다.
2쿼터 초반까지 양 팀이 야투 난조에 시달리며 접전을 이어갔으나, KT는 문정현의 생산력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체격을 활용한 넓은 범위의 수비도 돋보였다. 문정현은 “자신 있게 올라가려 했다. 중간에 미스 몇 개가 있어서 아쉬웠다”고 담담하게 경기를 돌아봤다.
3점포와 포스트업 이후의 골밑슛, 풋백 득점 등 다양한 공격 루트 역시 인상적이었다. 포스트에서 매치 상대였던 이원석 제어에도 성공한 문정현은 “(이원석이) 세로 수비가 좋은 선수인데, 바로 뛰기보다 몸싸움을 하고 레이업을 올렸는데 이 부분이 잘 통했다”고 비결을 언급했다. 또한 “외곽에서도 떨어뜨릴 때와 붙을 때를 구분하고, 힘을 활용하려 했다”고도 비결을 전했다.
이 날 원투펀치로 공격을 이끈 허훈 역시 “정현이가 정말 좋아지고 있다. 연차가 쌓이면 더 무서울 것 같다. 정현이의 다재다능함이 녹아 들면 팀도 더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팀의 승리와 개인 활약을 모두 챙겼지만, 저연차 선수답지 않게 아쉬웠던 부분도 함께 짚은 문정현. 그는 기량 발전을 위해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가 있냐는 물음에는 “사실 정말 많다. 안영준(SK),송교창,최준용(이하 KCC), 그리고 우리팀 훈이 형 플레이를 많이 본다”고 웃었다.
KT는 지난 시즌 준우승의 결과로 우승팀 KCC와 함께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 참가한다. 23일에는 타오위안 팡위안 파일럿츠와의 홈경기도 기다리고 있다. 이에 관해 문정현은 “리그와 대회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몸 관리 잘 해서 경기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순탄치 않았던 프로 첫 해를 지나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문정현, 그의 자기 증명은 이미 시작됐다.
# 사진_신승규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