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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프리뷰] '암흑기 끝, 전성기 시작' 인디애나, 할리버튼과 화끈한 공격 농구 예고

이규빈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9 22: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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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인디애나의 앞길에 꽃길만 남았다.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동부 컨퍼런스를 대표하는 강호였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레지 밀러를 앞세워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군림했다. 그 이후 폴 조지라는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가 등장했고, 조지와 함께 다시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이 됐다.

비록 르브론 제임스와 마이애미 히트라는 강적에 막혀, NBA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인디애나는 끈적한 팀 컬러를 보이며, 까다로운 팀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 이후에는 조지가 팀을 떠났고, 빅터 올라디포라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으나, 인디애나에서 올라디포의 전성기는 짧았다. 한두 시즌을 뛰고, 부상으로 전성기 시절 모습을 잃었다.

이제 인디애나는 암흑기에 접어드나 싶었으나, 타이리스 할리버튼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할리버튼은 인디애나가 드래프트로 육성한 선수가 아닌, 올라디포처럼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다. 2021-2022시즌 중반, 새크라멘토 킹스에 도만타스 사보니스라는 올스타 빅맨을 대가로, 할리버튼을 영입했다.

당시 할리버튼은 잠재력이 보이는 가드였으나, 올스타 레벨과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하지만 인디애나는 할리버튼의 가능성을 믿고, 곧바로 팀의 에이스로 밀어줬다. 할리버튼을 위주로 팀을 개편하며 엄청난 믿음을 보였다. 할리버튼은 이런 인디애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2022-2023시즌 할리버튼은 평균 20.7점 10.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고, NBA에서 가장 화려한 가드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23-2024시즌에도 평균 20.1점 10.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이제 할리버튼은 의견의 여지가 없는 올스타 선수가 됐다.

인디애나도 이런 할리버튼을 위해 대형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2023-2024시즌 중반, 파스칼 시아캄을 영입한 것이다. 인디애나는 꾸준히 할리버튼과 짝을 이룰 올스타 선수를 원했고, 시아캄은 그야말로 완벽한 조각이었다.

할리버튼과 시아캄이라는 원투펀치를 구성한 인디애나는 당분간 탄탄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023-2024시즌 리뷰
성적: 47승 35패 동부 컨퍼런스 6위


인디애나의 2023-2024시즌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시즌 초반, 인디애나는 할리버튼을 앞세워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화려한 공격 농구를 선보였다. 인디애나는 단순히 득점만 하는 농구가 아닌, 성적까지 챙기며, 재미와 성적,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2023-2024시즌 첫선을 보인, 인-시즌 토너먼트에서도 결승전 무대까지 진출했다. 인디애나의 젊은 에너지와 화끈한 공격 농구는 NBA의 신선한 바람이었다.

이런 인디애나의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바로 1월, 에이스 할리버튼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예상된 것이다. 공격에서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 할리버튼의 공백은 대체 불가였고, 인디애나의 성적은 급속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이때 인디애나가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바로 토론토에서 시아캄을 영입하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한 것이다. 인디애나는 시아캄의 대가로 브루스 브라운과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3장을 보내며, 시아캄 영입을 성사했다. 시아캄은 인디애나가 고대하던 올스타 포워드였다. 인디애나가 조지 이후 올스타급 포워드를 가진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인디애나가 시아캄을 영입한 것은 단순히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는 의지였다.

시아캄의 영입과 함께 할리버튼도 부상에서 복귀했고, 인디애나는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하지만 시아캄의 영입이 곧바로 성적 상승의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시아캄은 인디애나의 빠른 농구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고, 할리버튼도 무리하게 복귀했기 때문에 부상 전과 같은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인디애나는 동부 컨퍼런스 6위로 플레이오프 직행에 성공했고, 1라운드에서 밀워키 벅스를 만났다. 밀워키는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데미안 릴라드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보유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아데토쿤보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며, 인디애나가 승기를 잡았다. 인디애나는 4승 2패로 밀워키를 꺾었고, 2라운드에서 뉴욕 닉스를 상대하게 됐다.

뉴욕과 인디애나는 1990년대부터 오랜 라이벌이었다. 오랜만에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 팀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7차전 승부 끝에 인디애나의 4승 3패로 승리였다. 오랜 라이벌다운 치열한 승부였다. 인디애나는 10년 만에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고, 보스턴 셀틱스라는 최종 관문을 만났다.

2023-2024시즌 가장 강력한 팀으로 평가받은 보스턴의 벽은 높았다. 보스턴은 인디애나를 손쉽게 제압하며, 체급 차이를 실감하게 했다. 인디애나는 보스턴에 0승 4패로 패배했고,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비록 탈락에도 인디애나 입장에서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조지 시대 이후 처음으로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를 밟으며, 전통 강호 인디애나의 부활을 만천하에 알렸다.
 

오프시즌 IN/OUT

IN: 파스칼 시아캄(4년 1억 8950만 달러), 오비 토핀(4년 6000만 달러), 제임스 존슨(1년 200만 달러), 제임스 와이즈먼(2년 470만 달러), 트리스틴 뉴턴(드래프트), 엔리케 프리먼(드래프트)

OUT: 제일런 스미스(FA)


인디애나는 이번 오프시즌, 집토끼 단속에 집중했다. 인디애나의 우선 목표였던 시아캄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시아캄의 트레이드 대가가 생각보다 약했던 이유는 시아캄이 시즌 종료 후 FA가 되기 때문이었다. 인디애나 입장에서 시아캄을 눌러 앉히며, 도박이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여기에 쏠쏠한 활약을 펼친 포워드 토핀과 재계약도 성공했다. 토핀은 2023-2024시즌 평균 10.3점 3.9리바운드 3점슛 성공률 40.3%를 기록하며, 기량이 만개한 모습을 보였다. 토핀은 요즘 농구 트렌드에 적합한 신장이 크고, 기동력이 빠르고,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포워드다. 토핀과 재계약도 인디애나 입장에서 중요했던 작업이었다.

라커룸 리더 역할을 맡았던 존슨도 1년 재계약으로 인디애나에 돌아왔고, 유일한 영입생인 와이즈먼이 흥미롭다. 와이즈먼은 2020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드래프트 당시 엄청난 기대를 모았으나, 실망스러운 활약으로 NBA에서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인디애나가 와이즈먼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디애나는 FA 시장보다 연장 계약을 통해 전력 유출을 막았다. 앤드류 넴하드와 3년 5900만 달러, TJ 맥코넬과 4년 45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탈한 선수는 스미스 한 명이다. 스미스는 2023-2024시즌 백업 센터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스미스의 공백은 아쉬운 부분이다.

시아캄 트레이드로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기 때문에 드래프트에서도 2라운드 선수 2명을 지명하는 데 그쳤다. 전력 보강보다 전력 유지에 집중했던 오프시즌이었다.

키 플레이어: 파스칼 시아캄
2023-2024시즌 기록: 80경기 출전 평균 21.7점 7.1리바운드 4.3어시스트


시아캄은 토론토의 육성 시스템이 키워낸 역작이다. 토론토는 신체 조건이 훌륭한 원석을 발굴해 수준급 선수로 육성하는 데 능한 팀이다. 시아캄을 포함해 OG 아누노비, 스카티 반즈 등 여러 사례가 있다.

시아캄은 2016 NBA 드래프트 전체 27순위로 토론토에 지명됐다. 지금 보면 시아캄의 드래프트 순위는 믿지 못할 정도로 낮으나, 당시 시아캄은 뉴멕시코 주립 대학이라는 무명 대학교에서 활약한 선수였다. 토론토의 마사이 유지리 사장만이 시아캄의 잠재력을 알아봤다.

시아캄은 토론토에서 차근차근 성장했다. 1,2년차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3년차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3년차 시즌이었던 2018-2019시즌에 평균 16.9점 6.9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기량 발전상을 받았다.

또 2018-2019시즌은 토론토가 우승을 위해 카와이 레너드를 영입한 시즌이었다. 시아캄은 플레이오프에서 젊은 선수답지 않은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토론토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NBA 우승에 공헌했다.

그 후 레너드는 토론토를 떠났고, 시아캄이 본격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시아캄은 토론토에서 평균 20점은 손쉽게 기록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능하며, 공수겸장 포워드로 이름을 알렸다.

이런 시아캄과 토론토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토론토는 카일 라우리, 프레드 벤블릿 등 주축 선수들이 계속 이탈했고, 전력이 날이 갈수록 약해졌다. 결국 토론토 수뇌부는 리빌딩을 선택했고, 시아캄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시아캄에 관심을 보인 팀은 많았으나, 시아캄의 행선지는 인디애나가 됐다. 인디애나의 공격 농구와 시아캄의 조합은 좋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시아캄은 공을 잡고 공격하는 데 익숙한 선수로 인디애나의 에이스이자 공을 주로 잡는 선수는 할리버튼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호흡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졌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진가를 입증했다.

시아캄의 진가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나왔다. 수비 강도가 세지고, 일대일 공격 기술이 중요한 무대가 플레이오프다. 시아캄은 토론토에서 플레이오프 경험도 많은 선수다. 그런 시아캄이 인디애나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며, 컨퍼런스 파이널 무대로 진출하게 만들었다.

시아캄은 3점슛은 약하지만, 미드레인지 슛과 골밑 득점이 매우 정확한 선수다. 이런 시아캄의 장점이 스페이싱이 빡빡해지고, 몸싸움이 거세지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제대로 발휘된 것이다.

시즌이 끝나고 FA가 된 시아캄은 인디애나와 4년 재계약을 맺었다. 즉, 사실상 인디애나에서 전성기를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디애나가 시아캄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명확하다. 할리버튼과 함께 팀을 이끄는 것이다. 시아캄은 충분히 이를 해낼 능력이 있는 선수다.

예상 라인업: 타이리스 할리버튼-앤드류 넴하드-애론 네스미스-파스칼 시아캄-마일스 터너

인디애나는 지난 시즌에 비해 로스터 변동이 없는 수준이다.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 그 라인업 그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는 당연히 할리버튼의 차지다. 할리버튼은 인디애나 공격을 이끄는 선봉장이자, 에이스다. 할리버튼이 존재감은 대체 불가다.

주전 슈팅가드도 넴하드로 굳혀진 것으로 보인다. 넴하드는 경기 조율과 패스에 장점이 있는 정통 포인트가드 유형의 선수다. 2023-2024시즌에는 공격에서도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수비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비교적 수비가 약한 할리버튼을 보좌하기에 최적의 선수다.

또 넴하드의 대체자로 득점력이 뛰어난 베네딕트 매서린을 고려할 수 있다. 2023-2024시즌 넴하드는 평균 9.2점 4.1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매서린은 평균 14.5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서린은 개인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동료를 활용하는 능력과 수비 능력은 넴하드에 비해 떨어진다. 코트 밸런스를 중시하는 릭 칼라일 감독을 생각하면, 넴하드가 주전, 매서린이 식스맨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포워드 자리도 고민이 있다. 시아캄은 당연히 주전 자리에 고정될 것이다. 한 자리를 놓고 네스미스와 토핀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스미스는 3&D 유형의 선수로 밴더빌트 대학 시절 대학 무대 최고의 3점 슈터라는 평을 받았으나, NBA 무대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3-2024시즌 평균 12.2점 41.9%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마침내 잠재력을 폭발했다.

토핀도 대학 시절과 NBA 입단 초기에는 운동 능력만 뛰어난 선수로 평가됐으나, 수비력이 발전했고, 3점슛 정확도도 상승하며, 3&D 포워드로 탈바꿈했다. 칼라일 감독은 입맛에 따라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센터 자리는 확실하다. 어느덧 인디애나에서만 10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터너가 있다. 터너는 인디애나 수비의 핵심이자, 공격에서도 뛰어난 외곽슛 능력으로 득점을 올린다. 터너는 2023-2024시즌 평균 17.1점 6.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수준급 센터로 활약했다.

2023-2024시즌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던 전력이 그대로 유지됐다.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플레이오프 경험치를 쌓은 인디애나의 차기 시즌이 더더욱 기대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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