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아산/김민수 인터넷기자] 스물두 살 허예은(22,165cm)의 농구 인생 중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었다. 그 정도로 경기에 몰입했고, 결국 승부처 스틸을 해내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허예은은 1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경기에서 17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KB스타즈는 허예은의 활약을 앞세워 60-55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후 허예은은 “너무너무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상대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길었지만, 퓨처스리그도 있고 그래서 다 같이 운동하는 기간은 길지 않았다. 그래도 걱정은 없었고, 오히려 설렜다.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귀중한 승리 소감을 밝혔다.
허예은은 박지수와 함께 팀 내 최다인 17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주도했다. 박지수가 무득점으로 침묵한 1쿼터, 8점 2리바운드를 쓸어 담았다. 허예은의 활약 덕분에 KB스타즈는 초반 분위기를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허예은은 “내가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특별히 한 건 아니고, 그냥 찬스가 났을 때 꼬박꼬박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 같이 뛸 때 ‘언니들이 못 넣네’까진 생각하지 않았지만, ‘언니들이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은 들었다(웃음). 그래서 주도적으로 하려 했고, 더 과감하게 하려 했다”고 밝혔다.
허예은은 3점 차(58-55)까지 쫓긴 4쿼터 막판 이명관의 공을 스틸 해냈고, 이후 나윤정의 견제를 이겨내고 득점에 성공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허예은은 득점에 성공한 이후 다리에 근육 경련이 올라온 듯 코트에 주저앉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명관 언니가 공을 흘리는 것이 눈에 보였고, 이건 무조건 레이업 슛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상황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강)이슬 언니가 같이 뛰어 있어서 줄까 말까 했는데 자신 있게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득점 이후 쥐가 났다. 3쿼터부터 느꼈다. 운동하면서 처음 느끼는 느낌이었다. 득점에 성공하고 착지하는데 다리가 찌릿했다. 쥐가 처음 나 봤다. 운동량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웃음).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B스타즈는 12점 차까지 벌어졌던 경기를 3점 차까지 쫓기며 위기를 자초했다. 선수들의 야투가 말을 듣지 않았고, 자유투 성공률까지 떨어졌다. 위기의 순간 KB스타즈의 선수들은 본인도 모르게 박지수를 찾았다. 경기 후 김완수 감독은 이 부분을 지적하며 더 다양한 공격 루트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예은 또한 “아무래도 지수 언니는 4쿼터만 되면 더 집중력을 발휘하는 우리 팀의 1 옵션 선수다. 그래서 자연스레 언니를 찾게 됐고, 언니도 공을 더 요구했다. 승부처에서 서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자신 있게 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끝으로 “전에 삼성생명한테 졌듯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단단히 준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언니들과 행복하게 농구하고 싶다”고 남은 시즌 각오를 다졌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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