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의 기량 발전은 말할 것도 없다. 출전시간이 늘어나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팬들에게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목격할 수 있겠지만,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잠깐’으로 끝난다. 반드시 꾸준한 노력이 뒤따라야만 실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셈조세프 벨란겔은 오재현(서울 SK)과 함께 올 시즌 강력한 기량발전상 후보로 손꼽힌다. 지난시즌 정규리그 52경기에서 평균 18분48초를 뛰면서 7.0점 1.9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35경기에서 평균 13.2점 2.3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2점슛은 60.6%로 어지간한 센터 수준의 확률이다. 3점슛도 39.6%로 정상급 슈터 수준이다.
하루 아침에 기량 발전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 프리시즌동안 착실한 훈련과 시행착오를 겪는 경험이 더해져 만든 결과다. 가스공사의 강혁 감독대행은 “여름동안 벨랑겔과 정말 많이 싸웠다. 기본적인 기술은 좋은 친구인데 자기만의 습성이 너무 강하다. 공격할 때 득점만 생각할 때 패스를 좀 하라고 주문하면 패스만 본다. 적절히 섞여야 하는데 그 선이 너무 뚜렷했다. 수비에서도 예비동작 없이 보이는 그대로만 하려고 하니 상대 공격에 쉽게 뚫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 내내 수정을 거치고 연습경기를 뛰면서 적응하고 또 수정하고 습관을 바꿔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메인 포인트가드로 연습경기를 많이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경험치를 쌓았다. 그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플레이에 자신감이 확 붙더라”라고 벨란겔의 훈련과정을 설명했다.
벨란겔은 27일 정규리그 선두 원주 DB와의 홈경기에서 3점슛 4개 포함, 21점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완승(98-73)을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벨란겔은 “프리시즌 코칭스태프와 보낸 시간에 내 성장에 좋은 자양분이 됐다. 내가 어떤 약점을 채워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운동을 해서 바꿔나가야 하는지 코칭스태프와 상의하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과정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득점과 기록이 상승한 부분은 내 개인에게 기분 좋은 일이지만 팀이 이기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내 뒤에 우리 팀 동료들이 있다는 믿음, 그게 내 자신감의 원동력이다”라고 팀 동료들에 대한 진한 애정 표현도 잊지 않았다.
벨란겔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가스공사는 당연히 재계약을 원한다. 벨란겔은 “지금은 시즌 중이니까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한다. 나는 한국이 좋고 한국 팬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웃었다.#사진=문복주 기자 [저작권자ⓒ 점프볼.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