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고 2학년 소지호(좌)-이창현(우) |
[점프볼=사천/서호민 기자] 무룡고 2학년 이창현(180cm,G)과 소지호(174cm,G)가 동반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울산 대표 무룡고는 16일 사천체육관에서 열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19세이하 남자부 4강전에서 마산고에게 137-105 대승을 거뒀다.
최종 스코어에서도 알수 있듯 무룡고는 올스타게임을 연상케 하는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다.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한 최재혁(32점)을 필두로 20점 이상 득점한 선수만 4명에 달했다.
승리 원동력은 3점슛이다. 무룡고는 이날 3점슛 무려 26개를 림에 꽂아넣었다. 그런 와중에 2학년 이창현(23점 17리바운드 14어시스트)과 소지호(20점 12리바운드 17어시스트 6스틸)는 동반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이창현과 소지호는 이날 승리한 뒤 “둘이 전지훈련이나 대회를 나갈 때, 룸메이트다. 수비력이 뛰어나는 등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그래서 같은 날 동반 트리플더블을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고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소감을 전했다.
무룡고 배경한 코치는 “올해 무룡고 농구는 기조는 수비다. 이창현과 소지호 두 선수 모두 수비 능력이 뛰어나며, 무룡고 수비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라고 이창현과 소지호를 설명했다.
서로의 장점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이창현은 “(소)지호는 자신보다 신장이 큰 선수들도 잘 막는다. 1대1 수비, 팀 수비 모두 능력이 탁월하다. 슈팅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공격적인 면에서도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고 평했다.
그러자 소지호는 “(이)창현이는 존재 자체로 믿음직스럽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열심히 하고 리바운드, 에너지레벨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트리플더블은 보통 득점-리바운드-어시스트로 구성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건 바로 어시스트다.
이창현과 소지호는 이날 어시스트를 각각 14개, 17개를 기록했다. 어시스트 비결을 묻자 소지호는 “최재혁(3P 7개), 김문경(3P 6개)이 우리 팀의 슈터 역할을 맡고 있는데 슛을 너무나도 잘 넣어줘서 어시스트를 많이 기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창현도 “슈터들 덕분이다(웃음). 슈터들의 감이 좋아서 최대한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려고 했고 잘 넣어줬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소지호는 송정초에서 농구를 시작해 화봉중, 무룡고를 거친 울산 홈보이다. 경북 상주 출신인 이창현은 중학교 3학년 때 상주중에서 화봉중으로 전학을 온 케이스다. 그는 농구인 가족을 둔 덕분에 남들보다 일찍 농구를 시작했다. 아버지는 상주 상산초 이준호 코치이며, 동생 이승현은 무룡고 연계학교인 화봉중에서 뛰고 있다.
수비능력이 뛰어난 둘에게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고 묻자 다소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창현은 자신의 롤 모델로 게리 페이튼 1세를, 소지호는 KCC 신명호 코치를 지목했다. 그 이유가 무척 궁금했다.
이창현은 “게리 페이튼 2세 아버지 게리 페이튼 1세다. 페이튼 2세는 수비에 특화된 선수지만 아버지 페이튼 1세는 공수 모두 뛰어나다. 그래서 영상을 많이 챙겨봤다. 페이튼 1세처럼 수비에서 두각을 드러내되 높은 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지호는 “나는 신명호 코치님이다. 신명호 코치님을 보면 저절로 희망이 생긴다. 슈팅 능력이 없어도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분이시다. 신명호 코치님처럼 수비하면 딱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수비에 특화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창현과 소지호 둘다 아직 2학년인데도 불구하고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 3학년에 올라가는 내년에는 성장세를 계속 이어가 주전 가드 김건하(175cm,G)와 함께 무룡고의 기둥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창현은 “코트 안에서는 궂은일에 더욱 신경 쓰며 밖에서는 솔선수범하며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소지호는 “화봉중 3학년 때 전국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내년에도 그 때 기억을 되살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바랐다.
무룡고는 17일 오후 12시 40분, 사천체육관에서 서울 대표 용산고와 금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소지호는 “여태까지 농구를 하면서 결승에서는 져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며 “용산고는 전체적으로 신장이 크다. 중학교 3학년 때 에디 다니엘을 잘 막았던 기억이 난다. U16 대표팀에서도 다니엘을 곧 잘 막았다. 이번에도 다니엘 수비를 잘해낼 자신있다”고 자신했다.
이창현도 “(장)혁준이 형이 에이스인데 혁준이형을 잘 봉쇄하는게 중요하다”며 “상주중 시절 소년체전에서 화봉중에 밀려 아쉽게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따내 꼭 그 때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_서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