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부산/이재범 기자] “필리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선수지만, 제 생각에는 KBL 레전드라고 생각한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28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116-78로 물리쳤다.
경기 시작부터 앞서 나가기 시작한 현대모비스는 5명이 두 자리 득점을 올리는 활약 속에 이번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며 기분 좋게 4라운드를 마무리(19승 17패)했다.
두 자리 득점을 올린 선수 중 한 명은 최진수다. 최진수는 12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로 활약했다.
12점은 최진수의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이자 시즌 두 번째 두 자리 득점이다. 첫 번째 역시 지난해 11월 26일 삼성과 맞대결에서 나온 11점이다.
최진수는 “연승을 하고 있다. 매번 삼성과 경기에서 힘겹게 이겼는데 분위기를 탔고, 시원시원하게 잘해서 기분이 좋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시즌 막판으로 흘러가면서 대부분 선수들이 체력 문제를 겪는다.
이번 시즌 27경기 평균 13분 43초 출전 중인 최진수는 체력 관련 질문이 나오자 “체력은 신경을 안 쓴다. 문제가 될 만한 경기를 했던 적이 없었다”며 “우리 팀에서 많이 뛰는 어린 선수들이 있어서 컨디션을 잡기가 어렵지만, 어린 선수들보다는 경험이 있어서 최대한 잡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최진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구엘 옥존과 함께 참석했다. 이 순간부터 박무빈과 옥존 관련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최진수는 옥존과 박무빈 가세 후 경기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는 질문에 “기존 서명진 등이 앞선에서 그런 플레이를 해줬다. 투맨 게임에서 파생되는 게 많았다. 솔직히 박무빈과 옥존의 투맨게임을 통해 파생되는 게 많다. 그전에는 감독님께서 추구하신 모션오펜스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다면 지금은 좀 더 스페이싱이 되면서 픽앤롤 플레이가 되니까 경기가 잘 풀린다”며 “무빈이와 옥존이 픽앤롤을 하면서 득점이 나오니까 상대팀이 거기에 집중하면 반대편의 선수들도 기회가 난다. 그렇게 복수로 계속 기회가 나서 경기가 잘 풀린다. 또 반대쪽 선수는 슛을 던져도 수비를 달고 던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한쪽으로 (상대 수비가) 쏠리면 반대에서 완벽한 기회가 나서 최근 슛 성공률도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진수는 옥존과 박무빈의 장점에 대해서는 “둘 다 공격에 특화된 선수들이다. 가드라고 나오는 선수들이 슛이 되면 다른 게 안 되고, 사이즈가 작다. 수비가 되면 뭐가 안 된다. 무빈이는 특별히 빠지는 게 없다. 김선형 선수가 골밑에서 제일 강점이 있었던 이유가 플로터다. (박무빈은) 플로터도 잘 한다. 공격력에 특화가 되어 있다. 수비는 아직 상대하는 선수들이 대학보다 수준이 높고, 경험이 많은 선수라서 어쩔 수 없다”며 “옥존도 똑같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필리핀에서 하는 농구는 팀 농구도 많지만, 거기 농구 스타일은 스페이싱 농구에 1대1 수비다. 지역방어나 도움수비도 별로 없다. 우리처럼 복잡한 수비를 하지 않는다. 그런 것에 비하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공격에서는 슛이 좋고, 개인 능력이 좋다. 한국농구에 적응을 하면 또 다른 좋은 선수가 나올 거다”고 두 선수를 치켜세웠다.
두 선수의 가세로 편해졌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최진수는 “와서 편한 게 많다. 프림도 그럴 거다. 프림이 요즘 볼 잡으면 두 선수 밖에 안 본다. 솔직히 프림 입장이 이해가 간다. 시즌 초반에 (3점)슛이 워낙 안 들어갔다. 대부분 (상대 수비가) 슬라이스로 갔다. 그럼 할 게 없었다. 가드도 그렇고, 스크린 거는 입장에서도 힘들다. 김지완도, 이우석도 슛이 들어가는 순간부터 픽앤롤을 통해 프림까지 살아났다”며 “어쨌든 옥존과 무빈이가 창의적인 플레이가 많아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석이, 지완이, 김국찬까지 잘 하고 있다. 장재석도 스크린을 가서 받아먹는 득점도 많아졌다. 다 맞물린다고 생각한다. 1~2명이 잘 하는 건 아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최진수는 인터뷰 대부분 시간을 옥존과 박무빈 칭찬에 할애했다.
그러다 옥존이 최진수 관련 질문을 받은 뒤 “최진수 형이 키도 크고 슛도 되게 좋다. 제가 볼 때 육각형 선수”라며 “필리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선수지만, 제 생각에는 KBL 레전드라고 생각한다”고 최진수를 극찬했다.
박무빈과 옥존 칭찬만 하던 최진수는 이 한 마디를 들은 것만으로도 기자회견에 들어온 가치가 있었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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