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진검승부다. 이번 경기에서 패배하는 팀은 사실상 8강 진출과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크립토닷컴 아레나의 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오클라호마시티는 MVP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셰이 길저스알렉산더(26‧198cm)가, 레이커스는 앤서니 데이비스(31‧208cm)와 르브론 제임스(40‧206cm)의 스타 파워가 기대되고 있다.
길저스알렉산더는 MVP 페이스의 절대강자 니콜라 요키치의 몇 안되는 대항마중 한명이다. 지난시즌 MVP를 놓고 요키치와 끝까지 경합한 선수다. 올시즌에도 18경기에서 평균 29.5득점(4위), 6.4어시스트, 5.3리바운드, 1.7스틸, 1.1블록슛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개인성적 자체는 요키치에게 밀리지만 팀 성적에서 차이가 큰지라 서부 컨퍼런스 1위자리를 끝까지 지킬 경우 MVP 수상 가능성도 충분하다. 거기에 컵대회 우승까지 추가한다면 가산점이 붙을 수 있다.
물론 그러기위해서는 큰 경기에 강한 레이커스를 넘어야 한다. 지난 시즌 첫선을 보인 NBA 컵 대회 초대 챔피언은 르브론의 레이커스였다. 올 시즌 역시 조별리그 2연승으로 출발한 레이커스가 순조롭게 8강에 오르는 듯했으나 직전 피닉스 원정에서 27점 차로 패배하며 제동이 걸렸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시즌 컵 대회에서 1승 3패로 부진했던 기억을 지우고자 한다. 2023~24 NBA 정규시즌 서부 컨퍼런스 1위였지만 유독 컵 대회 경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 바 있다. 조 1위가 아니어도 2위 중 가장 성적이 좋은 팀은 와일드카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든 팀은 최대한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점은 양팀 원투펀치의 활약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쳇 홈그렌(22‧213cm)이 이탈한 가운데 길저스알렉산더와 제일런 윌리엄스(23‧196cm)가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평균 50득점 이상을 합작 중인 두 선수는 수비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뽐내며 팀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한창 젊은 나이에 이제 전성기에 들어섰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직전 경기에서 눈 부상을 당한 윌리엄스의 출전 여부는 체크가 필요하다.
길저스알렉산더와 윌리엄스가 젊음을 앞세운 에너지레벨이 최대 무기라면 레이커스 ‘베테랑 듀오’ 르브론과 데이비스는 노련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을 앞세워 젊은 선수들을 요리한다. 둘은 평균 54득점과 약 20여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레이커스의 초반 질주를 이끌었다.
특히 데이비스는 '새로이 전성기에 들어섰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만큼 올시즌 기세가 무섭다. 17경기에서 평균 29.2득점(5위), 3.2어시스트, 11.5리바운드(7위), 1.3스틸, 1.9블록슛으로 거세게 날개짓을 하고있다. 요키치의 페이스가 너무 말도 안되서 그렇지 데이비스 역시 시즌초 최고의 선수 중 한명이다. 빅맨 한정으로는 도만타스 사보니스와 함께 넘버2를 다투고 있다.
르브론은 확실히 전성기가 지나기는 했다. 하지만 이전의 르브론 기준이지 이름값을 덮고보면 여전히 대단하다. 18경기에서 평균 22.9득점, 9.3어시스트(3위), 8.2리바운드, 0.7스틸로 활약중이다. 여전히 한팀의 주축 선수로 부족함없는 성적이다. 특히 3점슛같은 경우 경기당 2.2개를 40.4%의 성공률로 작렬시키며 '늦은 나이에 슈터가 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있다. 불혹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래저래 놀라울 뿐이다.
레이커스같은 경우 최근 3연패에 빠지며 주춤하는 듯했으나 샌안토니오 원정에서 승리해 반등에 성공했다. 팀순위 등 객관적 전력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가 우세해보이지만 레이커스 또한 시즌초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있고 무엇보다 지난시즌 컵대회 챔피언이다는 점에서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서부 B조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네 팀의 순위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두 팀의 격돌이 더욱 궁금해지고 있는 이유다. 이번 경기는 30일 낮 12시부터 스포티비 프라임(SPOTV Prime),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위성생중계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