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울산/이재범 기자] 이재도가 플레이오프에서 7승을 거두며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원 LG는 2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원정 경기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6-85로 물리치고 10연승과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확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번 시즌 첫 번째 1점 차 승리다. 지난 시즌에는 1점 차 승부에서 6전승을 거뒀다. 2021~2022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LG는 1점 차 승부에서 9연승 중이다.
42.1초를 남기고 저스틴 구탕이 결승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3쿼터 한 때 50-64로 뒤졌던 LG가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아셈 마레이와 이재도 덕분이다. 특히, 이재도는 4쿼터 중반 75-81로 뒤질 때 연속 7점을 몰아치며 역전에 앞장섰다.
LG는 KCC와 맞대결에서도 13점 열세를 뒤집었다. 이 경기 역시 이재도가 역전승의 선봉에 선 바 있다.
이재도는 이날 2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실책 3개를 범한 게 흠이었다.
조상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저를 들었다 놨다. 수비도 실수하고, 스위치한 뒤 안 쫓아가고 그런 부분에서 이재도가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승부처에서는 고참들이 쏘고, 더 해주기를 바라고, 양홍석 등 고액 연봉자들이 더 해줘야 한다”고 이재도의 플레이를 되돌아봤다.
한편 이재도는 이날 1쿼터 6분 18초를 남기고 스틸 하나를 추가하며 정규리그 통산 600스틸을 달성했다.
다음은 이재도의 기자회견에서 나온 일문일답이다.
승리소감
기분이 좋고, 2위를 확정하는 경기였다. 2경기가 남았지만, 그 경기를 생각 안 하고 오늘(24일) 끝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역시 쉽지 않은 경기였다. 후반에 팀으로 각자 역할을 잘 해주면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서 너무 좋다. 남은 두 경기도 감독님께서 플랜을 짜시겠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제가 수훈 선수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왔지만,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보이지 않는 수비 실수가 너무 많았고, 공격에서도 중요할 때 실수가 있었다. 제가 다른 부분에서 만회하려고 했다. 4쿼터에서는 마레이, 구탕, 제가 공격에서 풀어줘야 한다고 코치님들께서 말씀을 해주신다. 동료들도 공격을 네가 해야 한다고 말해줘서 잘 되었다. KCC와 경기도, 오늘 경기도 우리 팀의 저력은 확인되었다. 마무리를 잘 하고, 지난 시즌과 같은 결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잘 준비해야 한다.
두 경기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팀 상대로 역전승
우리 팀의 저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지고 있어도 언제든 치고 나갈 수 있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 팀으로 너무 뿌듯하다. 이게 쉬운 거 같아도 많은 생각과 많은 감정을 코트 안에서 눌러야 한다. 선수 개개인이, 저도 그렇지만, 마레이, 구탕, 유기상, 양홍석 선수가 하고 싶은 게 있을 건데 팀 승리를 위해 자기 감정을 자제하고, 각자 역할에 집중해서 팀으로 잘 할 수 있었다. 오늘 같은 경기도 내용이 좋지 않고 현대모비스에게 밀렸지만, 우리가 하나가 되어서 하는 게 좋았다.
제가 실수를 많이 했다. 벤치 눈치를 잘 안 보는데 오늘은(웃음) 4쿼터에서 패스 실수도 하고, 수비 실수도 해서 감독님 눈치를 3번 정도 봤다. 제가 책임지고 싶었고, 중요할 때 저나 마레이가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 잘 되었다.
KCC와 경기도 그랬고, 창원 팬들께서 홈인 것처럼 많이 오셨다. KCC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말을 못 했는데, 경상도권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창원 팬들께서 반 정도로 채워 주셔서 환호와 열기가 뜨거웠다. 역전하고 마지막에 승리했을 때 같이 환호를 해주셨다. 4월, 5월 플레이오프까지 같은 마음으로 즐겨줬으면 좋겠다. 팬들께 감사하다.
통산 600스틸 달성
저도 몰랐던 사실이다. 5000점 2000어시스트를 10번째로 달성한 게 연속 출전에 이어서 자부심을 가져도 될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600스틸을 하면 (달성한 선수가) 더 적지 않나? 이번 시즌에 힘들던 적이 있었다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제 스스로 의문이 들고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이런 기록으로 인해 제가 누구인지, 어떻게 (선수생활을) 해왔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제 스스로 뿌듯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기록이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을 가지고, 그 기록의 자부심을 가지고 이번 시즌 최선을 다해서, 우승의 기회가 왔으니까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는 걸 알아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우승 하려면
우승까지 7승이 남았다.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와 또 다른 시즌이다. 모든 팀의 전력은 나와 있다. 분위기 싸움, 기세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더 진지한 자세로 몸 관리를 하고, 연습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런 게 코트 안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또 유일하게 우리 팀에서 반지가 있는 선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형들도 있지만, 유기상 등 플레이오프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도 있다. 휴식기 때 술 한잔 사주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감독님께서 싫어하실 수 있다. 술이 안 되면 차라도 한 잔 하겠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치는 나왔다. 우리 팀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까? 우리 팀의 수비가 어렵고 세밀하다. 저도 실수가 많다. 실수를 하면 그걸 메워주고 채워주는 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팀도 그런 부분에서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조금 더 단단하고, 실수를 줄이는 게, 3개와 2개보다 안 하거나 1개 하는 게 더 낫다.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가야 한다. 분위기는 우리 선수가 잡아가고, 소통은 고참들이 잡아간다. 저와 정희재 형, 이관희 형, 마레이는 3시즌을 뛴다. 이 정도면 일을 낼 순간이다. 또 신구조화로 양홍석, 유기상, 양준석, 구탕 등까지 잘 해서 정규리그를 잘 마무리했으니까 플레이오프에서 7승을 적어놓고 경기를 해야 한다.
#사진_ 윤민호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