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슬롯 사이트

20년간 삼성생명을 지킨 소나무, 김광수 버스운전사 "선수들 지정석은요···"

최서진 / 기사승인 : 2024-09-25 15:01:5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점프볼=최서진 기자] 농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 경기 시작 전 기대감을 높이는 암전, 땀 흘리는 선수들 모습, 작전 지시하는 감독의 상기된 얼굴, 선수 득점과 함께 울려 퍼지는 응원가, 팬과 함께 응원하는 마스코트의 모습. 떠올리면 익숙한 것들이지만 ‘응원가는 누가 틀까? 마스코트 안에는 누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순간,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궁금증에 대한 답이자 한 경기를 위해 코트 밖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WKBL 6구단은 용인, 아산, 부산 등을 연고로 해 홈&어웨이로 리그를 소화한다. 잦은 이동은 필수이며 부산을 연고로 둔 팀도 있어 장거리 이동을 피할 수 없다. 선수단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버스가 필요하고, 또 버스를 안전하게 몰 운전사도 필요하다. 중요한 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지만 여기에 더해 사소한 것 하나까지 살피는 20년 차 버스운전사가 있다. 정년퇴직까지 했지만, 용인 삼성생명의 권유로 다시 선수의 안전을 책임지는 김광수(59) 씨. 그의 이야기를 담아봤다.

버스를 운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원래는 삼성생명에서 임원분들을 위해 일하다 농구단에 대형 면허가 있는 기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오게 됐어요. 2004년도부터 함께 했고요. 온 지는 좀 오래됐죠(웃음). 현재 BNK 변연하 코치가 선수일 적에 우승을 지켜보기도 했죠.

오래 일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을까요?
노하우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선수들이 정말 귀하잖아요. 운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죠. 안전을 중요시해야 하는 건 당연한 생각이죠. 선수들은 또 중요한 경기를 매번 치러야 하니까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운전해요. 아무리 급하더라도 경적소리 한 번에 선수들이 긴장할 수 있거든요. 브레이크도 최대한 살살 밟는 게 좋죠.

경기 전과 후 운전에 차이점이 있을까요?
둘 다 최대한 조심해서 운전해요. 다만, 돌아올 때는 선수들이 빨리 쉬어야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컨디션 관리를 하니까 최대한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하죠.

버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큰 차에 선수들이 타고 다니니 정비는 필수죠. 가야 하는 목적지와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정비는 항상 신경을 많이 써요. 또 업무용 차량 같은 것도 있으면 하지만, 직원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정년퇴직 후 다시 돌아오셨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퇴직 후 다시 돌아왔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사무국 직원분들, 선수들, 감독님이 좋게 봐주시니까 계속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도 도와주는 분들이 안 계신다면 이렇게 오래 할 수도 없죠.


20년가량 삼성생명과 함께하면서 보람찼던 날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2002년 정규리그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역전을 만들어내고 또 승리를 쟁취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죠. 정말 기뻤고요. 농구의 매력이 여기 있는 것 같아요. 스피드도 빠르고 박진감 넘치지만, 역전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요. 이외에도 좋은 기억들이 많아요. 가슴 아픈 기억도 있고요.

가슴 아픈 기억은 무엇인가요?
선수들이 다치는 거죠. 옛날에 이미선 코치가 부상당했을 때가 기억나요. 코치님도 많이 힘들었는데, 지켜보는 저도 마음이 아팠어요. 재활하기 위해 센터를 다녀와야 하니까 그 길을 함께 했었거든요. 그래도 제 마음 아픈 것보다 부상을 당해 재활하는 선수들이 훨씬 힘들 거예요.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실 것 같아요.
음···.제가 말주변이 없어서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아요. 선수들 힘들고 피곤할 텐데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경기장에 도착해서도 멀리 위에 가서 경기를 지켜보는 편이죠.

선수들이 앉는 지정석도 있나요?
맨 뒷좌석은 (배)혜윤이나 (김)단비와 같이 언니들이 많이 앉죠. 한 줄 라인에는 (강)유림이나 (이)주연이가 앉는 걸로 기억해요.

‘삼성생명 가족이 말합니다’
삼성생명 A 관계자 “정말 진심으로 삼성생명을 응원하세요. 사랑한다고 해야 할까요. 선수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시는 게 느껴져요. 장시간 이동 후에 새벽에 도착하더라도, 버스 관리를 하시죠. 깨끗하게 청소도 해주시고, 창문도 다 열어서 환기까지 하세요. 환기하려면 문 닫는 시간까지 해서 오래 걸리는데도 다 하고 주무세요. 또 선수들이 캐리어를 옮길 때면 다 직접 옮겨주세요. 정말 선수들이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주시는 분이죠.”

삼성생명 B 선수
“항상 다정하고 살갑게 대해주세요. 기사님을 생각하면 웃는 얼굴이 먼저 떠오르죠. 운전도 정말 잘하세요. 엄청나게 큰 버스를 운전하시는데도 능숙하게 코너를 지나는 모습을 보며 신기하게 생각한 적도 있거든요. 또 비가 오는 날도 많은데, 우리가 불안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써서 운전해주시는 것 같아요. 농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시니 저희는 정말 감사할 뿐이에요.”

# 사진_최서진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서진 최서진

기자의 인기기사

JUMPBALL TV

오늘의 이슈

점프볼 연재

더보기

주요기사

더보기

JUMPBALL 매거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