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는 최고의 창이다. 2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창원 LG와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 이전까지 평균 91.3점을 넣었다. 10개 팀 중 유일한 90점대 득점 팀이다.
창원 LG는 최고의 방패다. 75.7실점만을 내줬다. 지난시즌(평균74.7실점)에 이어 2시즌 연속 ‘짠물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최고의 창과 방패가 29일 원주에서 만났다. 지난 2일에는 ‘방패’ LG가 DB를 단 70점으로 묶으면서 91-70의 대승을 거뒀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달랐다. DB가 전반에만 51점을 기록하는 등 고득점 농구를 펼치며 91-75로 승리, 4연승을 달렸다.
22승 5패가 된 DB는 2위 LG(17승 9패)와의 맞대결 승리로 승차도 4.5경기로 넉넉하게 벌렸다.
DB는 2라운드 맞대결에서 디드릭 로슨(21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이 LG 정희재(14점)의 수비에 막혀 12점에 그치며 팀 공격이 정체되어 고전했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로슨의 공격에 변화를 줬다.
외곽에서 볼을 잡고 공격을 풀어가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로슨이 골밑에서 자리를 잡으면 볼을 투입해 골밑을 공략했다. 로슨이 정희재를 상대로 포스트에서 확률 높은 득점을 시도했고 상대의 도움수비에 따라 간결한 패스로 김종규(15점 10리바운드), 이선 알바노(15점 5어시스트)의 득점을 도왔다. 여기에 강상재(15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까지 골밑 득점에 가세하면서 DB는 초반부터 공격에 탄력이 붙었다.
2라운드에서 12점에 그쳤던 로슨은 2쿼터 시작 3분 44초 만에 12점을 넘어섰다. 박인웅(5점), 강상재의 3점슛까지 가미되면서 DB는 전반을 51-33의 리드 속에 마쳤다.
후반에 접어들어 정희재, 양홍석(12점 8리바운드)을 앞세운 LG의 추격에 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경기 양상이 뒤바뀌지는 않았다. DB는 LG가 분위기를 탈 때마다 적절하게 작전타임을 불러 상대 흐름을 끊었고 작전 타임 이후 공격이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DB는 경기 종료 8분 13초 전 로슨의 3점슛으로 77-58, 19점 차로 달아나면서 상대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DB는 평소보다 적은 8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지만 2점슛 성공률이 무려 66%였다. 로슨을 앞세워 포스트를 공략한 전략이 성공했다.
LG는 2라운드 맞대결에서 17점 24리바운드로 상대 골밑을 털었던 아셈 마레이가 극심한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7점 9리바운드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