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글/한찬우 특파원, 정리/정지욱 기자]
역대 팀 : 전통 강호 '블루 블러드'
'3월의 광란'에서 굵직한 이력을 남긴 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하나 있다. '블루 블러드(Blue Bloods)'. 이는 본래 귀족 명문가를 뜻하는 말로, 대학 농구계에서도 농구 명문 대학을 일컫는데 통용된다. 이 팀들은 우수한 역사와 더불어 현재도 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승 전력이나 대회 성적 등을 토대로 여러 학교들이 ‘블루 블러드’로 불리지만, 공식적인 멤버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블루 블러드' 멤버로 사실상 합의된 학교는 다섯이 있고 주로 미디어에서 언급되는 ‘블루 블러드’가 바로 듀크, 캔자스,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UCLA이다.
이 다섯 학교는 최다 우승팀 리스트에서도 가장 많이 올라와 있는데, UCLA가 11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 우승팀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켄터키(8회), 노스캐롤라이나(6회), 듀크(5회), 캔자스(4회)로 뒤따른다. 그 사이에 인디애나(5회)와 코네티컷(5회)만 껴있을 뿐이고 3회 우승을 한 대학도 빌라노바가 전부이니 '농구 명문'이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참고로 최다 우승에 빛나는 UCLA는 1964년부터 1975년 총 12시즌의 기간에서 10번의 우승을 달성한 황금기를 보낸 적이 있다. 모두 존 우든 감독의 지휘 아래 달성한 금자탑이며, 듀크 대학의 ‘코치 K’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도 5번의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들어 '블루 블러드' 멤버에 몇몇 학교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코네티컷이다. 2004년, 2011년, 2014년, 2023년 우승으로 단시간 내에 4개의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빌라노바 역시 2016년과 2018년에 격년으로 우승을 2회 더 추가하면서 '블루블러드' 새 멤버로 언급이 되고 있다.
2022년에는 파이널포(4강)에는 블루블러드 학교인 캔자스, 노스캐롤라이나, 빌라노바, 듀크가 올랐는데 이는 '블루 블러드' 학교로만 구성된 첫 사례였다.
역대 선수: '3월의 광란' GOATs
‘3월의 광란’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선수들을 알아보자. 대부분의 농구 팬들에게 익숙한 아는 이름이 자주 나온다.
1. 켐바 워커, 2011시즌 코네티컷의 11연승
주요 정보: 코네티컷 대학 / '3월의 광란' 우승(2011), 대회 최우수 선수상, 만장일치 올-아메리칸 퍼스트 팀 등 / 대학 평균 16.1점, 4.1 어시스트
코네티컷 3학년 켐바 워커에게 2011년은, 전설로 남은 한 시즌이다. 빅이스트 컨퍼런스에 속해있는 코네티컷은 컨퍼런스 챔피언십에서 내리 5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해 '3월의 광란' 자동 진출권을 획득한다. 워커가 이끄는 코네티컷의 연승행진은 토너먼트에서도 계속 됐고, 끝내 결승에서 버틀러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워커는 컨퍼런스 토너먼트 5연승, 토너먼트 6승을 더해 11경기 11승의 역사적인 기록을 쓰고 NBA로 진출했다.
2. 앤서니 데이비스, 대학 시절의 '갈매기'
주요 정보: 켄터키 대학 / '3월의 광란' 우승(2012), 대회 최우수 선수상, SEC 올해의 신인, SEC 올해의 선수상 등 / 대학 평균 14.2 득점, 10.4 리바운드)
고교, 대학 시절부터 데이비스는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대형 빅맨이었다. 켄터키로 진학해 1학년임에도 토너먼트 우승, 최우수선수상, 신인상, 수비수상을 휩쓸어버렸다. 1년 만에 대학 무대를 평정한 그는 곧바로 NBA 드래프트에 도전해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 1번픽으로 지명되었다. 현재는 리그를 대표하는 빅맨 중 하나이며 2019년 LA 레이커스로 이적, 르브론 제임스와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2019-2020시즌 첫 우승을 경험했다.
3.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의 라이벌리
주요 정보: 래리 버드(인디애나 주립대 / 올해의 대학 선수상, 만장일치 올-아메리칸 퍼스트팀 2회 등 / 대학 평균 30.3점, 13.3 리바운드), 매직 존슨(미시건 주립대 / '3월의 광란' 우승(1979), 대회 최우수 선수상 수상, 만장일치 올-아메리칸 퍼스트팀 등 / 대학 평균 17.1 점, 7.9 어시스트, 7.6 리바운드)
이전 편에서 언급했듯이, 이 둘의 라이벌리는 NBA 이전 대학시절부터 시작됐다. 1979년 토너먼트 결승에서 미시건주립대의 2학년 매직 존슨과 인디애나주립대의 3학년 래리 버드가 만났다. 인디애나 주립대와 미시간 주립대 간의 결승은 전국 방송을 통해 방영되었는데 당시 시청률 24.1%를 기록했다. 역대급 흥행 경기로 손꼽히며 나아가 NBA의 인기를 높이는 기폭제가 되었다.
4. 덩크를 금지하게 만든 카림 압둘자바
주요 정보: UCLA / '3월의 광란' 우승 3회(1967-69), 대회 최우수 선수상 수상 2회, 네이스미스 올해의 선수상, 만장일치 올-아메리칸 퍼스트팀 3회 등 / 대학 평균 26.4점, 15.5 리바운드
UCLA가 토너먼트 최다 우승팀으로 자리매김 하는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선수다. 압둘자바는 UCLA에 무려 3번의 우승을 안겼다. 당시에는 이름이 루 앨신더였다. 프로진출 후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이름도 카림 압둘자바로 개명했다.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면서 압도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며 협회로부터 덩크를 금지하기 위한 '루 앨신더 룰'이 나오게끔 한 장본인이다. 지금이야 초고교급 선수가 NBA 진출이전 대학교에서 1년만 뛰고 프로로가는 원앤던이 흔하지만 60-70년대에는 매우 드문 일이었다.
그 밖에도 이전 편에서 언급된 마이클 조던(노스캐롤라이나), 카멜로 앤서니(시라큐스)를 비롯해 수많은 대학 스타들이 '3월의 광란'을 빛냈다. 대학 시절 활약에도 불구하고, 프로 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거나 아예 자취를 감춘 스타들도 여럿 존재한다. 하지만 '3월의 광란' 활약과 프로 커리어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3월의 광란' Fun Fact
- '퍼펙트 브라켓'의 확률은
68개 팀이 대회에 참가해 64강의 1라운드부터 결승까지 쉴 새 없이 치러지는 '3월의 광란'. 과연 첫 라운드부터 끝까지 승리 팀을 모두 맞히는 대진표를 만들 수 있을까? 승부 예측에 관심 많은 팬도 많다. 대회 전 경기의 승리 팀을 모두 맞히는 것은 확률상 불가능에 가깝다. 50% 확률의 동전 던지기보다야 예측이 비교적 쉽겠지만, 그래도 '퍼펙트 브라켓'을 만들 확률은 약 1200억 분의 1에 가깝다. 0에 수렴하는 확률이다.
2014년에는 부호 워런 버핏이 '퍼펙트 브라켓'에 대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3000억 원)의 상금을 걸었지만, 여전히 당첨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프로 스포츠에 비해 더욱 예측이 힘든 대학 스포츠인 데다 단판 승부다 보니 온갖 이변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그러니 16강 진출 학교만 맞히는 것 자체도 무척 어렵다고 한다. 그럼에도 3월만 되면 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유명 스타와 미국 전현직 대통령까지 '3월의 광란' 브라켓 맞히기 이벤트에 참여한다. 과연 이 '퍼펙트 브라켓'의 첫 주인은 누가 될까.
- 업셋,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유쾌한 반란
상위 시드를 갖고 있는 팀이 하위 시드를 잡는 것이 확률상 일반적이지만, 실제의 스포츠 세계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모든 팀이 각 컨퍼런스에서 우승을 했거나 우승에 근접할 정도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강팀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온갖 예측과 분석이 난무하더라도, 40분의 경기 시간이 시작되면 결국 이기는 팀이 강한 팀으로 평가받는 법이다. 올해 역시 업셋을 일으킬 팀과 업셋을 당하는 팀을 여러 매체가 분석하고 있다. 강팀의 부진, 다크호스 팀의 활약에 대해 팬들의 기대감을 고조되고 있다.
역사상 손꼽히는 업셋 중 하나는 2018년 벌어진 볼티모어 메릴랜드(UMBC)와 버지니아의 경기다. 1라운드 경기에서 16번 시드 팀이 1번 시드를 찹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다. 심지어 스코어 74-54로 승리를 거두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버지니아에겐 이때의 충격이 발판이 된 것일까. 이듬해 버지니아는 학교 역사상 첫 '3월의 광란' 우승을 거뒀다.
다음 글에서는 2023-24 시즌에 초점을 맞춘다. 올 시즌엔 어느 강팀은 있는지, 과연 대회 유력 우승팀은 누가 있는지 정규시즌을 바탕으로 알아본다. 다만, 정규 시즌과 토너먼트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 터다. 경험, 강심장, 전술, 예상치 못한 수백 가지의 변수가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이 단판 토너먼트. 마침 지난 일요일 공개된 토너먼트 대진표를 바탕으로 '퍼펙트 브라켓'을 위한 주요 팀이 이어질 예정이다. 자세한 경기 일자와 장소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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