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구단은 올스타 휴식기 동안 해외로 휴가를 다녀오겠다는 제퍼슨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일주일 여의 휴식기가 있었지만, 전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던데다 팀에 뒤늦게 합류한 칼빈 에피스톨라의 적응까지 고려해 팀 훈련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국내선수들은 2, 3일만 쉬고 팀 훈련을 했다. KCC뿐 아니라 모든 팀이 그랬다.
제퍼슨은 구단 동의 없이 세부로 떠났다. 팀 훈련 때 연락이 닿지 않았던 제퍼슨의 소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세부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올린 것이다. 그와 팔로잉을 하고 있던 선수들이 이를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구단도 확인할 수 있었다.
휴가를 마친 제퍼슨은 팀에 합류했지만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였다. KCC는 진작에 대체선수 영입을 고려했지만, 협상 마무리 단계에 있던 조니 오브라이언트와의 계약이 결렬되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제퍼슨과 동행을 이어와야 했다.
위태롭던 KCC와 제퍼슨의 동행은 파국으로 끝났다. KCC는 대체 외인을 찾지 못한 상황임에도 제퍼슨의 퇴단을 결정했다. 전창진 감독은 제퍼슨의 불성실한 경기 태도를 더 지켜볼 수 없었다. 12일 KCC는 제퍼슨 없이 경기를 치렀다.
KCC에서 퇴출된지 이틀 뒤인 14일, 필리핀리그(PBA) 가버너스컵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토크&텍스트(TNT)는 외국선수 제일런 허드슨의 대체선수로 제퍼슨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허드슨은 6경기에서 평균 33.8점 9.3리바운드 4.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은 최근 4연승 포함, 5승1패로 2위에 랭크되어 있었음에도 제퍼슨 영입을 결정했다.
한 관계자는 “아무리 ‘NBA 스타일’이라며 휴가를 떠났다고 해도 무모한 생각이었다는 걸 본인도 모르지는 않았을 거다. 세부를 간 김에 PBA 구단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을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태업성 플레이를 하다가 퇴출을 기다렸다는 듯이 PBA로 간 걸 보면 정황상 의심이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러는 14일 “TNT가 잘하던 허드슨 대신 NBA 경력의 제퍼슨을 영입한 것은 그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TNT와 계약한 제퍼슨은 15일 블랙워터 엘리트와의 경기에 곧바로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