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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새로운 여농 귀요미 탄생? 코리안 드림 꿈꾸는 하나은행 이시다 유즈키

조영두 기자 / 기사승인 : 2024-09-15 0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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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조영두 기자] 모든 드래프트가 열리면 항상 1순위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6월 진행된 2024~2024 WKBL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에서는 가장 마지막에 뽑힌 이가 1순위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2라운드 4순위로 부천 하나은행에 입단한 이시다 유즈키(25, 168cm)가 그 주인공. 이시다는 귀여운 외모와 더불어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화제가 됐다. 아직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새로운 여농 귀요미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인터뷰는 8월 12일에 진행됐습니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9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어떻게 농구를 시작하게 됐는지?
7살 위 언니가 고등학생 때까지 농구를 했다. 어릴 때부터 언니를 워낙 좋아해서 훈련하는 걸 따라다녔다. 그러다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

하마마츠 카이세이칸 고등학교 시절에는 팀의 에이스였다.
그때는 평균 40점은 한 것 같다. 나 혼자서 대부분의 득점을 책임졌다. 1대1 공격뿐만 아니라 2대2 플레이도 했었다. 수비가 떨어지면 3점슛으로 득점을 올렸다.

샹송 V-매직 시절에는 한국 지도자인 정해일, 이옥자 감독에게 농구를 배우기도 했는데?

내가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 정해일 감독님이 계셨다. 굉장히 엄격한 스타일이라 조금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팀 플레이를 굉장히 선호하셨다. 이옥자 감독님은 기본기를 많이 강조하셨다. 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프로 입성 후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을 것 같다.
샹송에 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W리그는 실업리그라 샹송화장품 회사 직원으로 입사했다. 그래서 퇴근하고 훈련을 진행했다. 경기를 못 뛰어서 힘들었고, 회사와의 관계도 문제가 있었다. 농구를 그만두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

WKBL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원래 농구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그때 한국에 계신 지인 분이 WKBL에 아시아쿼터 제도가 도입될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됐다.

WKBL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

오프시즌에 연습경기를 해서 알고 있었다. 과거 (아산) 우리은행에서 뛰었던 (김)진희(은퇴) 언니, (나)윤정(KB스타즈) 언니와 친분이 있다. 진희 언니는 요즘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락을 하고 지낸다. 윤정 언니와는 연습경기 때 대화를 조금 하며 친분을 쌓았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가장 마지막이었던 2라운드 4순위로 하나은행의 지명을 받았다.
너무 긴장해서 토할 것 같았다(웃음). 처음부터 뽑힐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내 이름이 불려서 다행이었다.

한국어로 지명 소감을 말해서 화제가 됐는데?
준비한 건 아니었다. 즉석에서 생각난 대로 말했다.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훈련량이 너무 많아서 힘들어요”
이시다는 8월 6일 입국해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현재 또 다른 아시아쿼터선수 와타베 유리나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팀 훈련을 소화 중이다. 이시다와 와타베 모두 한국팀의 훈련량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아직 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하나은행에 완벽하게 녹아든다면 김정은, 양인영, 진안, 김시온 등 국내선수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팀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죽을 것 같다(웃음). 훈련량이 너무 많다. 확실히 일본과 차이가 크다. 내가 낯가림이 심해서 아직 선수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대화를 하고 있는데 좀 더 친해져야 될 것 같다.

일본과 비교해 훈련량이 얼마나 많은지?
2, 3배는 더 많다. 한국은 오전, 오후, 야간 훈련까지 있지 않나. 일본은 팀에 따라 다른데 오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거나 오후에 코트 훈련을 하면 훈련이 끝난다. 그 이후로는 전부 개인 훈련 시간이다.

가장 힘든점이 있다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안 해봐서 정말 힘들다.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적응될 것 같다. 아마 지금 팀에서 내가 무게를 가장 못 들 거다. 와타베와 비교한다면 상체는 약하지만 하체는 자신 있다. 와타베 빼고는 이길 수 있는 선수가 없다(웃음).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는데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는지?

맞다. 통역 없이도 한국어로 대화가 가능한 정도다. 숙소에서 선수들과 대화할 때 와타베가 알아듣지 못하면 내가 대신 전달해주곤 한다.

음식은 입에 잘 맞는지?
음식이 정말 맛있고, 잘 먹을 수 있다. 다만 훈련량이 많아서 힘들어서 그런지 많이 못 먹는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입맛이 없다. 쉬는 날에만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과 한국의 문화 차이도 느껴지는지?
차이가 꽤 크다. 한국은 선후배 관계가 명확하다. 일본에서는 선배들이 이야기할 때 눈을 봐야 한다고 배웠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있더라. 뭐가 정답인지 아직 모르겠다. 선수들에게 물어봐야 될 것 같다.

등번호를 36번으로 고른 이유는?

일본에 사주를 보는 한국인이 있다. 굉장히 유명하신 분인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어서 여쭤봤더니 36번을 추천해주셨다. 그동안 팀을 옮길 때마다 등번호를 바꿔서 의미 있는 번호는 없다.

“한국 드라마 놓칠 수 없어요”
이시다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 드라마를 섭렵했기 때문이다. 과거 동료들의 추천으로 한국 드라마를 접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고 한다. 여행도 5번이나 왔을 정도로 한국 사랑이 대단하다. 한국을 좋아한 덕분에 WKBL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경기 후 이시다가 수훈선수로 선정되어 한국어로 인터뷰를 한다? 많은 WKBL 팬들이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굿닥터’를 통해 한국 드라마에 빠지게 됐는데 보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샹송 시절에 언니들이 ‘굿닥터’를 보고 계셨다. 나도 추천을 받아서 봤는데 점점 빠져들게 되더라. 사실 일본 드라마는 아예 보지 않는다. 한국 드라마는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그 이후로 셀 수 없을 정도로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다. 요즘도 (김)하나와 드라마, 영화 이야기를 자주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 드라마를 꼽는다면?

다 재밌어서 고르지 못하겠다. 넷플릭스에 매주 새롭게 나오는 드라마는 거의 다 챙겨본다. 최근에는 ‘낯과 밤이 다른 그녀’를 시청했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좋아하는 한국 배우도 달라진다. 요즘 좋아하는 배우는 특별히 없다.

한국어 공부는 따로 한 건지?
공부를 한 건 아니다. 한글을 딱 1시간만 보고 다 외웠다. 덕분에 거의 다 안다. 드라마를 많이 보다보니 대화는 자연스럽게 됐다. 과거 한국 왔을 때 친구들과 한국어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한국에 몇 번 왔었는지?
여행으로 온 건 5번, 전지훈련으로 2번을 왔다. 올해도 팀 합류 전에 2번이나 왔었다. 홍대, 동대문, 강남, 성수 등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쇼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교촌치킨 허니콤보. (일본에도 가라아게가 있는데?) 일본의 가라아게와는 완전 다르다. 딱 먹었을 때 한국 치킨이 훨씬 맛있다(웃음).

만약 한국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WKBL에 오지 않았을 것 같은지?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에 지원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농구를 그만두고 일하면서 평범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쉬는 날 다녀온 곳이 있는지?
너무 피곤해서 숙소에만 있었다. 좀 더 적응이 된다면 선수들과 함께 나가서 놀고 싶다. 뭘 할지는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벌써부터 한국 팬들의 관심이 뜨거운데 알고 있는지?

나도 느낀다.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에서 하나은행에 뽑힌 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500명이 늘었다. 응원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솔직히 부담스럽다.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크다.

한국에서 첫 시즌을 보내게 됐는데 목표가 있다면?
나다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경기를 뛰게 된다면 수비든 슛이든 흐름을 바꾸고 싶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사진_문복주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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