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아산/한찬우 인터넷기자] “이렇게 눈물 날 뻔한 경기는 챔피언결정전 이후 오랜만이었다.”
아산 우리은행 김단비는 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용인 삼성생명과의 홈경기에서 30점 12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슛으로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미 전반에만 16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한 김단비는 후반에도 여전한 에너지로 코트를 집어 삼켰다.
이번 시즌 우리은행의 가장 큰 우려는 얇아진 선수단이었다. 우승 멤버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이날 경기 전 만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역시 이명관, 한엄지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팀을 구한 것은 우리은행 에이스 김단비였다.
김단비는 지난 2경기에서도 34점 연속을 올리며 활약했고, 그중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이날도 김단비는 팀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전반 삼성생명의 3점슛이 연달아 터지며 우리은행은 5점 차 뒤진 채로 마무리했다. 전반에만 더블더블(16점 10리바운드) 활약을 기록한 김단비가 없었다면 더 큰 리드를 허용했을 것이다. 후반 들어 역전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승부처에서 김단비가 연속으로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내며 승기를 잡았다.
삼성생명은 김단비를 제어하기 위해 이주연을 비롯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김단비는 그 수비를 풀어내고 경기 내내 득점으로 연결했고, 4쿼터에는 기어이 30점을 채웠다. 세 경기 연속 30점은 2001년 정선민 이후 23년 만에 나온 국내 선수 대기록이다. 김단비는 이에 “막상 큰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가면 어떡하냐고 주위에서 걱정했다”라며 “선수로서 굵직한 기록을 세울 수 있어 뜻깊고, 웬만하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러한 활약에도 김단비는 팀 동료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선발 출전하며 수비에서 궂은일을 도맡은 변하정에게 공을 돌렸다. “오늘(4일) 경기 나의 MVP는 (변)하정이다”라며 “심지어 스피드나 힘 등 신체 상태는 내 신인 시절보다 (변)하정이가 더 좋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김단비는 올해로 프로 18년 차 시즌를 맞는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힘들다. 그래도 우승 강박 같은 게 덜해졌다 보니 팀원들과 더 잘 플레이가 나온다“고 말했다. ‘최고참’ 김단비가 이끈 좋은 분위기의 우리은행은 오는 8일 하나은행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