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프로농구, 성적보다 ‘자생력 갖춘 팀’이 우선
출범 8년째를 맞은 B.리그는 현재 1~3부리그 총 54개 팀이 있다. B.리그(1부리그)는 평균 관중이 3000명, B.리그2(2부리그)는 1200명이며 총 구단수익은 300억엔(약 2874억원)에 이른다. B.리그 명문 팀 중 하나인 류큐 골든킹스는 지난시즌 리그 출범이후 처음으로 11억2000만엔(약 107억원)의 수익을 냈다. 빠르게 리그를 성장시켜온 B.리그의 지상과제는 ‘자생력 갖춘 팀’으로 1부리그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시마다 총재는 “류큐 구단은 최초의 NBA식 경기장인 오키나와 아레나를 지으면서 올 시즌이 진행 중임에도 수익이 21억4000만엔에 이른다. 2.5배 오른 수익이다. 모기업 지원이 아니라 경기 티켓, 스폰서 수익으로 벌어들인 돈이다”라고 말했다.
류큐는 B.리그 구단의 가장 좋은 예다. 시마다 총재 체제의 B.리그는 평균 관중 4000명 이상-12억엔 이상의 수익-농구전용경기장 등 세 가지 조건을 갖추는 팀으로만 1부리그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그는 “B.리그를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팬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로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유럽 축구처럼 성적으로 1, 2부를 나누고 있지만, 바꿔나갈 것이다. 세 가지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1부리그에 들지 못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이 부분은 구단 간 합의가 된 내용이다. 2026년부터 이를 적용해 새로운 포맷의 B.리그에 맞는 팀인지를 심사할 것이다. 충족하지 못하면 1부리그에 들 수 없다. 조건을 갖추는 팀이 10개 팀 남짓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때문에 구단들이 수익을 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적지않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용병 없다고 자국선수 경쟁력이 올라갈까?”
B.리그는 구단마다 3명의 외국선수(2명 동시출전)를 보유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외국선수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선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는 KBL도 마찬가지다. 외국선수 2명보유 1명 출전인 KBL 구단 관계자, 팬들 중에서는 '농구대잔치 시절처럼 외국선수 없이 국내선수끼리 해봐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이들도 있다. 시마다 총재는 “외국선수 제도는 어려운 문제다”라고 운을 떼며 “과거 BJ리그, JBL시절 이것저것 다해봤다. 자국선수끼리도 해보고, 용병 1명, 2명 뛰는 것도 다해봤다. 우리도 지금 테스트해보는 단계다. 정답은 없다. 최고의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면서 여러가지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자국 선수만 뛰는 것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이끌어내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B.리그의 입장이다. 시마다 총재는 “일본리그니까 외국선수 비중을 낮추고 자국선수 풀을 늘린다고 해서 루이 하치무라(워싱턴 위저드), 와타나베 유타(브루클린 네츠)와 같은 NBA 수준의 선수가 B.리그에서 나올까? 자국선수들끼리해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자신들보다 더 강한 외국선수들과 부딪쳐서 경쟁해야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국선수 연봉 인상, 마냥 반길 일 아니다”
B.리그는 류큐, 치바 제츠 등 수익을 잘 내는 팀들이 증가하면서 선수들의 연봉도 높아지고 있다. 4년 전에는 토가시 유키(치바)가 일본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연봉 1억엔(약 9억6000만원)을 돌파했다. 선수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KBL에서 FA자격을 얻는 선수들도 B.리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정도다. 시마다 총재는 “KBL의 FA제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B.리그는 아무 제약이 없다. 철저하게 구단 간 경쟁을 통해 영입이 이뤄진다. 한국에서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B.리그로 오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다. 한국 팬들이 관광 삼아 일본에 왔다가 B.리그 경기를 보러오는 효과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시마다 총재는 “외국선수 중에서는 1억엔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꽤 많다. 일본 선수는 연봉 1억엔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유키 토가시를 비롯해 7명 정도 된다. 7명 모두 국가대표 선수다. 각 구단이 선수에게 투자하는만큼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국선수들의 연봉이 오르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라는 것이 시마다 총재의 생각이다. 그는 “좋은 선수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일본 농구에 있어서는 마냥 반길 일은 아니다. 자국리그에서 너무 많은 연봉을 받으면 해외로 나갈 이유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더 수준 높은 리그에서 더 강한 선수들과 겨뤄봐야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KBL 구단과 선수들이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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