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아산/김민수 인터넷기자] 우리은행 선수단의 ‘300승 시켜 드릴까? 말까?’ 게임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그 중심에는 김단비(33, 180cm)가 있었다.
김단비는 2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리그 용인 삼성생명과 홈경기에서 32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치며 우리은행의 78-7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 김단비는 “경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감독님 300승 시켜 드릴까? 말까? 드리자!’ 였던 것 같다. 선수들이 더 집중을 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다. 삼성생명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보다 더 컸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김단비의 이야기처럼 위성우 감독은 이날 승리를 통해 3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경기가 끝난 후 우리은행 선수단은 위성우 감독에게 물과 얼음을 뿌리며 뜨겁게 축하해줬다.
김단비는 “경기 전날 선수단 단체 메신저 방에서 얼음을 준비해달라고 트레이너 선생님들께 부탁했다. 원래 프로틴도 섞고 싶었는데, 참고 얼음만 뿌렸다(웃음). 처음 얼음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나다”고 웃으며 답했다.
김단비는 신인이었던 신한은행 시절부터 위성우 감독(당시 신한은행 코치)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둘의 인연은 다시 이어졌다.
위성우 감독만의 특별한 점을 묻자 김단비는 “주축인 (박)혜진이가 없었고, (김)정은 언니(하나원큐)가 이적을 했다. (유)승희가 개막전부터 부상을 당했고, 나도 대표팀에 다녀와서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연습도 부족했다. 주축으로 뛰지 않던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솔직히 플레이오프는 갈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래도 한 경기, 한 경기 해보자는 마음으로 뛰었다. 그런데 우리은행이 정말 대단한 팀이라고 느낀 것이 한 선수가 없으면 다른 선수가 한 발 더 뛰면서 메꾼다. 선수가 없는 탓을 하지 않고 하나로 똘똘 뭉쳐서 경기한다. 물론 선수들의 몫도 굉장히 크겠지만, 감독님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위기 상황에서도 2위라는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우리은행의 힘이고, 위성우 감독님의 힘인 것 같다”고 위성우 감독을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위성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기록이 쌓이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래도 의식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김단비는 어떻게 느꼈을까.
김단비 또한 “내가 아는 감독님은 기록을 더 싫어한다. 차라리 기록이 안 생겼으면 하는 성격이시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그러면 능력을 더 줄이시던가, 기록을 만들지 마시던가(웃음). 그래도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여자농구 프로팀에서 감독 자리에 오래 있다는 것 자체도 되게 어려운 일인데, 300승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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