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부산/이재범 기자] KCC가 KBL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정규리그 5위가 처음으로 1위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선다.
부산 KCC는 2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원주 DB를 80-63으로 물리쳤다. 3승 1패를 기록한 KCC는 5위 최초로 1위를 꺾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란 새역사를 썼다. 5위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위와 맞붙은 건 13번이다.
DB는 정규리그 우승에도 4강 플레이오프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1위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건 2008~2009시즌(모비스)과 2010~2011시즌(KT)에 이어 3번째다. 앞선 두 차례 모두 1위에게 패배를 안긴 건 4위(삼성, 동부)다.
이날 경기 전 관심은 판정에 쏠렸다. DB가 3차전이 끝난 뒤 심판설명회를 요청했고, KBL에서 오심을 10여개 인정을 했다고 알려졌다.
전창진 KCC 감독은 “(4차전)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판정 관련 내용으로) 하도 시끄러워서 마음이 무겁다”며 “약이 올라서 빨리 이기고 싶다”고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고 싶다고 바랐다.
KCC는 8-13으로 끌려가던 1쿼터 중반 13점을 올리고 DB에게 자유투(로슨)로만 2실점했다. 허웅과 송교창이 득점을 주도했고, 라건아는 1쿼터 막판 약 2분 동안 블록 3개로 DB의 야투를 봉쇄하는데 앞장섰다. KCC가 21-15로 1쿼터를 마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KCC는 2쿼터 내내 DB가 추격하면 달아나기를 반복했다. 2쿼터 막판 행운이 따랐다. 존슨이 DB의 공격권으로 넘어갈 수 있을 때 두 번이나 골밑 득점을 올렸다. KCC는 1쿼터와 똑같은 38-32, 6점 차이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KCC는 3차전 3쿼터 막판부터 4쿼터 초반까지 연속 11점을 몰아치며 17점 차이로 달아난 것처럼 이날은 3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10점을 집중시켜 48-32, 16점 차이로 벌렸다. 라건아와 최준용이 3점슛을 터트렸고, 송교창이 점퍼와 돌파로 득점에 가세했다. KCC가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KCC는 3쿼터 막판과 4쿼터 초반 정규리그 우승팀인 DB의 강한 저항에 부딪혔다. 서민수에게 3점슛을 내주고, 이선 알바노에게 3점 플레이를 허용했다. 55-47로 쫓기며 흐름이 DB로 넘어갈 때 최준용이 3점슛 라인 한참 뒤에서 24초 샷클락 버저비터를 성공했다. 여기에 칼빈 에피스톨라의 골밑 득점까지 더했다.
KCC는 김종규가 경기 종료 8분 18초를 남기고 스크린 과정에서 5반칙 퇴장 당한 뒤 허웅의 활약으로 두 자리 점수 차이를 계속 유지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정 부저 소리가 울리기를 기다렸다.
KCC는 라건아(17점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6블록)와 허웅(14점 4어시스트), 송교창(14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 최준용(10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알리제 존슨(10점 2리바운드) 등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고른 활약으로 활짝 웃었다. 이승현도 9점 4리바운드로 제몫을 했다.
DB는 디드릭 로슨(16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과 알바노(14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박인웅(12점 5리바운드)의 분전에도 리바운드에서 42-44로 근소하게 뒤졌고, 3점슛 부진(6/28)으로 5차전까지 끌고 가는데 실패했다.
KCC는 오는 27일 창원 LG와 수원 KT의 승자와 챔피언결정 1차전을 갖는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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