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드와이트 하워드가 대만 T1리그 타오위안 레오파즈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아시아 프로농구계를 놀라게 한 소식이었다. 중국, 일본뿐 아니라 NBA에 대한 관심이 낮은 국내 프로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놀라는 반응이었다.
NBA 경력 선수들이 황혼기에 CBA(중국)으로 가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NBA 올스타이자 수비왕 경력의 스타인 하워드의 대만 행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당초 하워드 영입에 나선 것은 CBA 팀들이다. 10일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CBA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알려진 상하이 샤크스와 광동 타이거즈가 하워드의 에이전트와 접촉했다. 대부분의 CBA 팀들은 2명의 외국선수 합계 150만 달러(약19억900만 원·세금 제외)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상하이와 광동은 하워드 영입에 연봉 150만 달러(세금제외)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명에게 150만 달러의 거액 지급을 결정할 만큼 두 팀은 하워드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하워드 역시 중국에서 뛰는 것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했다.
그러나 하워드는 중국의 폐쇄된 환경에서 생활하기를 껴렸다고. CBA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항저우에 20개 팀이 모여 버블 형식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또한 외부에서 항저우로 들어가는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3일 간 3번의 코로나 검사를 거쳐 무증상 판정을 받아야만 선수단 지정 호텔 입장이 가능하다. NBA 경력의 마이클 비즐리는 4경기 만에 상하이와 계약을 해지했는데 중국 매체 스포츠 빅 비즈니스에 따르면 “비즐리는 버블 호텔 생활 중 지루하고 외로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항상 불평했다. 그래서 구단과 관계가 틀어졌고 경기력도 매우 좋지 않아 4경기 만에 계약 해지 했다”고 덧붙였다.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비즐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CBA의 버블 운영이 하워드가 중국을 선택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워드가 중국 행을 망설이고 있는 찰나에 타오위안이 접근했다. T1리그는 외국선수 샐러리캡을 월 2만 달러(약 2661만 원)로 제한하고 있다. 도저히 하워드를 영입할 수 없는 금액이다. 타오위안은 리그 사무국에 월 20만 달러(약 2억6626만 원)를 하워드에게 지급 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 사무국은 위원회를 열어 이를 승인했다. T1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T1리그 사무총장은 10일 “타오위안이 하워드 영입을 위해 월 20만 달러(세금 제외)를 지급을 승인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우리는 하워드의 합류가 경기에 대한 흥미와 화제성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위원회를 통해 하워드가 타오위안에 합류하는 데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T1리그 사무국 위원회의 결정은 일단 긍정적이다. 타오위안의 하워드 영입 소식 자체로 대만 프로농구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또한 하워드가 입국한 12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는 그를 보기 위한 미디어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타오위안은 성대한 입단식을 열기도 했다.
12일 팀 훈련에 합류한 하워드는 빠르면 19일 뉴타이페이와의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캡쳐=타오위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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