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부산/이재범 기자] “감독님께서 어제 훈련할 때 슛에 대한 작은 걸 잡아 주셔서 결과로 나왔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25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부산 KCC를 96-81로 제압하며 10연패에서 벗어났다. 더불어 개막 원정 6연패도 끊고 첫 승을 맛봤다. 홈과 원정에서 1승씩 맛본 가스공사는 2승 12패를 기록했다. 순위는 그대로 최하위다.
승리의 주역은 샘조세프 벨란겔과 앤드류 니콜슨이다. 두 선수는 3점슛 8개를 합작하며 55점을 몰아쳤다. 3점슛 허용률이 가장 높은 KCC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든 것이다.
벨란겔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연패를 끊어서 너무 기쁘다. 나뿐 아니라 우리 팀 모든 선수들이 기뻐한 승리였다”며 “내 플레이를 평가하기보다 경기를 보셨듯이 우리 선수들이 하나하나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 따라왔다. 우리 팀이 승리한 걸 축하하고 싶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벨란겔은 3점슛 5개 포함 30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0점은 KBL 무대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벨란겔은 “이렇게 커리어하이인 30점을 올린 건 감독님께 가장 영광을 돌리고 싶다. 감독님께서 안 계셨다면 이루지 못했을 거다. 우리 팀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전부에게 감사드리고 싶다”며 “감독님께서 어제(24일) 훈련할 때 슛에 대한 작은 걸 잡아 주셔서 결과로 나왔다. 우리 팀 전체에 감사드리고 싶다”고 강혁 감독대행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작은 슈팅 교정이라도 그걸 곧바로 적용하는 건 쉽지 않다.
벨란겔은 “감독님께서 슈팅 훈련하는 자세를 보신 뒤 잡아주셨다. 손목을 과하게 사용하는데 엘보우를 사용해서 아치를 만들고, 투 모션이 아닌 원 모션으로 던지라는 미세한 부분을 잡아주셨는데 그걸 잘 작용했다”며 “멘탈이 중요하다. 그리고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 감독님께서 선수 경력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감독님께서 해보자고 하시면 해보려는 믿음이 있다. 멘탈을 잡고 (강혁 감독이 알려줄 걸) 해보자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나왔다. (앞으로도) 팀이 원하는 대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보다 출전시간이 늘어나 더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치는 벨란겔은 “오프 시즌 때 감독님, 우리 팀 선수들이 항상 많이 믿어줬다. 그런 것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답의 선물로 나타났다”고 했다.
벨란겔은 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했었다. 그럼에도 KBL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벨란겔은 “선수들이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코트에 나갈 때마다 ‘괜찮다. 몸이 아파도 집중하라’고 해주는 한 마디, 실수를 해도 격려를 해주는 한 마디가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안 좋다는 걸 잊고 집중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며 “경기 전에 감독님께서 배려를 해주셨다. 네가 들어가는 만큼 열심히 하고, 힘들면 언제든지 바꿔달라고 하는 작은 따뜻한 한 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고 했다.
군 복무 후 합류한 김낙현이 이날 결장했다. 벨란겔에게는 부담이 더 될 수 있는 경기였다.
벨란겔은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께서 어떤 역할을 주시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부담감이나 책임을 느끼는 건 없다. 감독님 지시에 따라서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했다.
대학 시절과 KBL의 플레이 변화에 대한 질문을 받은 벨란겔은 “필리핀은 각자 1대1 수비를 하는 정도가 수비의 가장 핵심이었다면 KBL은 팀 디펜스를 강조한다”며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수비, 공을 가진 선수뿐 아니라 오프더볼 수비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수비의 차이가 가장 크다. 수비가 약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나도 수비가 발전하는 걸 보며 만족한다”고 했다.
벨란겔은 두 번째 보내는 한국 겨울 날씨에 적응했냐는 질문에는 “작년에 이 추위를 한 번 경험해서 올해는 잘 적응할 수 있다”며 “비타민을 먹고 있고, 물을 많이 마시고 잘 먹고, 잘 쉰다. 땀을 흘릴 수 있게 평소보다 몸을 더 많이 움직이고 정말 필요하다면 핫팩도 쓴다”고 했다.
#사진_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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