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아산/조영두 기자] 김정은(37, 179cm)이 650일 만에 무득점을 기록했다.
부천 하나은행 김정은은 리빙 레전드다. 1987년생, 37살의 나이에도 아직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친정팀 하나은행으로 컴백해 팀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공수 양면에서 아직 하나은행의 핵심이다.
그러나 올 시즌 김정은은 다소 부진하다. 개막 직전 종아리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아직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다. 정규리그 4경기에서 평균 26분 38초를 뛰며 6.0점 7.0리바운드 3.0어시스트에 그치고 있다. 지난 시즌 27경기 평균 29분 9초 출전 10.4점 5.1리바운드 2.4어시스트와 비교해 기록이 하락했다.
17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2라운드 맞대결. 경기 전 하나은행 김도완은 김정은에 대해 “마음은 매 경기 20~25분을 뛰게 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17일)은 조금 줄일 생각이다. 이틀 전에 경기가 있었고, 부상에서 돌아온 뒤 팀이 계속 지다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이 언니들과 뛰면서 아직 안 맞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정은은 2쿼터에 처음으로 투입됐다. 3점슛 1개를 시도해 실패했지만 어시스트 3개를 배달하며 동료들을 살려줬다. 3쿼터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낸 뒤 4쿼터 다시 코트를 밟았지만 존재감은 없었다. 우리은행과 접전을 펼치던 하나은행의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밀리며 60-66으로 패했다.
김정은은 19분 31초 동안 2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쿼터와 승부처였던 4쿼터에 주로 출전했으나 팀의 4연패를 지켜봐야 했다. 김정은이 무득점에 그친 건 우리은행 소속이던 2023년 2월 25일 청주 KB스타즈전 이후 처음이다. 날짜로 계산하면 650일 만에 무득점이다. 그만큼 김정은에게 무득점은 낯설다.
경기 후 김도완 감독은 “아무래도 피로 회복이 빨리 안 되는 것 같다. 하루 쉬고 4시 경기라서 그런지 몸이 많이 무거워 보이더라. 오늘은 정말 필요할 때 (김)정은이를 쓰려고 준비했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뛰려고 하는데 많이 힘들어 했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김정은은 개인 통산 8106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정선민(8140점)을 넘어 WKBL 개인 통산 최다 득점 1위 등극이 유력한 상황. 불과 34점만 더하면 정선민을 넘어 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저조한 활약으로 기록 경신이 미뤄지고 있다.
최근 다소 부진하지만 김정은은 분명 리빙 레전드다. 그가 살아나야 하나은행도 살아날 수 있다. 김정은이 정선민의 기록 경신과 함께 하나은행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앞으로 그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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