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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요동친 FA시장, 제 점수는요 ‘SK A+ · KGC D+’

최창환 기자 / 기사승인 : 2024-05-30 01: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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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최창환 기자]‘역대급’이라 불릴만했다. 대어가 쏟아진 2023년 FA시장에서는 연일 팬들에게 충격을 안긴 소식이 전해졌다. 농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콤비의 재회가 이뤄지는가 하면, 역사상 손꼽히는 ‘슈퍼팀’을 결성한 팀도 나와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6월호에 게재됐으며, 선수 이동은 자율협상 결과까지만 반영됐음을 알립니다.

서울 SK_A+
IN_양우섭, 최원혁(재계약), 오세근
OUT_최준용, 최성원
은퇴
_장문호, 전형준
SK가 FA시장에서 발휘한 수완은 A+를 줘도 아깝지 않았다. 주요 전력이었던 최준용, 최성원이 이탈했으나 KBL 최고의 빅맨을 손에 넣었다. SK는 불과 5월 초까지 챔피언결정전에서 자신들을 괴롭혔던 오세근을 영입, 차기시즌에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오세근은 어느덧 30대 후반의 베테랑이 됐지만,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빅맨으로 군림하고 있다. 보상이 적용되는 FA가 아니었기에 영입에 따른 출혈도 없었다. 2021-2022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기며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던 김선형도 건재하다. 두 시즌 동안 차례대로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한 김선형, 오세근이 한 팀에서 뛰게 된 것이다. 이들은 중앙대 동기로 중앙대의 52연승 신화를 이끈 콤비이기도 하다. 최부경이 백업으로 버티고 있어 오세근은 출전시간에 대한 부담도 최소화하며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공수에 걸쳐 윤활유 역할을 했던 최준용의 빈자리는 제대하는 안영준이 채울 예정이다.

전주 KCC_A
IN
_최준용, 이호현
OUT
_이종현
은퇴
_박경상
‘FA 시장의 큰손’이라 불리고 있지만, KCC가 2023년에도 돈 보따리를 풀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KCC는 지난해 이승현과 허웅에게 거액을 투자하며 전력을 보강했고, 이로 인해 샐러리캡 소진율이 108.65%에 달했다. 1번 보강을 위해 이호현에게 시장가보다 높은 금액을 안기며 FA시장에서 철수하는 듯했던 KCC는 자율협상기간 막바지에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SK와 오세근의 계약이 공식 발표된 직후 최준용과 접촉, 다시 전력을 보강했다. 최준용은 지난 시즌 2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건강할 때 리그에 끼치는 영향력은 충분히 입증했다. 여전히 1번 전력이 불안정한 KCC에 최준용이 지닌 다재다능함은 큰 힘이 될 것이다. 샐러리캡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농구단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KCC의 행보를 돌아본다면 큰 출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이승현과 허웅, 라건아에 최준용, 제대를 앞둔 송교창까지. 이름값만 본다면 KCC는 KBL 역사상 손꼽히는 ‘슈퍼팀’이 됐다.

창원 LG_B+
IN
_정인덕(재계약), 양홍석
OUT
_김준일, 서민수
LG의 시선은 단 1명을 향해있었다. 조상현 감독이 시즌 막판부터 포워드 전력 보강을 위해 강력히 요청한 양홍석이었다. 지난 시즌 경기력은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양홍석은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한 ‘젊은 피’다. 데뷔 초기 2차례 베스트5로 선정되는 등 한 팀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기도 했다. 현대모비스도 관심을 표했지만, LG는 부임 첫 시즌 정규리그 준우승을 안긴 조상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거액을 투자하며 양홍석과 계약했다. 이번 양홍석 영입은 현재의 성적과 함께 미래에 대한 대비까지 할 수 있는 선택이다. 미필인 양홍석은 2023-2024시즌 후 군복무가 예정되어 있다. 군제대 후 양홍석-양준석으로 리빌딩까지 할 준비를 마쳤다. 이밖에 김준일이 이적했지만, 박인태와 차기 시즌 제대하는 박정현으로 공백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는 궂은일을 도맡았던 정인덕과 재계약, 양홍석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됐다. KT가 양홍석에 대한 보상선수로 누구를 지명할 것인지가 남아있지만, LG로선 포지션별 밸런스를 맞췄다는 점만으로도 성공적인 오프시즌이었다.

수원 KT_B
IN
_한희원(재계약), 문성곤
OUT
_김민욱
LG가 양홍석 영입에 올인했듯, KT 역시 문성곤에 모든 것을 걸었다. 허훈과 더불어 양홍석 역시 KT의 미래를 짊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원이지만, 결과적으로 KT는 우승을 못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KT는 양홍석과 전혀 다른 유형인 문성곤을 영입하며 팀 컬러에 변화를 줬다. 경쟁이 붙으면 몸값도 자연스럽게 오르는 게 시장의 논리다. 문성곤은 SK도 오세근과 계약하기 전 우선순위로 점찍어둔 자원이었다. 당초 예상보다 큰 금액을 지불했지만, 그동안 대어 영입에 번번이 실패했던 KT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문성곤에게 거액을 안겼다. 주축선수 대부분이 젊은 데다 제대하는 허훈의 보수는 샐러리캡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샐러리캡의 압박도 상대적으로 덜했다. 허훈, 문성곤, 하윤기 등 포지션별로 무게감 있는 전력을 지닌 KT는 많은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한희원과 재계약하며 백업 전력도 유지했다.

고양 데이원_B-
IN
_김민욱, 함준후
김승기 감독과 인연이 있었던 선수들을 영입했다. 특히 김민욱은 김승기 감독에게 ‘아픈 손가락’과 같았다. KGC 시절 내부 상황으로 인해 트레이드했지만, 김승기 감독은 이후 수차례에 걸쳐 김민욱을 재영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트레이드로는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FA 협상을 통해 다시 인연이 닿았다. 김민욱은 빅맨 자원이 여유가 있는 팀으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았으나 오로지 자신이 뛸 기회가 많은 팀을 원했다. 지난 시즌 데뷔 후 가장 적은 5경기 출전에 그쳤던 함준후도 KGC 시절 사제지간으로 연을 쌓았던 김승기 감독과 재회, 마지막 불꽃을 태우게 됐다. 사실 이 팀은 FA시장에서의 전력 보강에 대한 학점을 매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구단 인수 협상에 A+를 내릴 수 있는 일이 일어났으면 한다.

울산 현대모비스_B-
IN
_함지훈, 최진수, 김현민(재계약), 김준일
OUT
_김영현
내부에 있었던 주요 FA 대상자들을 단속한 것만 해도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베테랑 함지훈의 잔류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함지훈은 사실상 ‘종신 현대모비스맨’을 선언, 양동근의 뒤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게 됐다. 지난 시즌 막판 수비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최진수를 붙잡은 현대모비스는 김준일도 영입했다. 당초 포워드 전력 보강에 힘썼지만, 여의치 않자 방향을 선회했다. 궂은일을 도맡았던 김영현이 이탈한 자리는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김태완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빅맨 자원이 중복된다는 점은 현대모비스가 풀어야 할 과제다. 지난 시즌 보컬 리더를 맡았던 김현민과도 재계약, 기존의 장재석까지 빅맨만 무려 4명이다. 포지션별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

원주 DB_B-
IN
_김현호(재계약), 서민수, 김영현
OUT
_윤성원
은퇴
_윤호영
눈에 띄는 대어 영입을 하지는 않았지만 김주성 감독이 원하는 롤플레이어를 실속있게 데려왔다. SK와 최준용의 사인&트레이드를 논의했지만, 서로의 눈높이가 큰 차이를 보여 일찌감치 협상을 접었다. 두경민, 김종규, 강상재가 버티고 있어 샐러리캡에 압박을 받고 있는 DB로선 최준용 외에 대어를 영입할 여유가 없었다. 결국 롤플레이어들을 영입하는선에서 FA 협상을 마무리했다. 서민수는 2019년 FA로 영입한 김종규의 보상선수로 지목돼 LG로 떠나기 전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포워드다. DB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2017-2018시즌 54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22분 52초를 소화했다. 리바운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지만, 기습적인 3점슛 능력을 지녀 강상재의 백업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현은 출전시간에 제약이 따르는 김현호와 역할을 분담할 전망이다.

안양 KGC_D+
IN
_배병준(재계약), 최성원, 이종현, 정효근
OUT
_오세근, 문성곤, 함준후
통합우승의 영광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팀의 상징이나 다름 없던 오세근을 잃었다. 오세근은 KGC를 2010년대 최고의 팀으로 이끈 기둥이자 4번의 우승 주역이다. FA시장에서 오세근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낙제점을 줄만하다. 오세근의 SK행이 확정되자 KGC의 유튜브 구독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확 줄었다. 팬심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양희종의 후계자로 점찍었던 문성곤마저 KGC를 떠났다. 배병준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계약하고, FA시장에서 준척급을 영입했으나 KGC를 향한 팬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있을 뿐이다. 시카고 불스는 ‘라스트 댄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1997-1998시즌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다. ‘라스트 디펜스’를 내걸었던 KGC 역시 마지막 불꽃을 태웠던 걸까. 인삼신기의 해체에 돌아선 팬심까지. KGC는 FA시장에서 잃은 게 많다.

대구 한국가스공사_F
IN
_이대헌, 최주영, 박봉진(재계약)
OUT
_정효근
이대성, 정효근, 이대헌으로 이어지는 핵심 전력 3명 가운데 이대헌만 잔류했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이대성도 재계약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전력 손실이 대단히 큰 팀 가운데 하나다. KGC과 계약한 정효근의 이적에 대한 보상도 보상선수+보상금 50%가 아닌 보상금 200%를 선택했다. 김낙현이 제대를 앞두고 있지만, 한국가스공사는 전자랜드를 인수한 이후 가장 약한 전력으로 새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삼성_F
IN
_이동엽, 김광철(재계약), 윤성원
OUT
_이호현
은퇴
_장민국
가드, 포워드에 걸쳐 장바구니에 담아둔 선수는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빈손에 그쳤다. 사인&트레이드를 추진하며 최준용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KCC와의 머니게임에서 밀리며 전력 보강에 실패했다. 마침내 알을 깨고 나온 이호현마저 KCC에 빼앗겼다. 궂은일을 도맡아 팀 내에서 신뢰도가 높은 이동엽과 재계약했지만, 결과적으로 최하위에 머문 지난 시즌보다 선수층이 얇아졌다. 장민국은 일본리그 진출을 알아보고 있다. 계약 미체결로 남으면 영입의향서 제출 기간에 낮은 금액을 제시한 팀이라도 계약해야 하기 때문에 삼성과 동의하에 은퇴 선수로 공시됐다.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돈에서라면 지지 않았던 팀인데…. 아, 옛날이여.

#사진_점프볼DB(문복주, 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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