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이규빈 기자] 웨스트브룩이 덴버 미디어 데이에서 전 소속팀들을 디스했다.
덴버 너겟츠는 29일(한국시간) 2024-2025시즌을 앞두고 공식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신입생 러셀 웨스트브룩이었다. 웨스트브룩은 덴버와 2년 68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덴버에 합류했다.
계약 조건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웨스트브룩은 더 이상 전성기 시절의 슈퍼스타가 아니다. 이제 식스맨 역할을 받아들여야 하는 위치에 놓였다.
하지만 미디어 데이에서 웨스트브룩의 인터뷰를 보면 아직 자존심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브룩은 "나의 이전 팀들은 내 특별한 재능과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 나는 내 포지션이 아닌 포지션에서 뛰고 있었다. 마이크 말론 감독은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허용했기 때문에 덴버로 합류한 것"이라고 말했다.
즉, 웨스트브룩은 자신의 전 소속팀을 비판한 것이다. 웨스트브룩은 드래프트로 뽑히고, 오랫동안 활약했던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를 떠나, 휴스턴 로켓츠, 워싱턴 위저즈, LA 레이커스, LA 클리퍼스를 거쳐 덴버로 합류했다. 웨스트브룩이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레이커스 시절부터였다.
웨스트브룩은 아마 레이커스와 클러피스를 비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레이커스는 앤서니 데이비스와 르브론 제임스라는 확고한 원투펀치가 있었고, 웨스트브룩은 팀의 세 번째 옵션이었다. 당연히 웨스트브룩이 해왔던 것처럼 공을 오래 들고 있을 수가 없었다. 결국 웨스트브룩은 레이커스에서 최악의 활약으로 쫓겨나듯 트레이드된다.
그 후 클리퍼스에서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으나, 역시 전성기 시절의 비중과 역할은 아니었다. 폴 조지와 카와이 레너드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고, 공격에서 큰 비중보다 수비와 에너지 레벨에 힘을 쏟았다. 또 제임스 하든이 합류한 이후에는 아예 주전 자리에서 밀려나, 벤치로 강등됐다. 웨스트브룩 입장에서 자존심에 금이 갔을 것이다.
문제는 더 이상 웨스트브룩의 공격이 위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전성기 시절에도 3점슛을 비롯한 외곽슛에 약점이 있던 웨스트브룩이었으나, 전성기 시절에는 막강한 신체 능력과 운동 신경으로 알고도 막지 못하는 골밑 돌파를 선보였다.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최근에는 웨스트브룩의 돌파는 너무나 막기 쉬운 공격 루트다. 외곽슛은 여전히 성공률이 낮다.
덴버 입장에서도 전성기 시절 웨스트브룩을 기대하고 영입한 것이 아니라, 벤치에서 조커 역할을 기대하고 영입한 것이다. 덴버는 자말 머레이, 니콜라 요키치라는 확고한 원투펀치가 있고, 마이클 포터 주니어라는 공격 옵션도 있다.
만약 웨스트브룩이 인터뷰처럼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려고 한다면, 덴버 입장에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웨스트브룩과 덴버의 최선은 식스맨 역할로 가끔 분위기 전환을 해주는 것이다.
과연 웨스트브룩이 덴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