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정지욱 기자] 프로스포츠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선수들의 공통점은 ‘루틴’이다. 경기 전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만의 리듬을 찾는 농구선수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NBA에서 10시즌을 뛴 창원 LG의 베테랑 단테 커닝햄(37)도 마찬가지다.
커닝햄의 경기 전 루틴은 독특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슈팅 연습을 하지만, 커닝햄은 팀 미팅 이전까지 경기장에 나오지 않는다. 그는 라커룸에 머무르며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LG 조상현 감독은 “경기 전 긴장감을 낮추고 정신적인 편안함을 가져가기 위한 자신만의 습관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빼놓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과자 먹기다.
커닝햄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NBA를 떠나 해외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다양한 문화를 겪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자 먹기도 그중 하나다. 홈, 원정 라커룸 테이블에 간식으로 조금씩 마련된 과자를 하나씩 맞보다가 그 맛에 푹 빠졌다. 커닝햄은 “한국과자가 맛있더라. 내가 가본 나라 중에서 한국 과자가 가장 맛있다”라고 말했다. 아예 LG는 라커룸에 커닝햄을 위해 더 다양한 종류의 과자를 가져다 놓았다고.
여러 종류의 과자 중 커닝햄의 ‘최애’는 쿠크다스였다. 그는 “크래커 같이 생겼는데 많이 달지 않고 부드러워서 식감이 좋더라. 얼마 전에 누나가 한국에 왔다 갔는데, ‘커피에 찍어먹어보라’고 하길래 그렇게도 먹어봤다. 맛있었다”며 웃었다. 커닝햄의 간식 맛보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LG관계자에 따르면 구단 버스를 타고 원정 이동 길에 들르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소시지, 핫도그 등을 꼭 먹어본다고.
본지 3월호 인터뷰를 위해 만난 커닝햄에게 몇 가지 과자를 선물로 줬는데, 그 중 하나를 곧바로 뜯어 한입에 넣더니 “오, 이거 맛있네”라며 몇 개를 더 먹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기분 좋게 과자 봉지를 손에 들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사진=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