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인제/서호민 기자] ‘12-19’. 3x3에서 7점을 뒤진 팀이 그것도 2점 만 내주면 패배가 확정되는 상황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대역전극은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드문 일이다. 그런데 이 어려운 걸 하늘내린인제가 해냈다.
12일 강원도 인제군 상남생활체육공원 체육관에서 열린 KBA 3x3 코리아투어 2024 2차 인제대회 코리아리그 남자부 결승에서 경기 한때 12-19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던 하늘내린인제가 노승준의 미친 활약에 힘입어 블랙라벨스포츠를 21-20으로 제압하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3주 전, 올 시즌 첫 코리아투어에서 4강에서 탈락했던 하늘내린인제. 이제는 하늘내린인제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돈 가운데 하늘내린인제는 내심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었을 것이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서울 대회 준우승팀 블랙라벨스포츠와의 결승전, 상승세의 블랙라벨스포츠는 초반부터 매서웠다. 박래훈과 이현승이 연달아 슛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석종태와 송창무 역시 골밑에서 힘과 높이를 앞세워 묵직한 존재감을 보이며 리드에 힘을 실었다. 박래훈과 이현승의 콤비 플레이는 너무나도 완벽했다. 둘은 경기 중반, 멋진 탭패스로 득점을 합작하며 코트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4강전에서 데상트범퍼스를 상대로 혈전을 치른 하늘내린인제는 어딘가 모르게 지친 모습이 역력해보였다. 슛이 대체적으로 짧았고 블랙라벨스포츠의 기세에 완전히 눌리는 듯 했다. 하늘내린인제는 패색이 짙어 보였다. 12-19에서 2실점하면 경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대반전이 일어난다. 하늘내린인제는 블랙라벨스포츠가 범실을 범한 사이 노승준이 추격의 2점슛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박민수의 2점슛과 돌파 등을 묶어 순식간에 18-20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블랙라벨스포츠의 원 사이드한 흐름으로 끝날 것만 같았던 경기는 순식간에 혼전 양상이 됐고 경기장 주변도 갑자기 웅성되기 시작했다.
승부처 하늘내린인제의 집중력이 한수 위였다. 해결사는 추격전을 개시한 노승준이었다. 종료 1분 14초 전, 탑에서 다시 한번 2점슛을 시도했다. 노승준의 2점슛은 깨끗하게 림을 갈랐고, 전광판에 표시됐던 ‘12-19’는 어느새 ‘20-20’으로 바뀌었다.
한 번 흐름을 탄 하늘내린인제는 무서웠다. 수비에 성공한 뒤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찬스를 맞이한 하늘내린인제는 상대 수비가 정돈되지 않을 틈을 타 박민수와 노승준이 마지막 1점을 합작하며 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노승준이 결승에서만 2점슛 2개 포함 11점을 기록하며 잊지 못할 역전 우승을 거머쥔 하늘내린인제는 안방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3x3 최강자로서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한편, 블랙라벨스포츠는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믿기지 않는 대역전패로 지난 서울대회에 이어 또 다시 준우승에 머무르는 불운을 이어갔다.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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