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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규 칼럼] 정재용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에게 들었습니다 ④ ‘농구가 대한민국 스포츠의 변화를 선도합니다’

조원규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5-11-20 06: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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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의 변화, 한국 스포츠 변화를 선도
협회의 인력과 예산 충원은 당면 과제
여전히 부정적, 회의적인 시선도 있어
사업의 성과와 함께 더 많은 소통 필요

한국 농구가 위기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관중이 늘어나는 KBL과 달리, 그 젖줄이 되는 중고등학교 선수는 계속 줄고 있습니다. 선수 수급도 어렵습니다. 지난 4월, 정재용 KBS 전 스포츠국장이 대한농구협회 상근 부회장에 취임했습니다. 협회의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입니다. 그는 위기가 곧 기회라고 얘기합니다. 그 의미를 전합니다.

◆ 한국 농구, 희망이 있나요?
① 더이상 논란은 없다. 축적된 데이터로 최적의 대표팀 구성
② 엘리트 시스템을 살리는 ‘K-디비전 시스템’
③ 금메달 패러다임에서 산업화 패러다임으로
④ 농구가 대한민국 스포츠의 변화를 선도합니다

정 부회장은 한국 농구에 희망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시스템의 변화, ‘K-디비전’의 정착이 한국 농구의 체질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나아가 한국 스포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 대학 후배들과 3X3 농구대회에 출전한 정재용 부회장


그 작업이 결코 쉬울 리 없습니다. 첫 번째 과제는 인력과 예산입니다.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지만,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결국 사람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을 충분히 활용하려면 예산이 있어야 합니다. 정 부회장은 관련 기관의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비교적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 출신이 갖는 장점입니다.

인력은 어떨까요?

“협회 직원들이 추진하고자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십니다. 결국은 사람이 중요한데, 맨파워가 나쁘지 않아요. 밖에서 볼 때와 달랐습니다. 직원 대부분 (연령)이 2, 30대입니다. 동기가 부여되면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미래 전략이라는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굉장히 희망적입니다.”

지금의 맨파워가 나쁘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인력은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인력으로는 사업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협회의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인력과 예산의 확보입니다.

과제는 또 있습니다. 일부 농구인들의 정 부회장에 대한 인식입니다. 그는 KBS 기자 시절 기존의 엘리트 시스템을 비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운동부입니다』와 『스포츠와 성폭력에 대한 인권 보고서』 등 그가 기획한 프로젝트의 파장이 작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엘리트 시스템에 대한 부정으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운동하는 아이가 행복하다』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주장은 공부와 운동, 일과 운동을 병행하는 삶이 건강하고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지금의 엘리트 중심 한국 체육은 위기라고 진단합니다. 엘리트의 해체가 아닌 엘리트의 토대를 단단히 하는 해법이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 엘리트의 해체가 아닌, 토대를 단단하게

정 부회장은 엘리트 축구 선수였습니다. 중학교 때 부상으로 축구에 대한 꿈을 접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했지만, 축구 선수의 기억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구타와 욕설이 난무하는 80년대 초반의 운동부에는 인권이 없었습니다. 그 경험은 스포츠 개혁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는 지금도 운동을 좋아합니다. 대학 시절 농구와 인연을 맺었고, 지금도 코트에서 땀을 흘리는 것을 즐깁니다. 그에게 짧은 엘리트 경험이 나쁜 기억만은 아닙니다. 소중한 꿈이었고, 꿈을 실현하기 위한 열정이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 자신과 같았던 어린 선수들을 응원합니다. 그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 스포츠의 구조적 문제를 연구하기 위한 미국 유학 시절에도 농구를 즐겼다.


그가 추구하는 개혁은 사람을 향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시스템입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또 기자로 현장에서 많은 체육인을 만나면서 깊이 체득한 것입니다.

“현장에서 많은 지도자를 만났습니다. 그분들이 제게 많은 힘을 주셨어요. 제 생각이 맞다는, 그분들을 설득한다는 오만한 생각은 없습니다. 기자는 듣는 직업입니다. 들은 내용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협회 일도 그렇습니다. 현장의 의견을 더 폭넓게 수렴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소중한 의견들을 확산하고 다시 모으는 작업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시스템의 변화가 한국 농구의 르네상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것의 성공을 통해 한국 스포츠의 패러다임이 변할 수 있을까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한 점은, 지금 한국 농구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5월, 정재용 부회장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농구 미래 발전 전략 보고서'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모 기자가 “예상되는 어려움은 없는가?” 물었고, 정 부회장은 “밥그릇을 이기는 정의는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지도자들이 시스템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농구계 현실에 입각해서, 지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에서 한 걸음씩 나가겠다"고 부연했습니다.


▲ 지방 농구협회에서 대한농구협회 정책 설명회 후 
 

정 부회장은 취임 후 대회가 열리는 현장을 많이 찾았습니다. 지역을 돌며 농구의 미래 전략을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시선은 여전히 있습니다. 정 부회장은 “더 많이 만나서 비전을 알리겠다”는 생각입니다.

계획을 집행하고, 점검하고, 보완할 인력과 시스템도 과제입니다. 현재 협회의 상근 인력으로 새롭게 사업을 확대하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적의 효율을 찾는 완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정 부회장을 인터뷰하며 농구인들의 생각을 같이 들었습니다. 변화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었습니다. 변화의 방향은 구체적으로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한민국 농구의 미래. 큰 담론입니다. 미시적인 변화와 그에 따른 더 많은 소통도 필요해 보입니다.

 조원규_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사진_점프볼DB, 정 부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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